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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교보생명보험(사진)의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 교보생명은 주총을 통해 임기만료된 사외이사를 대신해 2명을 신규선임했는데 이들이 신창재 회장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 4명 중 2명이 신창재 라인이어서 사외이사의 견제 기능이 가능하기나 하겠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금융권 최초로 투명경영대상을 수상한 교보생명보험이 투명경영과 거리가 먼 행보로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임기 만료된 사외이사를 대신해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가 자사출신 인사인 것으로 드러나 이를 두고 잡음이 무성하다.
교보생명보험(이하 교보생명)이 이번 주총을 통해 신규 선임한 사외이사들이 과거 교보생명 부회장과 부사장을 지냈던 것으로 나타나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업계에서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금융권에선 보기 드문 오너경영인이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크다.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이 중요한 금융사에서 신 회장의 행보는 이사회 장악을 위한 전초작업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이사회 장악은 결국 금융사를 사금고화 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 12. 기준) ⓒ스카이데일리
임기만료 사외이사 보내고 ‘충신’ 선임…이사회 장악 ‘신호탄’ 분분
지난 2월 교보생명은 투명경영대상은 수상했다. 이 상은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을 한 기업에게 주는 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5단체가 선정하는 것으로 금융업계 수상자는 교보생명이 처음이다.
이 상을 받은 교보생명은 최근 상의 취지를 퇴색시킬 일이 벌어졌다. 경영진의 감시와 견제를 위해 영입하는 사외이사 4명 중 2명이 신창재 회장 라인인 것이다. 과연 투명경영을 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절로 나왔다.
교보생명 지배구조공시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달 25일 열린 주총에서 박영택, 하리 라잔(Hari R. Rajan), 이중효, 황성식 등 총 4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 자료: 교보생명보험. ⓒ스카이데일리
이번에 신규 선임된 인사는 이중효 전 교보교육재단 이사장과 황성식 현 삼천리 사장이다. 앞선 사외이사였던 김형철, 유필화 사외이사의 임기만료에 따라 신규 선임된 것이다. 그 외 박영택 사외이사와 하리 라잔 사외이사의 경우 각각 2012년, 2014년 최초 선임돼 최대 5년의 임기를 지낼 수 있는 모범규준에 의거해 재선임됐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신 회장과 이석기 전무로 구성된 사내이사진 2명과 사외이사 4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갖추게 됐다. 하지만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들의 출신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신임 사외이사 2명 모두 교보생명 출신 인사라는 점 때문이다.
이중효 전 교보교육재단 이사장은 지난 1970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상무, 전무, 사장을 거쳐 1997년 부회장까지 지냈다. 퇴임 이후에도 약 10년간 교보생명의 대산농촌문화재단 이사장, 교보교육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약 37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교보생명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 자료: 교보생명보험 등 ⓒ스카이데일리
사외이사로 신규선임된 황성식 현 삼천리 사장 역시 교보생명 CFO 겸 부사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특히 황 사장은 신 회장과 경기고등학교 학연으로도 이어져있다. 신 회장은 1972년, 황 사장은 1974년 경기고를 졸업했다. 황 사장이 신 회장의 후배인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사들로 사실상 사외이사들을 구성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된 인사들이 사외이사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드러낸 의견이 적지 않다. 신규 사외이사 2명 모두 교보맨이고 그중 1명은 고교후배로 신 회장이 이사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경제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독립성 결여된 사외이사진…사금고화 전락 ‘우려’ 제기
금융사의 건전경영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해 마련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르면 금융사 사외이사는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기능이 주된 업무다. 특히 이사회가 경영진과의 유착으로 견제기능이 약화되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총 이사 수의 과반수 이상을 외부 사외이사로 구성토록 하고 있다.
결국 금융사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가장 큰 목적은 독립성을 갖춘 외부인사를 통해 자칫 금융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경영진의 독단적인 결정을 견제하고 소비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교보생명의 이번 사외이사 선임은 이러한 모범규준의 방향과 궤를 달리하고 있어 업계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이사회 장악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 자료: 교보생명보험.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교보생명이 공시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내역에 따르면 2명의 신임 사외이사에 대한 후보제안자는 신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 회장은 이 전 이사장을 후보로 제안하면서 ‘회계·재무분야 전문성 보유 및 보험회사 경영분야 경험 겸비’를, 황 사장에 대해선 ‘회계·재무분야 전문성 보유’를 각각 추천 이유로 밝혔다.
이에 금융시민단체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동종 금융업계와 비교했을 때 다양한 분야의 후보군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난해말 열린 제3차 사추위가 밝힌 후보는 금융·경영·경제·재무 등 7가지 분야에서 총 102명의 후보가 선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많은 후보 중에서 공교롭게도 신 회장이 자신과 관련 있는 인사를 후보로 채택한 것은 분명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며 “특히 신 회장이 오너경영인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다분히 편향된 이사회 구성은 금융사가 사금고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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