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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싸이가 앨범 ‘칠집싸이다’로 컴백하자 팬들과 증권가의 관심이 집중됐다. 증권가에는 이미 ‘강남스타일’이 한창 인기를 끌던 2012년 이후부터 싸이 테마주 종목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올해도 여지없이 그의 컴백에 의해 테마주들의 주가는 움직였다. 사진은 싸이의 아버지 박원호 회장이 이끄는 디아이.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지난 1일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9)의 7집 앨범 ‘칠집싸이다’가 발표되자 2013년도에 싸이 테마주로 엮였던 기업들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관련주로 묶여 주가가 움직였다.
싸이 테마주로 알려진 회사는 싸이 가족들이 소유한 디아이를 비롯해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오로라, 이스타코, 케이디미디어 등 5개사다.
YG엔터테인먼트에서 컴백을 발표한 지난달 3일부터 이미 이들 회사 주가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았다. 2012년 7월 발표됐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키면서 이에 대한 국내외의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3년에 발표한 곡인 ‘젠틀맨’, ‘행오버’가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자 주가가 급락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신곡의 반응에 따라 테마주의 변동 폭이 클 것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주된 예상이다.
아버지 회사 디아이 및 소속사 YG 등 신곡 기대감에 주가 상승
싸이의 아버지이인 박원호 씨가 회장으로 재직 중인 디아이는 강남스타일로 글로벌스타가 되기 전부터 싸이의 행보에 따라 주목 받아 왔다.
디아이는 반도체 제품을 제조하는 업체로 올해 창업 60주년을 맞았으며 지난해 연매출 1300억원에 달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 회장의 동생인 박원덕 부회장이 디아이의 10.90% 주식을 보유해 최대주주이며 박 회장은 9.99%, 박 회장의 모친 이애숙씨가 3.81%를 소유하고 있다.
디아이는 싸이의 혈연관계에 놓인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는 회사란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돼 그 후 싸이의 신곡발표 반응에 따라 주가가 널을 뛰는 상황이다.
▲ 자료: 한국거래소 등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싸이의 7집 앨범 일정 발표가 있던 지난달 3일 디아이의 주가는 전날대비 1000원 올랐다. 앨범 발표일 다음날인 지난 2일에는 전날 8800원에서 2300원 상승한 1만1100원에 장을 마감하며 1만원 대를 돌파했다. 같은 날 디아이의 시총은 3496억원을 기록했다.
디아이는 싸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움직이긴 하지만 자체 역량으로 최근 몇 년 간 꾸준한 호실적을 보였다. 국내 반도체 강자인 삼성, LG 등을 주축으로 거래를 하는 등 60년 역사를 지닌 기업답게 회사 내실이 탄탄한 것으로 업계에서 평가받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4개 계열사를 거느린 디아이의 최근 연결실적은 ▲ 2012년 매출액 939억원·영업이익 11억원·당기순이익 25억원 ▲ 2013년 매출액 1069억원·영업이익 70억원·당기순이익 27억원 ▲ 2014년 매출액 1340억원·영업이익 88억원·당기순이익 32억원이다.
싸이 소속사인 YG도 싸이 신곡 발표에 따라 주가가 움직였다. YG는 지난달 3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싸이의 ‘강남스타일’(6집 타이틀 곡)발표 이후 3년 5개월 만에 7집 앨범 발표 소식을 알렸다. 그러자 같은 날 YG의 주가는 전날대비 1950원 상승한 4만7650원에 올라섰다.
지난달 17일부터 25일까지 7번 연속으로 상승세를 탔다. YG 주가는 ▲17일 4만1050원 ▲18일 4만2300원 ▲19일 4만3000원 ▲20일 4만3350원 ▲23일 4만3500원 ▲24일 4만5200원 ▲25일 4만5500원이다. 이후 등락을 번복되다 신곡 발표 다음 날인 지난 2일 전날대비 1050원 오른 4만7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회사들조차 엮이기 싫은 싸이 테마주 누가 만들었나
싸이 캐릭터의 판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오로라와 싸이 앨범 제작을 맡게 된다는 소문이 돌았던 케이디미디어는 지난 2013년부터 싸이의 테마주로 지목됐다. 이스타코 또한 자회사인 얼반웍스미디어가 빌보드코리아와 MOU를 체결했다는 사실로 인해 싸이의 테마주로 분류됐다.
그러나 스카이데일리의 취재결과 이들 회사와 싸이와의 직·간접적인 영향성은 전무하거나 아주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한 회사는 자기 회사의 주가가 싸이로 좌우된다고 여겨지는 것에 대한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케이디미디어는 특수인쇄 및 영화의 수입과 배급, DVD 콘텐츠 제작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싸이의 신곡의 음원 유통과 타이틀, CD 제작 등을 담당하게 될 것이란 소문이 돌며 지난해 주가가 크게 올랐었다. 당시 케이미디어와 와이지 측은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해명하며 소문을 일축시켰다.
▲ 지난 1일 가수 싸이가 신곡을 발표하자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싸이의 부친 등 가족들이 소유한 디아이, 싸이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주식이 상승세를 탔다. 싸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적은 회사의 주식까지 테마주로 묶여 함께 상승 모드를 보였다. [사진=뉴시스]
올해 역시 마찬가지로 케이디미디어는 싸이 신곡 앨범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케이미디어 관계자는 싸이와 전혀 연관 없는 회사란 답변과 함께 관련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이러한 회사 측의 부인과 달리 케이디미디어의 주가는 싸이 신곡 발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컴백예정을 알린 지난달 3일 케이미디어의 주가는 전날대비 625원 오른 272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신곡발표 다음날인 지난 2일에는 전날대비 150원 상승한 2305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거래량은 1786만주로 전날(529만주)대비 3배가량 늘기도 했다.
또 다른 싸이 테마주 이스타코 측 또한 싸이와의 연관성을 일체 부인했다.
이스타코 관계자는 “2013년 자회사 얼반웍스미디어가 빌보드코리아와 MOU를 체결했을 때도 싸이와 연관성은 없었다”며 “싸이와 본사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이스타코의 주가는 전날대비 320원 상승했으며 거래량도 약 10배가량 느는 모습을 보였다.
얼반웍스미디어는 이스타코가 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2년 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출자한 업체다. 이스타코는 부동산 분양 및 임대업과 교육·외식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다.
이스타코와 싸이와 연관성 빌미를 제공한 빌보드코리아는 대표이사의 공금횡령 혐의가 지난해 적발돼 잠정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코는 싸이의 신곡이 흥한다하더라도 전혀 수혜를 받을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싸이캐릭터 판권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싸이의 테마주로 분류됐던 오로라 역시 싸이와 관련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로라의 주가는 컴백 발표(지난달 3일)와 신곡 발표(지난 1일) 다음날인 2일 각각 전날대비 350원, 450원씩 상승한 1만4150원, 1만3850원을 기록했다. 지난 2일 거래량은 전날(4만4811주)대비 13배가량 증가한 59만3322주를 기록했다.
▲ 싸이의 소속사 YG엔테테인멘트(오른쪽) 주식은 싸이의 7집 앨범 발표와 함께 상승세를 보였다. 싸이와 관련이 거의 없는 오로라(왼쪽), 이스타코 등도 동반상승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오히려 싸이로 인해 자사 주식이 영향받는 것을 불쾌하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
오로라 홍보팀 관계자는 싸이와 매출관련성 질문에 “이런 쓸데없는 얘기에 회사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조차 달갑지 않다”며 “최근 회사의 주가가 올랐던 원인은 싸이의 신곡 발표와는 전혀 무관하며 캐릭터 ‘큐비 주’의 제작 발표와 완구 쇼핑몰 ‘토이플러스’ 점포 확장 등으로 완구 유통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 판권 계약 당시에도 싸이 캐릭터가 아닌 YG와의 계약에 싸이가 포함돼 있었을 뿐이다”며 “현재는 판권이 계속 진행 중인지도 끝났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정확한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싸이는 오로라월드와 연관이 거의 없음을 거듭 강조하며 오로라가 글로벌 완구업체로서 조명되길 바라지 이런 일에 회사이름이 언급되길 바라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렇듯 매출이나 수익 등 회사의 실적과 싸이와 전혀 관계가 없거나 아주 미미함에도 불구하고 이들 회사의 주가는 싸이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신빙성이 부족한 싸이 테마주 분류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세력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소문을 통해 테마주 종목을 조성하는 경우도 있다”며 “테마주는 테마를 지닌 인물과 관련이 없어도 얼마든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싸이는 지난 1일 신곡 발표 70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수 2000만뷰를 돌파했으며 국내 음원차트를 석권하며 글로벌 스타로서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소액주주들은 2013년 ‘젠틀맨’, ‘행오버’ 발표 당시에도 테마주들이 급등했지만 좋지 않은 반응에 급락했던 것을 기억하며 유투브 조회수 등 싸이의 7집 더블타이틀인 ‘대디’, ‘나팔바지’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7일 ‘대디’의 유튜브 조회수는 4000만건을 돌파하고 지난 9일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 성공했다. 이번 신곡은 나름 대중들의 호평을 받고 있지만 강남스타일과 같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지 않아 이들 회사의 주가는 신곡발표 직후 보다 대부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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