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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난해 한국사회는 마피아나 다름 없는 공무원의 모습을 똑똑히 지켜봤다. 관피아 척결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고 입법기관 국회는 관련법안 입법과 정비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관피아 방지와 관련된 법안은 크게 두 가지다. 1981년 입법된 공직자윤리법과 어제(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이다. 일명 관피아방지법으로 불리는 공직자윤리법의 개정안은 이미 국회를 통과했고 오는 3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의 골자는 퇴직 공무원들의 재취업에 제한을 확대해 이들이 정부에 대한 기업 로비스트로 활동할 수 있는데 제약을 뒀다. 취업제한기관의 폭도 확대시키고 제한기간도 1년도 늘렸다. 관피아방지법과 함께 주목받는 법은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이다. 2012년 김영란 권익위원장이 입법한 이후 2년 반만에 통과된 김영란법은 공직자 부정부패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직무를 불문하고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연간 300만원의 해당하는 금품을 수수할 시 그 공직자는 무조건 처벌대상이 된다. 원안과 대상범위 등이 많이 달라졌지만 김영란법은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우리 사회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됐다. 김영란법은 혁신을 넘어 혁명이라 부를만한 법이며 향후 우리 사회에 미칠 법의 파장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됐다. 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대관업무와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재계를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 경제연구소 등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기업들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에게 주는 뒷돈 대신 마케팅비, 연구개발비를 늘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나아가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장해 선진국으로 도약하자는 계기로 삼자는 뜻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김영란법의 주요 내용과 함께 이를 선진기업으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자는 업계의 의견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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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영란법이 향후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오래 세월 대한민국은 부정부패로 인해 정당한 노력이 희석되거나 불공평한 일들이 적지 않았다. 사회 전반에서 발견됐던 부정부패의 고리는 공무원 등 공직자를 중심으로 기업들과 연결돼 있었다. 김영란법은 첫단추가 부실하지만 이 같은 정격유착의 고리를 끊을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 광경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김영란법이 통과되면서 기업이 더 이상 정경유착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관업무가 어려워지고 소비심리 위축된다고 울상을 지을 것이 아니라 법안 통과를 선진국 도약의 기회로 삼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논란 속 통과 ‘김영란법’ 보완점 여전히 남아
지난 3일 국회는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을 가결시켰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재적의원 295명 중 247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26명, 반대 4명, 기권 17명으로 김영란법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그간 대상자 확대와 위헌 소지로 논란을 빚었던 김영란법은 2012년 8월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제정안을 발표한 후 2년 반만에 입법됐다. 김영란법은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친 후 내년 10월쯤 시행될 예정이다.
▲ 자료: 국회 ⓒ스카이데일리
김영란법에 따르면 공직자는 1회 100만원, 매 회계연도 3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직무관련성과 상관없이 형사처벌을 받는다. 또 공직자의 배우자가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역시 처벌대상이다. 금품에는 돈과 물품과 함께 접대 및 향응, 편의 제공 등 유·무형의 이득이 모두 포함된다.
김영란법의 대상자는 공직자를 포함해 언론사, 사립학교 및 유치원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진까지 포함된다. 직접 대상자만 약 300만명으로 예상돼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법안은 통과됐지만 허점과 논란 등 법안이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우선 원안과 달리 대상자가 확대되고 가족의 범위가 배우자로 축소된 점이 지적됐다. 또 공직자가 가족 등과 이해관계에 있는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해충돌 부분이 빠져있어 반쪽짜리 법안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법 집행의 주체인 검·경의 수사권이 지나치게 확대되고 표적수사가 빈발할 것으로도 예상됐다.
무엇보다 입법을 한 국회의원들이 빠져나갈 문을 만들어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는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는 제재할 수 없다는 조항을 삽입해 국회의원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놨다. 또 유예기간을 통상 6개월이 아닌 1년6개월로 연장해 19대 국회에서는 법 적용을 받지 않으려는 불순한 의도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밖에도 변호사, 의사, 시민단체도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는 등 향후 김영란법은 보완대책이 마련된 것으로 예상됐다.
▲ 자료: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실 ⓒ스카이데일리
주요 경제단체는 일단 법을 위반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경련, 대한상의는 “법 내용에 위반 혐의가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법 위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안그래도 경기가 어려운데 법 통과로 경기가 더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한 재계 관계자는 “관피아 세상인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공무원에게 밥 한 번 안사고 사업을 하겠는가”며 “일상적인 만남조차 하지말라는 소리로 들린다. 정부에서 다른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가 “사지 묶인 공무원 찾지 말고 연구개발비 더 늘려야”
과도한 입법, 경기 침체 등 우려와 달리 김영란법이 한국기업이 선진화될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참에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끊자는 것이다.
▲ 자료: 국회 ⓒ스카이데일리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정경유착을 통해 성장해 왔다. 이것이 빠를지는 몰라도 비정상적인 방법을 거쳤기에 결국 사회 전체가 피해를 보는 구조다”며 “기업들은 대관업무를 못한다고 징징거릴 것이 아니라 기업이 성장할 진짜 방법을 찾아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무원을 대접하는 대신 그 돈을 연구개발비와 마케팅비로 우선 돌리고 직원들의 급여와 복지에도 더 신경을 쓰면 기업생산성이 더 향상될 수 있다”며 “뒷돈이 오고가는 은밀한 방식이 아닌 떳떳한 공개적인 방식으로 기업이 성장해야 선진기업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김영란법은 혁신 정도가 혁명이라 해도 될만한 법안이다”며 “거기에 관피아 방지법으로 불리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까지 더하면 앞으로 공무원들은 사지가 꽁꽁 묶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업들이 그런 공무원들에게 줄을 대려고 법의 허점을 이용하는데 골몰한다면 우리 기업의 미래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기업들은 정경유착으로 오래 해먹었다. 이제 그만둘 때도 됐다”고 지적했다.
▲ 국회가 우여곡절 끝에 김영란법을 통과시켰다. 참석 의원 247명중 226명이 찬성하며 2년 반을 끌어 온 부정부패방지법을 입법화시켰다. 김영란법은 관피아방지법과 함께 공무원 사회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은 국회. ⓒ스카이데일리
익명을 요구한 한 사법기관 관계자는 “검경에게 수사권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는다”며 “공무원 중 사법기관 공무원들이 이 법안으로 더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부서와 달리 사법의 칼자루를 쥔 사법기관은 조그만 오점만으로도 승진에서 누락될 수 있어 접대 등에 매우 민감하다”며 “비리 수사관을 고발한다는 투서가 늘어나면 오히려 동료들끼리 불편한 사이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국회의장과 시민단체들도 법통과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3일 김영란법 통과에 대해 정의화 국회의장은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한국 사회의 부정과 부패를 근본적으로 줄이지 않고서는 빈부격차 해소도 경제발전도 문화 융성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대다수의 시민단체는 환영을 뜻을 밝혔다.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부정 청탁, 로비, 접대 등 잘못된 관행을 끊는 제도가 만들어진 것은 매우 다행스럽다”고 말했고, 한국투명성기구 유한범 사무총장은 “일당장의 대가가 없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아왔던 관행을 끊어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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