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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을 포함한 7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6일 착수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 수사가 본격적인 강제수사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민중기 특검팀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와 한남동 관저 공사를 맡았던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콘텐츠 사무실 등 관련자 주거지와 사무실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총 4개 축으로 나눠 수사하고 있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 △금품수수 및 인사청탁(금거북이·통일교 라인)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공천 개입) 등이다.
이번 수사는 윤석열 정부 초 대통령 관저 공사를 특정 업체가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따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콘텐츠가 주최한 ‘르 코르뷔지에전’과 ‘알베르토 자코메티전’ 등 대형 전시회에 후원사로 참여한 이력이 있으며 이후 대통령 관저 리모델링을 맡으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21그램 김태영 대표는 김 여사와 국민대 대학원 동문으로 해당 업체가 종합건설업 면허도 없이 공사를 진행했다는 점이 추가 논란을 낳았다. 김 대표의 배우자는 통일교 측 인사들이 김 여사에게 고가 샤넬 가방을 전달할 때 현장에 동행해 결제까지 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어 수사 대상의 범위가 인테리어 특혜를 넘어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라인’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관저 공사 수주 과정의 특혜 여부와 자금 흐름, 김 여사와의 연관성을 다각도로 확인 중”이라며 “이번 압수수색은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필수 절차”라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 측은 즉각 반발했다. 법률대리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이미 여러 차례 압수수색과 자료 확보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동일 장소를 반복적으로 수색하는 것은 수사의 비례성과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 “보석 심문을 앞두고 별건의 ‘증거인멸 우려’를 명분으로 삼는다면 재판 절차에 대한 부당한 압박으로 비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 측은 최근 건강 악화를 이유로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으며 심문 기일은 12일로 잡혀 있다. 특검은 “주요 증인들과의 접촉 정황이 확인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여전히 크다”며 보석 불허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할 방침이다. 반면 김 여사 측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 등 혐의 관련 수사는 대부분 마무리됐고, 장기간의 구속 상태는 과도하다”고 맞서고 있다.
전날 김 여사 측은 ‘건진법사 전성배’로부터 명품 가방 2개를 받은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간 일관되게 “받은 적 없다”고 부인해온 입장을 바꾼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증거인멸 우려를 완화하고 대가성을 부정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알선수재) 적용을 피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6000만 원대 그라프 목걸이 수수에 대해서는 “받은 적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 중이다.
같은 날 특검은 ‘금거북이 인사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을 불러 조사했다. 휠체어를 탄 채 포토라인을 피하려던 이 전 위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묵묵히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금거북이와 공예품을 선물하고 그 대가로 국가교육위원장직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앞서 특검은 김 여사 모친 최은순 씨가 운영하는 요양원에서 금거북이와 함께 ‘당선 축하 편지’를 확보했으며 이 편지의 필체가 이 전 위원장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검은 또 이 전 위원장이 국가교육위원장 재직 시절 김 여사에게 조선 후기 문인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복제품을 건넨 정황도 포착했다. 이날 조사는 금품의 대가성 여부, 경복궁 경회루 동행 경위 등으로 집중됐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이 전 위원장은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1차 작전 주포’로 지목된 이 모 씨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 씨는 김 여사에게 “건진법사는 무당이 아니라 로비스트”라는 문자를 보낸 인물로 특검이 최근 확보한 500여 건의 김 여사와의 문자 메시지에는 개인적 친분을 넘어선 은밀한 표현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이 사건을 특검이 재수사하게 된 배경에는 김 여사 측 계좌에서 오간 거래 기록과 통화 내역 등 새로운 디지털 증거 확보가 있었다. 특검은 이 씨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김 여사에게 소개한 인물로 보고, ‘주가 조작-청탁-금품수수’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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