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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교육비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사교육비실태 조사에서 2013년 한 해 동안 사교육비 총 비용은 약 18조6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이 7조7000억원, 중학생이 5조8000억원, 고등학생이 5조1000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말하는 ‘사교육’의 범위는 학교에서 수업 받는 정규과정 외 학원, 개인과외, 학습지, 온라인 강좌 등의 교육비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토마 피케티 파리 경제대(EHESS)교수는 한국의 사교육비를 거론했다. 그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사교육비 지출이 심한 나라 중 하나다”면서 공교육에 대한 투자를 제안하기도 했다. 많은 학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사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사교육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경우도 많다. 학생들은 진로에 대한 고민보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학부모 또한 아이들의 꿈에 집중하기보다는 대학을 잘 진학시키기 위해 너도나도 좋은 학원, 과외를 찾기 바쁘다. 이로 인해 교육의 빈부격차가 나타나면서 집안 형편에 따라 교육을 받는 기회와 수준에서 격차가 벌어졌다. EBS 교육방송을 통해 자율적으로 학습할 수도 있지만 학생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학습을 받을 수 있는 여건에는 한계가 있다. 일부 기관 및 단체에서는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을 위한 교육봉사 프로그램을 마련해왔다. 봉사단체 대부분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힘든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7년을 지속하며 학생을 이끄는 교육 봉사 단체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바로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이다. 대학생에서부터 직장인까지의 교사들이 중학생을 대상으로 수학을 주로 가르치고 있다. 교사들은 학습을 넘어서서 예민한 사춘기 시기의 학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아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교사들과 학생들이 한 데 모여 배움을 나누고 있는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용산 교육장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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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은 2007년 용산 교육장을 시작으로 부산·대전·대구 등 전국 각지로 확대됐다. 교사들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수학 과목을 가르치며 활기찬 배움의 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교육봉사 단체인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이하 배나사)은 2007년 용산 교육장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배움의 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배나사’의 이준석 대표는 2007년 5월 서울과학고 동문 홈페이지에 교육봉사를 해보자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고, 이후 7명이 함께 뜻을 모아 ‘배나사’를 설립했다.
수도권 북부에는 서울 용산과 마포 교육장, 수도권 남부에는 서울 금천, 의왕 청계, 의왕 부곡 교육장이 있다. 또 대전 유성교육장, 부산 연제·금성교육장, 대구 서구교육장, 경북 경산 교육장으로 현재 10개 교육장이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배나사’의 활동이 처음으로 시작된 용산 교육장은 현재 본부 역할을 하고 있다. ‘배나사’는 지자체를 통한 홍보를 진행해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용산 교육장에는 용산구 8개 중학교 중 7개 학교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배나사’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수학’ 과목을 가르치고 있고 시험기간에는 상황에 따라 다른 과목도 함께 교육하고 있었다. 현재 용산교육장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은 22명, 교사는 30명 정도이다. 학생은 1학년 7명, 2학년 15명이다.
교사는 매 학기마다 모집해오고 있고 4년제 대학생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나이제한은 없다고 한다. 용산교육장의 교사들은 주로 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까지였고, 대학생 또는 직장인들이 있고 외국인 유학생도 있다.
지속 성장 이유는 학생-교사의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 ‘배나사’의 교육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중학생 때가 공부에 대한 자율적인 자세를 잡아줄 수 있는 시기라고 ‘배나사’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배나사’의 커리큘럼은 1학년 2학기를 첫 시작으로 3학년 1학기까지 구성돼 있다. 학습은 일주일에 3번씩 이뤄지고 있다. 약 1시간 동안은 진도에 맞춰 학습내용을 설명한 뒤 학생 스스로 문제 풀이 시간을 갖는다. ⓒ스카이데일리
‘배나사’는 전국적으로 분포한 10개 교육장에서 지금까지 학생과 교사를 합쳐 7000여명이 거쳐 갔다. 이렇게 대규모의 인원이 배움을 나눌 수 있었던 이유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기에 가능했다. ‘배나사’는 지속적인 교육 제공을 통한 배움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자 나아가고 있고 MB정부 시절에는 특임장관실에서 ‘2011 공정사회 우수사례’로 선정된 바 있다.
‘배나사’에서의 교육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중학생 때가 공부에 대한 자율적인 자세를 잡아줄 수 있는 시기라고 ‘배나사’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1학년 2학기를 첫 시작으로 3학년 1학기까지 커리큘럼이 구성돼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4학기를 모두 이수해 졸업하고 있고, 중간에 들어와 교육받는 학생들도 일부 있다.
학습은 수요일과 주말을 통해 일주일에 3번씩 이뤄지고 있다. 평일에는 기본 3시간, 주말은 4시간 동안 교육이 이뤄진다. 약 1시간 동안은 진도에 맞춰 학습내용을 설명한 뒤 학생 스스로 문제풀이 시간을 갖는다. 정교사 1명과 부교사 3~4명이 수업시간을 지도하고 있다.
▲ ‘배나사’의 교사들은 교재 개발회의를 통해 직접 교재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배나사’는 학생 관리를 위해 학부모를 대상으로 보호자 간담회를 열어 학생들에 대한 지도 상황, 교육내용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한 극장 후원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연극관람을 가진 모습 <사진=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운영체계는 교사와 학생으로 구분되고 IT시스템을 통해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교육봉사를 하고 있는 교사들은 봉사시간 이후 일지를 작성하고 있다. 일지는 스마트폰으로도 편리하게 작성할 수 있도록 항목이 갖춰져 있었다.
일지에는 당일 이뤄진 수업내용, 문제지 평가, 학생 지도 내용, 진도 및 교육상황 등을 기록한다. IT시스템에 축적된 교사 일지 자료를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겪은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또 다른 교육장들과 활동내용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배나사’의 활동은 태스크포스(TF)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TF를 통해 재무관리와 교재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교사들은 교재 개발회의를 통해 직접 교재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관리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보호자 간담회를 열어 학생들에 대한 지도 상황, 교육내용 등을 설명해 이뤄지고 있다. 또 학부모에게 학생의 수업 시작과 끝을 알리는 문자를 발송하고 있는 등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학원 보다 더 체계적인 운영방식을 자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김정운 용산교육장 대표(사진 위)는 “직원 및 담당자가 있는 다른 봉사단체와 달리 배나사에는 직원이 없고 교사들이 운영담당을 함께 맡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수 중앙본부장(사진 아래)은 서울과학고 동문이 만든 교육봉사단체에 대해 관심을 갖고 봉사활동에 지원했다고 한다. 그는 “배나사는 목표가 뚜렷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이뤄져 미래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김정운(25·남) 용산교육장 대표는 “직원 및 담당자가 있는 다른 봉사단체와 달리 배나사에는 직원이 없고 교사들이 운영담당을 함께 맡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부터 교육봉사를 시작한 김정운 대표는 처음에는 학생들과 서먹한 분위기에서 교육이 이뤄져 다소 어려웠다고 한다. 차츰 시간이 지나 학생들과 정이 들면서 편하고 활발한 분위기에서 교육을 진행하게 됐고, 아이들에게 더 다가가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대에서 조교로 지냈던 그는 훈련병을 가르쳤던 경험을 토대로 ‘배나사’의 교사활동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긴장하고 발표에 자신이 없었지만 조교를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지금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변화된 자신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대학교에서 경영을 전공하는 그는 교육 봉사를 하면서 한 때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사람이다’는 자만심에 빠졌다고 했다. 그는 “아침에 잠시 교육 봉사장에 들렸다가 배나사와 관계없는 한 사람이 봉사로 교육장을 청소해주고 있는 사실을 알았다”며 “그때 내가 도움을 주고 있기보다는 그 사람에게 도움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졸업한 학생이 감사함을 잊지 않고 교사를 찾아오는 것을 볼 때면 뿌듯하다”고 전했다.
이지수(24·남) 중앙본부장은 ‘배나사’에서 교사로 활동한지 4년이 지났다. 그는 교육봉사를 하면서 팀제도로 운영했을 때 교사관리팀장을 맡았고, TF형식으로 진행되는 지금은 중앙본부장으로서 운영업무를 맡고 있다.
이지수 중앙본부장은 서울과학고 동문이 만든 교육봉사단체에 대해 관심을 갖고 봉사활동에 지원했다고 한다. 그는 “배나사는 목표가 뚜렷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이뤄져 미래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아이들을 위해 좋은 교육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보통 ‘공부방’들은 보육이 중심이 돼 교육이 이뤄지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한다. 반면 ‘배나사’는 하고자 하는 아이들을 위해 실질적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배나사가 지향하는 것은 교육 규모를 확대해 더 많은 학생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배움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4년간 교육해 오면서 기억에 남는 것은 중학교 1학년 한 학생이 처음에는 문제풀이를 힘들어 했고 그래서 교육시간이 지연되기도 했다. 하지만 교사의 노력 끝에 이제는 문제지를 직접 달라고 할 정도로 학생이 적극적으로 변한 사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교육뿐만 아니라 공부가 어려웠던 아이들에게 학습 의지 및 올바른 태도를 갖도록 교육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과목의 성적도 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학생들로부터 활력 얻는 교사와 배움 통해 변해가는 학생
▲ 신현지 교사(사진 맨 위)는 학창시절에 ‘배나사’에서 교육을 받아 졸업해 대학생이 된 후 이곳에서 1년째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 1년간 ‘배나사’에서 교육봉사를 해온 임재모 교사(사진 중간)는 “지금 중학교 1학년 2학기부터 교육받고 있는 학생들과 친해졌다”고 전했다. 총 4학기 동안 교육봉사를 해온 윤현수 교사(사진 맨 아래)는 “힘들었던 시기에 ‘배나사’를 알게 됐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을 통해 활력을 얻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기자가 용산교육장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아이들과 교사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몇몇 학생들은 서로 어려운 문제를 알려주고 있었고, 두 개의 방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교육현장에서 배움을 나누고 있던 3명의 교사를 즉석에서 만나 보았다.
신현지(20·여)교사는 학창시절에 ‘배나사’에서 교육을 받아 졸업해 대학생이 된 후 이곳에서 1년째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학생 때 교육을 받으면서 교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꼈다”며 “감사함을 잊지 않고 대학생이 돼 나 또한 배움을 나누고 싶었다”고 전했다.
중·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한 임재모(19·남) 교사는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것이 흥미 있다”며 “고등학교 시절 과학 축전 때 가르쳤던 경험을 토대로 교육봉사를 지원하게 됐다”고 전했다.
1년간 ‘배나사’에서 교육봉사를 해온 그는 “지금 중학교 1학년 2학기부터 교육받고 있는 학생들과 친해졌고 서먹해하던 아이들이 서로 알려주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또 교육하면서 겪은 어려운 점에 대해 “학습에 흥미를 잃고 공부보다는 다른 분야에 흥미를 갖고 몰입해 있어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한 한 남학생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다른 교사들과 함께 상담도 하며 설득해봤지만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려웠다”며 “그 남학생이 교육장에 나오지 않아 변화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총 4학기 동안 교육봉사를 해온 윤현수(21·남) 교사는 자신을 변화시켜준 ‘배나사’에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교사가 되고 싶었던 자신의 뜻과 달리 집안의 반대로 대학교에 진학할 때 경영학과를 선택하게 됐다고 한다. 진로는 포기했지만 교사가 꿈이었기 때문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 흥미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초기, 그는 집안에 사정이 생겨 우울하고 힘든 시기를 겪었다고 한다. 이에 여름방학을 기회로 무엇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봉사활동을 하고자 ‘배나사’에 지원하게 됐다.
그는 “힘들었던 시기에 ‘배나사’를 알게 됐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을 통해 활력을 얻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워크숍에서 아이들이 자신을 걱정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했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힐링 그 자체였다”고 전했다.
2학기를 교육하고 잠시 쉬었던 윤현수 교사는 그 당시 잠시 놀러왔다가 생긴 일을 떠올렸다. 그는 “그 때 수업에 집중을 못했던 한 남학생이 있어 교실에서 데리고 나와 따로 개인학습을 시켰다”며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불과 2시간이 지나니까 학습을 잘 따라오기 시작했다”고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늦게까지 남아 학습했던 그 남학생이 교사와 함께 교육장을 나오면서 “윤현수 선생님 덕분에 수학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윤현수 교사는 뿌듯함과 함께 ‘배나사’의 교육봉사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내년 1월 군대를 갈 예정이고 제대 후 용산교육장 대표로 활동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배나사’는 ‘대우증권’의 후원을 받고 있다. ‘대우증권’에서는 교육장에 필요한 비품, 학생들과 교사들이 함께 떠나는 워크숍 경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지수 중앙본부장에 따르면 ‘대우증권’에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맡은 한 국장이 실제로 교육봉사 모습을 보고자 용산교육장을 찾았다. 방문 시기는 마침 대학교의 기말시험 기간이었다.
대우증권 국장이 “교사들은 현재 봉사하기에 시간이 빠듯하지 않는가?”고 묻자 한 교사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교육봉사는 시간이 남아서 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과의 약속입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개인 일정에서도 조정을 통해 시간을 잡아야 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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