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º
습도 85%
수원 24º
습도 90%
)
# 수성구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린다. 대구에서 학군이 좋기로 유명한 수성구 범어동은 서울로 따지면 강남구 대치동과 비슷하다. 수성구 e편한세상범어 아파트(전용 84㎡)는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1년 8월 9억4000억원에 팔렸다. 그러나 올해 6월 6억8000만원 안팎에 매매되고 있다. 5월엔 급매로 5억4000만원에 팔렸다. 집주인으로선 속이 터질 수밖에 없다.
# 대전 유성구는 대전의 강남으로 불리는 서구와 집값이 치솟는 세종시 사이에 있다. 유성구 도안6단지센트럴시티(전용 84.97㎡)는 2021년 5월 7억4500만원에 팔렸다. 딱 4년이 지난 올해 5월 매매가는 5억6700만원이었다. 은행 대출금과 시세 차이가 거의 나질 않으니 집주인은 속이 상할 수밖에 없다. 6월엔 급매로 고작 4억9500만원에 팔렸다. 급매로 내놓으면 깡통 아파트 신세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치솟는다는 뉴스는 지방 아파트 소유자에게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집값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전용 170㎡)가 최근 93억 원에 거래됐다. 2021년에 45억 원에 매매됐으니 매매가가 무려 106%가 상승했다. 대구 e편한세상범어 아파트와 도안6단지센트럴시티 집주인이 들으면 화날 만큼 서울 강남과 지방 대도시 집값의 괴리는 크다.
“예전에는 서울이 뜨거우면 부산은 따뜻해지고 대구는 미지근해지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완전히 별개입니다. 그래도 부산, 대구 같은 곳은 그나마 낫지, 이보다 더 외곽 지역은 전월세 거래도 안됩니다.” 연합뉴스와 29일 인터뷰한 대구 A공인중개사무소 공인중개사의 말은 집값 양극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집값 양극화는 서울 아파트 소유 여부에 따른 박탈감까지 만든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거주하는 50대 남성 A는 “최근 오르는 서울 집값을 보면 이제는 좌절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남양주로 이사한 지 10년이 됐다던 A는 “이사할 때 강북 쪽에 봐 둔 아파트가 있었는데 남양주 집보다 1억원 정도 더 비쌌고 평형도 더 작아서 포기했다”면서 “아이가 다 커서 굳이 서울로 이사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아쉬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에 계속 있을 걸, 그 때의 결정을 후회한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B는 “10년 전에 지방 아파트를 정리하고 4억 원을 대출받아 서울 아파트로 이사했다”면서 “당시에는 주변에서 다 말렸지만 지금 생각하면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집을 구입하는 것이 인생에서 큰 결정인데 발 빠르게 움직인 사람들 외에는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할 기회가 아예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과 지방 집값 차이가 커지자 지방 주택 소유자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거래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방 부동산의 매력이 점차 떨어지면서 지방 부자들이 서울로 원정 부동산 매매를 온다는 소문까지 있을 정도다. 미분양 등으로 지방 건설사의 어려움도 가속화돼 부도를 맞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에 특화된 부동산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미분양 안심 환매 제도를 부활했다. 금융위기였던 2008년에서 2013년까지 시행됐던 미분양 안심 환매 제도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 50% 정도에 매입하면 건설사가 준공 후 1년 이내에 다시 환매한다. 이때 매입가격은 이자비용을 포함한다.
정부는 지방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 올해 말까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