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광주 
제주 
목포 
▲ 명리학자 김태규 칼럼니스트 ⓒ스카이데일리
중국과 관계를 잘 맺음으로써 북한의 핵과 기타 도발을 제지하고, 아세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일대일로’사업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통해 북한의 인프라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유도하고자 했던 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의도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줄여 말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전략은 한 마디로 ‘중국 카드’였던 것 같다.
천안문의 전승절 행사 참석, 원-위엔화 직거래 시장 개설, TPP 가입을 뒤로 하고 한중 FTA에 전력을 기울인 것 등등 그간 박 대통령은 미국을 설득하는 한편 중국에 대해 성심으로 대해오면서 전력을 다해 대북한 전략을 가동해왔다고 하겠으니 신뢰 프로세스와 통일 대박론 등이 그것이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1월 6일 있었던 북한의 제4차 핵실험은 그간에 있었던 대통령의 모든 노력에 대해 엄청난 타격을 가하고 말았다. 어떤 경우에든 북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중국의 속내가 여지없이 드러나면서 그간의 노력이 자칫 무위로 돌아갈 수도 있게 된 것이다.
반대로 김정은이 던진 초강경 승부수가 멋지게 먹힌 셈이다. 모란봉 악단을 공연 직전에 철수시키고 단행한 핵 실험은 한 마디로 ‘야, 난 내 갈 길 가려고 한다, 과연 중국 너희 놈들은 어떻게 할 것인데?’ 하고 물어본 셈이다. 다시 말해서 ‘배 째라’ 식이다.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중국 카드의 한계’가 드러난 것 역시 엄연한 사실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1993년 최초의 북핵 위기 이후 남북정상회담 성사 직전에 발생한 김일성의 사망으로 인해 남북관계를 정상화해보려던 시도가 무위로 돌아갔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른바 햇빛 정책이란 유화책을 썼지만 북한은 그 사이에 핵을 개발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같은 민족임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개방을 유도해내고자 했지만 실패했다.
현실주의자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이 더 이상 망동하는 일이 없도록 관리하는데 그쳤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그간의 과정을 종합해서 상호신뢰의 바탕 위에 중국 카드를 써서 북한 핵을 동결하고 반대급부를 줌으로써 장차 평화통일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놓고자 했다.
이 모든 일은 1991년 소련의 붕괴로 인해 냉전이 끝나면서 시작되었다. 글로벌 정치역학구도가 한 순간에 급변했고, 1992년 한중 수교가 이루어졌다. 그 이후 우리의 역대 대통령과 정부는 주어진 환경과 여건에서 나름 최선을 다해 남북한의 평화와 통일로 갈 수 있는 노력을 경주해왔다.
1992년은 壬申(임신)년이었고 올해 2016년은 丙申(병신)년이니 그간의 세월은 24년이다. 24년이란 세월은 어떤 노력이나 企圖(기도)의 성패가 확연한 윤곽을 드러내는 기간이다.
그 사이에 우리는 실패한 북한체제가 연착륙할 수 있기를 소망하면서 갖은 노력을 펼쳐온 셈이고, 북한은 3대 세습을 통해 권력의 일관성을 이어가는 한편 체제의 보위 수단으로서 핵 보유를 도모했으며, 자급자족을 통해 체제를 이어가고자 노력해온 셈이다.
그동안 우리 주변 정세 또한 엄청나게 변모해왔다.
무엇보다 국력을 키운 중국이 미국에게 도전장을 내밀면서 형세는 24년 전과 많은 것이 변했다. 그 사이에 죽어지내던 일본이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국력을 결집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고, 러시아 역시 서서히 과거 소련 제국의 위상을 회복하고자 한다.
이제 24년이 흐른 오늘에 와서 형세는 명확해졌다.
중국이 북한을 끼고 가는 한 북한의 핵을 폐기하고 개혁개방을 유도해내는 일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동아시아 일대에서 대국을 지향하고 패권을 추구하겠다는 중국의 목표에 있어 북한 체제의 유지는 오히려 더 긴요한 형국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미일 공조를 통해 중국을 압박함으로써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게 만드는 방책 역시 期待(기대)가 難望(난망)이다.
그러니 외부의 노력, 외교와 경제지원을 통해 북한을 개방하고 또 평화적인 공존 혹은 통일로 가는 길은 더 이상 어렵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따라서 이제 남은 ‘선택지’는 북한이 스스로 내부에서 붕괴하는 수밖에 없다. 이게 과거 24년에 걸친 노력의 결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답안이다.
나 호호당은 오래 전부터 결국 북한 체제가 2018-2020년 사이에 붕괴할 것으로 예측해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체제가 붕괴한다 해도 자동적으로 통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일이 발생할 경우 과연 중국이 어느 정도 개입하고 나서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명분상으론 남북한이 통일하겠다는 것을 막을 방법은 당연히 없겠지만, 붕괴한 북한이 우리에게 흡수되는 방식의 통일에 대해 중국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문제이다.
가령 중국은 남북한 통일이 될 경우 주한미군의 철수는 물론이고 한반도 전체를 중립화해야 한다는 안건을 러시아와 연계해서 들고 나올 공산도 대단히 크다. 또 거기에 대해 미국은 과연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일본 또한 쳐다만 보고 있진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국내의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하는 문제도 대단히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번 기회에 영세중립을 선언하고 그를 통해 외세의 간섭을 배제함으로써 민족자주를 성취해보자는 주장에서부터 통일한국이 된다 해도 당분간은 글로벌 리더 미국과 나란히 손을 잡고 가야 한다는 실리적인 주장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스펙트럼이 제기될 수 있다는 말이다. 즉 엄청난 국론분열이 뒤따를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미래를 내다보는 나 호호당은 이 대목에서 일반과 소위 전문가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길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다.
중국은 그간의 경제발전을 통한 자신감 회복으로 오늘에 이르러서는 과거 중화제국의 영광을 되찾고자 한다. 바로 中國夢(중국몽)이다. 더불어 공산당 1당 독재의 당위성을 보다 굳건히 하고자 한다. 그 바람에 중국은 과거와는 달리 대단히 팽창적인 정책을 들고 나섰다.
‘신형대국관계’란 말을 통해 이제 미국 당신들은 동아시아와 서태평양에서 물러가시오 하는 주문을 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남사군도와 센카쿠 열도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처럼 팽창과 도전의 중국이기에 북한을 어떻게 해서든 껴안고 가려고 하는 중국이다. 그렇기에 설사 남북한의 통일이 된다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통일한국이 중국의 영향권 안에 머물 때만이 허용할 수 있고 또 가능하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내비치는 중국이다.
그러니 남북한의 평화와 통일의 길에 있어 현재로서 가장 큰 장애물이자 암초는 사실 중국이라 하겠다.
그렇기에 중국 경제의 경착륙 또는 급격한 조정이 있을 경우 우리에게 미칠 악영향도 엄청나겠지만, 그로 인해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깎이고 발언권이 약해질 경우 남북한 문제 혹은 통일문제에 있어선 오히려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중국이 자신의 문제로 북한을 돌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 체제가 붕괴할 경우 뜻밖으로 남북한의 통일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 기회를 활용해서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남북한의 대치가 또 다시 이어질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는 지극히 제한되고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 본다.
2024년부터 우리 국운의 제3기 60년 순환이 시작된다. 남북한의 통일은 단기적으론 엄청난 시련이고 과업이겠지만 실은 그 길만이 우리가 다시 한 번 도약하고 번영할 수 있는 길이기에 통일은 멀지 않은 날에 문득 찾아들 것이다.
물론 통일 이후 남북한 사람들이 하나의 동질성을 갖추기까진 그 또한 수십년의 세월을 필요로 하겠지만 어쨌거나 그건 나중의 문제라 하겠다.
김태규의 희희락락호호당
http://www.hohodang.com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4
감동이에요1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