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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안전상비의약품의 연간 매출 중 74%가 약국 문이 닫히는 시간대로 나타났다.
9일 본지가 편의점 협회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해열·진통제와 소염제 등 안전상비의약품 공급량은 2022년 5만3753건 2023년 5만8194건 2024년 5만5542건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를 합친 합계다.
국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의점이라는 유통망을 고려하면 결코 큰 수치가 아니다. 오히려 의약품이 상시적으로 팔리는 상품이 아니라 꼭 필요할 때만 선택되는 품목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대표 품목인 타이레놀정 500mg은 2022년 2만1507건 2023년 2만2815건으로 늘었으나 2024년에는 2만1883건으로 감소했다. 판콜에이내복액은 같은 기간 1만2552건에서 1만6,299건으로 늘었지만 증가 폭은 크지 않았다.
현재 국내 일반의약품 4813종 가운데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안전상비의약품은 해열·진통제, 소화제, 감기약, 파스 등 4개 효능군 11종뿐이다. 제도상 13종의 판매를 허용하고 있지만 지난 2022년 2종이 단종 된 이후 교체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소비자단체인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가 명절마다 반복되는 상비약 품절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 개선을 논의하고자 전국 1087명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23년에 이어 2년 만에 실시하는 2차 인식조사로 무엇보다 정부의 제도 운영 현황에 대한 국민의 문제의식과 요구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에서 국민의 85.4%는 품목 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2년 전 조사(62.1%)보다 높게 나타난 수치로 생산 중단 품목 2종의 교체 필요성(9.3%)까지 포함하면 전체 응답자 대부분(94.7%)이 현행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의 확대 또는 교체가 필요하다고 호소한 셈이다. 특히 설문조사에 참여한 국민들은 13년째 동일 품목이 바람직하지 않다(83.6%)고 지적했다.
개선방향에 대한 의견도 뚜렷했다. 2023년 조사와 마찬가지로 품목 확대 필요성에 동의한 응답자들은 ‘새 효능군 추가(46.7%)’와 ‘증상별 세분화(44%)’를 최우선 개선과제로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소아용 전용약(22.3%) △증상별 진통제(21%) △증상별 감기약(20.5%) 순으로 확대 요구가 높게 나타나 지난 조사에서 확인된 주요 개선 요구가 여전히 유효함을 확인했다. 특히 소아용 전용약에 대한 높은 수요는 심야시간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이 소아 응급상황 대응에 빈번히 활용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반의약품이 4813종인 것에 비해 약국 외 판매 품목이 매우 적은 상황이다. 반면 일본, 영국 등 해외 여러 국가에선 최소 120종에서 많게는 30만종까지 판매되고 있다.
시간대별 매출 비중을 살펴본 결과 08시~13(11.3%) 13~17(14.3%) 17~21(27.7) 05~08(10.5%)시로 약국 문이 닫히는 시간대에 전체 판매량이 74.3%(17~다음날 08) 차지한다.
전국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안전상비의약품의 연간 매출 규모가 800억원대에 머물러있다. 본지가 협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전국 편의점 상비약 총매출은 832억1400만원을 2024년에는 소폭 감소한 826억3600만 원에 그쳤다.
약사회가 반대하는 이유는 ‘약물 오남용’이다. 그리고 굳이 편의점이 아니라 심야 약국을 이용해도 된다고 한다. 그런데 전국에 64곳에 불과한 공공심야약국 운영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여서 소비자 불편을 온전히 해소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 김연화 위원장은 “그간 복지부, 국회에 안전상비약 품목 지정심의위원회 개최를 위한 민원을 수차례 제기하고 약사회에 직접 대화도 시도했지만 어떠한 진전도 이룰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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