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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은행이다. 우리은행의 모태는 1899년 1월 우리자본으로 설립한 최초의 은행인 대한천일은행이다. 올해로 역사가 115년이나 된다. 고종황제의 지원으로 첫 지점을 설립한 이래 민족자본의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해낸 이 은행은 1911년 조선상업은행, 1950년 한국상업은행 등으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우리은행은 ‘최초의 은행’이라는 창립역사 타이틀 외에도 ‘최초’라는 수식어를 많이 갖고 있다. 일본 도쿄에 지점을 개설한 최초의 은행(1966년), 국내 최초의 민영은행(1981년), 국내금융기관 최초로 인터넷뱅킹 보안인증 획득 은행(2001년) 등이 그것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대두되면서 우리은행에도 일대 변화의 움직임이 일었다. 1998년 한일은행과 합병한 후 자본금 3조2642억원을 출자한 정부의 주도 아래 12만명이 참여한 공모행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듬해인 1999년 한빛은행이 탄생했다. 2001년에는 예금보험공사가 설립한 우리금융지주에 자회사로 편입됐고, 다시 이듬해인 2002년 지주회사와 같은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지주사체제 하에서 성장을 거듭해 온 우리은행은 지난 6월 현재 국내 874개 지점, 11개 출장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이 최초의 민영은행이지만 금융권의 구조조정 등을 거쳐 사실상 국책은행으로 탈바꿈했다”는 평판이 지배적이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예금보험공사가 지분의 56.97%를 보유한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했다. 사실상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을 보유한 것과 다름없는 셈이라는 게 대중들의 시각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은행은 유독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잦았다. 최근에도 친박 연대 대변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정수경 변호사가 우리은행 상임 감사로 선임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더욱이 우리은행을 둘러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리은행이 인터넷 전자등기 시스템 사업 입찰과정에서 특정업체를 밀어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논란은 최근 검찰이 KB금융그룹의 인터넷 전자등기 시스템 공급사업 비리를 수사 중인 상황에서 불거진 것이어서 파장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검찰은 한강에 투신자살을 시도했던 윤의국 고려신용정보 회장을 25일 전격 체포하고 관련 조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금융권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에도 불똥이 튀는 것이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우리은행을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은행권과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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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검찰이 KB금융그룹의 인터넷 전자등기 시스템 공급사업 비리를 수사 중인 가운데 우리은행 또한 전자등기 시스템 사업 입찰과정에서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불거져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우리은행 본점 ⓒ스카이데일리
우리은행, 전자등기 시스템 사업 일찰과정서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
우리은행이 전자등기 시스템 사업 입찰과정에서 ‘특정업체를 밀어줬다’는 의혹이 불거져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의혹은 최근 검찰이 KB금융그룹의 인터넷 전자등기 시스템 공급사업 비리를 수사 중인 상황에서 불거진 것이어서 파장은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 계약 업체가 최근 KB에 유사한 일을 벌여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기업으로 전해져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은행권 대출을 위한 근저당등기 설정업무는 통상 법무사 등 법률대리인이 등기소를 직접 방문해 처리해 왔다. 이 과정에서 등기와 관련된 비용은 금융소비자에게 전가됐다. 은행들은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았던 탓에 등기 설정비용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등기 설정비용을 은행이 부담토록 표준약관을 개정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은행들은 공정위의 결정에 소송으로 맞섰지만 대법원은 2010년 “근저당 설정비 등을 소비자가 부담토록 한 은행약관은 불공정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이 공정위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근저당권 설정비는 은행에서 주택 등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할 때 발생하는 비용이다. 등록세, 교육세, 인지세, 법무사 수수료 등을 통칭해서 일컫는다. 보통 1억원을 대출받으면 50~7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대법원 판결 이후 일부 금융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근저당등기 설정비 소송 등 집단 움직임마저 일어나자 은행들은 재빨리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바로 이 때 은행들이 선택한 게 ‘근저당 등기 설정업무 전산화’다. 이 시스템은 근저당등기 설정에 필요한 정보를 전산으로 외부 서버에 전달하고, 이를 법률대리인이 처리한 뒤 되돌려 받는 방식이다. 시스템을 제공한 업체는 등기 설정 발생 시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 엘스트로는 우리은행 전자등기 사업 시스템 제공업체 입찰에 참여해 사업을 따 내기 위한 분식의혹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엘스트로는 단순히 회계상의 오류가 있었을 뿐이라며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사진은 엘스트로가 들어선 빌딩 ⓒ스카이데일리
이후 금융권에는 비용절감과 시간절감 등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근저당 등기 설정업무 전산화’ 도입 바람이 불었다.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도 지난 3월 전산화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은행의 ‘근저당 등기 설정업무 전산화’ 사업 시스템 제공업체는 ‘엘스트로’다.
근저당 설정 전산화 기업 “신용등급 낮은 데도 위험 무릅쓰고 계약 유지” 논란
우리은행의 ‘근저당 등기 설정업무 전산화’ 사업에 시스템을 제공하기로 한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부당 입찰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최종적으로 사업을 수주한 ‘엘스트로’가 사업 수주를 위해 입찰제안서에 포함시킨 재무제표의 당기순이익을 부풀렸고, 결국은 사업을 따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당초 우리은행 전자등기 사업 시스템 제공업체 입찰에는 엘스트로를 포함해 2개의 회사가 참여했다. 당시 엘스트로가 사업을 따 낼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엘스트로의 최근 2년간 매출액이 2013년 5억8258만원, 2012년 11억8328만원 등으로 경쟁사에 비해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주전에서 최종 승리는 예상을 뒤엎고 ‘엘스트로’에 돌아갔고 이후 엘스트로가 분식회계를 행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외부 회계 감사 결과 엘스트로의 재무제표에서 중대한 오류가 발견된 것이다.
엘스트로의 회계 감사를 진행한 한영회계법인은 지난 3월 회계감사보고서를 통해 “회계처리의 중대한 오류로 인해 재무제표의 영향이 중대하다고 판단돼 전년도 재무제표를 이런 수정사항을 반영해 재작성했다”고 밝혔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문제는 수정 전 재무제표가 수정 후에 비해 실적 면에서 다소 양호한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수정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엘스트로는 2012년 8억7531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수정 전에는 당기순이익 2억8143만원을 나타냈다. 수정 전과 후의 차이가 11억5674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우리은행은 엘스트로의 수정 전 제무재표를 반영해 사업을 계약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설령 아니라 하더라도 이는 결정 자체를 번복할 만한 중대한 상황이다”는 논란이 금융권 일각을 중심으로 일었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측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전자등기 사업 수주와 관련해 해당 기업의 실적이나 재무제표 보다는 기술력이나 과거의 실적, 제안가격 등을 중시했다”며 “이에 엘스트로가 선정기준에 부합된다고 판단해 선택했을 뿐 의혹은 일체 없다”고 해명했다.
밀어주기 의혹 불거진 가운데 투신 시도했던 ‘윤의국 회장’ 전격 체포해 조사 확대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3년 12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최근 검찰에 따르면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전자등기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부당 청탁 등의 혐의가 포착됐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30일 임 전 회장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혐의 등으로 윤의국 고려신용정보 회장을 소환 조사하고, 고려신용정보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그런데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윤 회장이 조사 3일이 지난 이달 2일 서울 반포대교에서 투신했지만 곧바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다행히 윤 회장은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사건은 최초 KB금융지주 회장 비리 의혹과 관련된 수사 보다 더욱 큰 이목을 끌었고, 덕분에 자살 시도의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공교롭게도 윤 전 회장이 KB의 전자등기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내세운 업체가 바로 우리은행의 전자등기 사업을 수주한 ‘엘스트로’란 점이 밝혀지면서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 윤의국 고려신용정보 회장은 KB금융지주의 비리 의혹에 휩싸여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윤 전 회장이 KB의 전자등기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내세운 업체가 바로 우리은행의 전자등기 사업을 수주한 ‘엘스트로’란 점이 밝혀져 우리은행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엘스트로 사무실 입구 ⓒ스카이데일리
임 전 회장에게 부정 청탁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 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엘스트로의 지분 6.22%를 갖고 있었다. 또 윤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고려신용정보도 4.04%를 보유 중이었다. 윤 회장 동일인 측의 지분의 합이 10.26%에 달하는 셈이다. 이 같은 사실로 인해 최근 우리은행의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에는 상당한 사실감이 부여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KB금융그룹의 인터넷 전자등기사업 수주 로비의혹과 관련해 윤 회장을 25일 전격 체포하고 “체포된 혐의는 수억원대 횡령사건이지만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한 상황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윤 회장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한 점이 있어 우선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엘스트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임영록 KB지주 전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4년 6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엘스트로 “KB금융그룹 IT비리 관련 조사 받았으나 ‘무혐의’로 종결” 해명
최근의 벌어진 사건들로부터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 엘스트로 측은 “KB금융그룹의 IT비리와 관련해 엘스트로도 조사를 받았으나 ‘무혐의’로 종결됐다”고 해명했다.
또 고려신용정보와 윤의국 회장이 엘스트로의 대주주로서 KB국민은행 및 우리은행에 로비를 진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2013년 12월 31일 기준 고려신용정보와 윤의국 회장의 지분율이 10.26%인 것은 사실이나, 이미 대다수의 주식을 매각한 상태고, 현재는 2.84%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엘스트로가 의도적인 분식회계를 통해 우리은행의 전자등기 사업을 수주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우리은행의 입찰 공고(3월) 및 업체 선정·계약 시 엘스트로의 외부감사에 의한 재무제표 수정본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사업의 특성상 선투자를 진행하는 시스템 개발비에 대해 자산성 충족 여부의 판단 수정 의견 등을 반영해 재무제표 수정이 이뤄졌을 뿐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히려 엘스트로는 회계법인의 권고사항들을 해당연도의 재무제표에 모두 반영해 회계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결과 감사의견 또한 ‘적정’ 의견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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