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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이 모레부터 연거푸 개최된다. 어색함을 날려 줄 아이스 브레이킹 화제가 필요하다. 정상들이 서로의 인간적 매력에 이끌리다 보면 껄끄러운 현안도 매끄럽게 논의될 수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방위청 장관 시절 취미인 프라모델을 회담장내 잘 보이는 곳에 전시, 대화 소재로 삼았다. 러시아 국방장관과 회담할 때는 러 항공모함의 프라모델을, 미 제7함대 사령관과 환담 시에는 미국 항모 모델을 비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의 저서 ‘Trump 101: The Way to Success,성공의 길’에서 “협상이란 준비의 문제다. 그건 무슨 신비로운 과정이 아니라 아주 신나는 것일 수 있다. 협상을 하나의 예술로 간주하고 꼼꼼하게 챙기라”고 강조한다.
한·일 정상회담은 어떻게 분위기를 띄울 수 있을까. 이시바 총리는 대학 시절 4년 내내 카레만 먹었을 정도로 카레광(狂)이다. 애주가이기도 헤서 중국 국방장관 일행과는 마오타이주를 70잔이나 마셨다고 한다. 여기에 착안해 이재명 대통령이 서양에서는 모두 ‘커리(curry)’라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일본어(カレ-·카레)와 똑같이 ‘카레’라고 한다며 일반 가정에서 곧잘 해 먹는다고 소개할 수 있다.
한·미 회담에서는 미국 측에 제안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조선 협력안을 설명하면서 이 대통령 자신도 3년 전 국회의원 당선 시 국방위원회에 소속되면서 이해충돌 문제로 한국조선해양 보유 주식을 어쩔 수 없이 팔았는데 지금은 3배 정도 올랐다는 소식을 전할 수도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그 정도로 유망한 기업이고 미 최대 방산 조선업체인 헌팅턴 잉걸스와도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만큼 한·미 조선 협력을 낙관한다고 언급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반색할 것이다.
또한 이 대통령은 한국에 트럼프 대통령의 캐리커처를 사용하는 ‘도람뿌’라는 우파 유투버가 있는데 구독자가 26만 명 가까이 된다면서 그 모습을 프린트물로 보여줄 수 있다. 그러면서 “한·미 관세 협상이 잘못되었다는 둥 신랄하게 비판해서 곤혹스럽다. 트럼프 대통령이 초상권 사용을 금지할 수 없겠느냐, 이번 한·미 간 협의가 잘 되어 이 유튜버가 시비 걸 일이 없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할 수 있다.
선승구전(先勝求戰)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유리한 환경에서 싸운다는 말인데, 구속된 윤 대통령을 석방한 상태에서 회담이 진행되면 좋겠다. 왜냐하면 이시바 총리가 작년 10월 라오스에서 윤 대통령과 회담한 바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작년 11월 당선 직후 일본보다 먼저 윤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한 바 있어 마음이 무거울 것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석방 소식을 접하면 양 정상 공히 흐뭇한 마음으로 회담에 임하지 않을까.
이코노미스트지 최근 호는 “트럼프는 상대가 원하는 것과 두려워하는 것을 감지하는 능력을 가진 숙련된 협상가로 무자비하게 압박을 가하는 스타일”이라고 보도했다. 유념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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