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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3월 국내 케이블TV는 첫 전파를 송출했다. 24개 방송채널사용사업자와 48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참여했다. 채널 선택의 다양성으로 시청자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초기에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양산하지 못해 공중파 프로그램과 해외프로그램에 의존하며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1998년에는 ‘IMF 사태’로 인해 일부 방송사들이 도산을 맞으며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지난 2009년 지상파 방송국의 매출액 규모를 넘어서며 케이블TV 업계는 양적·질적 성장을 했다. 출범 20주년을 맞게 되는 국내 케이블TV업계 중심에는 CJ그룹이 있다는 것이 방송가의 공통된 견해다. 103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Program Provider)중 19개가 CJ계열인데, 이는 전체 PP사의 약 1/5 정도를 차지하는 수치다. 그러나 매출액 부분에서는 기타 업체들을 압도하며 ‘케이블TV계의 공룡’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중파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CJ그룹을 두고 “재벌이 전파를 사유화 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케이블TV 출범 20주년을 맞아 국내 최대 케이블TV사업자이자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한 CJ E&M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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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3월1일 출범 20년을 맞는 케이블TV는 높은 질·양적 성장을 했다. 케이블TV의 성장 중심에는 CJ E&M과 CJ오쇼핑 등의 계열사를 통해 19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CJ가 있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공중파를 위협한다는 평가를 받는 CJ를 두고 일각에서 ‘재벌이 전파를 사유화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은 CJ E&M의 상암동 사옥 ⓒ스카이데일리
지난 1995년 3월 1일 첫 전파를 쏘아올린 케이블TV가 출범 20주년을 맞게 된다.
현재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가입된 회원사는 총 204개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System Operator) 93개사,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Program Provider) 103개사, 전송망사업자(NO, Network Operator) 1개사, 특별회원 7개사 등이다.
SO란 케이블과 컨버터를 설치하고 시청료를 징수하는 사업자로 티브로드, CJ헬로비전과 같은 업체를 의미한다. PP는 SO에 채널을 공급하는 방송사업자들이다. 즉 SO는 케이블을 설치하는 사업자며, PP는 방송을 송출하는 사업자다. NO는 유·무선 전송을 위한 설비기기를 설치하는 사업자로 ‘LG파워콤’이 유일하다.
204개 사업자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4개 SO와 19개의 PP를 보유한 CJ그룹이다. 출범 20년 만에 거대 방송공룡으로 성장한 CJ그룹은 CJ E&M과 CJ오쇼핑 등의 계열사를 통해 19개의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대다수가 인기 있는 채널들로 케이블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CJ가 이룩한 ‘방송왕국’…쇼핑부터 예능·드라마·음악·영화까지
CJ그룹이 운영하는 케이블TV 채널은 총 19개다. CJ E&M의 ‘방송사업본부’가 18개 채널을 관할하고 있으며, CJ오쇼핑이 1개의 홈쇼핑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0년 9월 CJ오쇼핑에서 분리돼 설립된 CJ E&M은 CJ그룹의 미디어 계열사 5개를 흡수·합병하면서 양적 성장을 거듭해왔다.
방송·음악·공연·영화·게임 등 CJ E&M의 주요 5개 사업부문 중 방송이 가장 큰 매출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CJ E&M이 방송사업을 통해 올린 매출은 5840억9500만원인데, 이는 전체매출액 9092억 9700만원의 약 64%에 해당한다.
▲ 자료: 방통위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CJ E&M은 예능·드라마, 음악, 영화, 생활, 스타일, 어린이,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주력 채널은 tvN(예능·드라마), Mnet(음악), 채널CGV·OCN(영화), 올리브·온스타일(라이프·스타일), 투니버스(어린이), 온게임넷(게임) 등이다.
tvN의 경우 드라마 ‘나인’, ‘갑동이’,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97’ 등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예능에서도 KBS의 나영석PD를 영입한 이래 ‘꽃보다 시리즈’(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와 ‘삼시세끼’로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다.
시청률이 4%만 넘어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케이블TV업계에서 ‘삼시세끼’는 최근 방송에서 평균 시청률 14.2%, 최고 시청률 16.3%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크게 앞질렀다
케이블TV 개국과 함께 등장한 음악전문채널 Mnet과 KM 역시 모두 CJ E&M소유다. CJ가 개국 때부터 운영한 Mnet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슈퍼스타 K’와 ‘Mnet 아시아 뮤직 어워드(MAMA)’가 있다.
올해 시즌7의 제작을 앞두고 있는 ‘슈퍼스타 K’는 우리나라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초이자 매회 화제를 모으는 대표적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허각, 장범준, 존 박, 로이 킴, 정준영 등이 가수로 데뷔하며 스타덤에 올라 해마다 많은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개국 이래 연말 음악 시상식을 진행한 Mnet은 지난 2009년부터는 ‘Mnet 아시아 뮤직 어워드(MAMA)’란 이름으로 시상식의 이름을 바꿔 지금까지 진행중이다. MAMA는 그 이름이 처음 사용된 2009년(서울)을 제외하고, 해외(2010년 마카오, 2011년 싱가포르, 2012~2014년 홍콩)에서 개최될 만큼 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시상식에서는 56개 중소기업이 참여한 전시회를 함께 진행했는데, CJ측은 이번 MAMA 행사로 중소기업 경제 효과 493억원, MAMA를 통한 홍보 효과 2600억원, 콘텐츠 판매 등 경제효과 300억원, 유관 산업 경제 효과 100억원을 포함, 총 3493억원의 경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예측했다.
방송공룡 성장 CJ, 전파 사유화 ‘비판론’ 제기돼
CJ그룹은 다양한 채널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케이블업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IPTV가 운영하는 ‘무제한 다시보기 정액제’를 살펴보면 ‘CJ 다시보기’가 따로 있을 정도로 업계에서 CJ그룹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다양한 채널과 콘텐츠를 통해 CJ그룹은 자신들의 회사와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CJ그룹은 CJ E&M의 채널을 통해 기업 이미지 광고를 끊임없이 하고 있는데, 특히 지난 2010년부터 점차 강화되고 있었다.
지난 2010년 기업 PR광고로 ‘CJ 도너스캠프’를 내보냈다. 이후 슈퍼스타 K 출연진, YG소속 연예인 등을 출연시킨 ‘딴’, ‘문화를 만듭니다’ 등의 시리즈 광고를 후속으로 내보냈다. 지난해에는 CJ E&M이 제작한 영화 ‘명량’을 통해 기업 광고를 하기도 했다.
프로그램에 간접적으로 제품을 노출시키는 ‘제품간접광고(PPL, Product Placement)’는 도를 넘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CJ그룹이 즐겨하는 광고 방법이다. 지난해 ‘미생 열풍’을 몰고 왔던 드라마 ‘미생’에서 CJ제일제당에서 만든 숙취해소 음료와 헛개나무 음료 등을 꾸준히 노출시킨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 ⓒ스카이데일리
식품 및 식품서비스가 주력인 CJ그룹의 특성상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을 제작해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스터셰프코리아’다. 당시 참가자들이 요리 재료로 사용된 시판용 제품들은 전부 CJ그룹에서 생산된 제품들이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매회마다 이를 그대로 노출시켜 과도한 PPL이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방송 공룡’ CJ는 방송을 통해 자사의 제품을 홍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방송이 재벌 일가를 위해 활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모 공중파방송국 PD는 “방송국을 소유한 측이 자신의 입맛대로 경영하는 것은 알아서 할 일이지만, 공공재인 ‘전파’를 필요에 의해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방송국이 사용하는 ‘전파’는 방송국의 소유도 아니고, 방송국을 소유한 재벌의 소유도 아닌 공공재”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현 회장이 2013년 7월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구속되자 이 시기를 전후로 CJ E&M의 전 채널들이 잇따라 ‘CJ가 창조경제를 응원합니다’라는 광고를 쏟아냈다”며 “CJ오너가 구속되자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대놓고 응원하는 모양새는 당연히 의심을 살만 했다”고 했다. 그는 “대선을 전후로 인기리에 방영되던 tvN의 코미디프로그램 SNL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여의도 텔레토비’가 종영하자 의심이 확신으로 변했다”고 했다.
실제 CJ그룹은 이 회장의 재판이 진행된 2013년 하반기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창조경제 응원 광고’를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이에 대해 당시 언론에서는 이 회장이 재판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정부에게 읍소하는 모양새라고 집중 보도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열린 1심에서 검찰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징역 6년과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으나, 2월 재판부는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했다. 이에 이 회장은 항소와 상고를 거듭해 대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현재 이 회장은 건강 악화로 형 집행이 정지된 채 입원 치료 중이다.
케이블 출범 20년, 양도 질도 꾸준한 상승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개최된 제49·50회 백상예상대상에서 TV부문 수상자 명단에 케이블TV 프로그램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케이블TV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공중파 TV 프로그램이 독식했던 시상식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제49회 시상식에서는 케이블TV는 두 부문에서 수상자를 배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열린 제50회 시상식에서는 예능작품상(tvN, ‘꽃보다 할배’), 연출상(안판석, JTBC ‘밀회’), 남자신인연기상(정우, tvN ‘응답하라 1994’), 극본상(정성주, JTBC ‘밀회’), 남자예능상(신동엽, JTBC ‘마녀사냥’) 등 다섯 부문에서 수상자를 배출해, 시청자들은 케이블TV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
모 공중파 방송국 PD는 “백상예술대상의 TV부문 시상의 경우 전체 방송사를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수상의 의미가 크다”며 “케이블TV 업계의 경우 다각화된 콘텐츠를 양산하며 질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 자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스카이데일리
또 다른 방송계 관계자는 케이블TV의 위상이 높아진 데에는 양적 성장이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20년간 케이블TV 시청자가 꾸준히 증가했으며, 최근 초고속인터넷과 IPTV가 결합된 결합상품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며 방송업계에서 케이블TV의 영향력이 커졌다.
지난 6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PP의 매출액은 이미 지난 2009년 공중파를 뛰어 넘었고, 점차 그 격차를 벌리고 있다.
방통위 측은 “신규사업자인 IPTV와 종편PP의 등장 이후 전체적으로 유로방송가입자 시장, PP 시장, 방송광고 시장 등 시장 전반에서 1위와 2위 간 격차가 좁아졌다”며 “시장 집중도가 완화돼 경쟁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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