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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제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정부는 지난 28일 ‘2016년 하반기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 브리핑의 핵심 사안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다. 정부는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과 조선 및 해운업 기업 구조조정 등의 위험요인 대응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0조원의 추경 편성을 포함한 20조원 이상의 재정보강이 추진된다. 정부의 정책에는 소비세 감면, 대규모 할인행사 등 민간 소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들이 총동원됐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층 증대에 대한 특별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서 내수 부진과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인한 교역의 감소는 경제에 치명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한국 경제의 미래인 해외 수출에 더욱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스카이데일리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브렉시트 등으로 인해 수출 전선에 빨간 신호등이 켜진 위기한 한국 경제를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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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수출을 바탕으로 세계 11위 교역국으로 올라섰다. 특히 지난해 기준 한국은 세계 6위 수출대국이다. 한국 경제는 이 같은 수출경제를 기반으로 지난 1953년 이후 약 40년만에 GDP가 3만2674배 올랐다. 그러나 대외변동성에 민감한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은 미국과 중국 등 경제대국의 보호무역주의 회귀 현상과 브렉시트로 표면화 된 탈세계화 등의 영향으로 자칫 3류 국가로 몰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에 수출을 위한 정부차원의 특단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사진은 수출컨테이너가 쌓인 부산항 ⓒ스카이데일리
정부가 비상이 걸린 한국의 수출 전선을 되돌려 놓지 못할 경우 향후 국내 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11위의 교역국인 한국에서 경상수지 감소는 경제 위기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의 수출이 부진하게 된 근본 원인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반세계화 경향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수출과 수입 금액은 직전년 대비 줄어들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2014년 수출액은 5727억 달러였으나 2015년에는 5268억원으로 줄었으며, 수입액은 2014년 5255억 달러에서 2015년 4365억 달러로 줄었다.
반면 무역수지는 전년도 472억 달러에 비해 두배 가량 증가한 903억달러를 기록해 한국이 지속적으로 무역 흑자를 보고 있는 중국과 미국의 견제가 심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전쟁 이후 3만배 성장한 한국경제, 지금도 국가 경제 메가기둥 ‘수출’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광복 이후 3만배 이상 경제가 성장한 국가다. 한국이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수출이 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은 박정희에서 전두환 정권으로 이어지는 한국식 자본주의, 즉 국가가 주도하는 동원형 계획경제를 통해 초고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두환 정권 때는 3저 호황(저유가, 저달러, 저이자율)으로 한국 상품들은 경쟁국인 일본의 우위에 설 수 있기도 했다.
수출 경쟁력이 막강했던 1981년부터 1997년까지 한국의 GDP 성장률은 평균 9%를 육박했다. 2%대 경제 성장률에 머물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수치다. 지속적인 수출 증대 결과 1953년 477억원이었던 한국의 명목GDP는 지난해 기준 1558조6000억원으로 3만2674배 증가했다.
▲ 자료: 한국은행 ⓒ스카이데일리
수출이 늘어날수록 한국은 대외변동성에 민감한 국가가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민총소득(GNI) 대비 수출입 비율을 나타내는 대외의존도는 2011년 113.5%, 2012년 112.8%, 2013년 106.1%를 기록해 3년 연속 100%를 상회했다. 비록 2014년 98.6%, 2015년 88.1%, 올 1분기 82.3%로 떨어졌으나 이는 30%대에 불과한 일본이나 미국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대외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경제는 미국이 기침을 하면 유럽은 같이 콜록거리지만 일본은 감기에 걸리고, 한국은 중병에 걸린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구조가 고착화되자 대외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아니라는 반대 의견도 있다. 이들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것은 한국의 경제 상황상 어쩔 수 없으므로 교역을 줄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독일은 대외의존도가 80%를 육박하지만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비상등 켜진 경제, 국가 이기주의 최악 결과물 ‘브렉시트’ 영향 이제 시작
그러나 무역의 필요성은 낮아지고 경쟁은 심화되면서 한국 경제는 비상등이 켜졌다.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 중국의 저성장, 공급과잉에 따른 보호무역 확대,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기술격차 축소, 자국 통화가치를 낮추는 등 환율전쟁 등이 원인이 돼 세계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라는 뉴노멀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 교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미국과 중국은 이미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고 있다. 영국 BBC는 최근 미국의 주요 대선후보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는 물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까지 모두 보호무역주의를 언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과잉으로 산업 구조조정에 들어간 중국 역시 한국에 대한 비관세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에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WTO 체계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됐다. 특히 브렉시트(Brexit)는 전 세계 경제학자들로부터 국가 간 공조가 무너지고 탈세계화가 진행되면서 나온 최악의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다.
▲ 자료: 관세청 수출입통계 ⓒ스카이데일리
영국 국민들은 EU로부터 얻는 것도 없다는 이유로 연간 27조원(2014년 163억파운드)에 달하는 분담금을 내는 것이 불만이었다. 여기에 이민자 유입으로 영국 국민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여론이 가세하며 국민투표에서 1.9%의 근소한 차이로 EU 탈퇴를 결정했다.
영국의 EU 탈퇴로 세계 경제는 거센 후폭풍에 휘말렸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24일 하루동안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2조800억 달러(약 2440조원)가, 한국에서는 47조원 가량이 증발했다.
브렉시트가 한국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9일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은 한국 재화와 서비스의 영국 수출은 총 수출의 4% 미만으로 큰 편은 아니지만, 국내 증시에서 영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세계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간접적이고 점진적일 것”이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절차는 최소 2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곽수종 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 세계가 동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브렉시트의 영향이 적다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브렉시트와 관련한 정부의 추경 예산에 대해서는 “일이 터지기 전에 좀 더 선제적이고 비전적이고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정부 브렉시트 대응책 일시방편…3~5년 수출대책 없으면 최악 ‘몰락의 길’
코트라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브렉시트’의 데미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채널을 가동해 무역보험 지급기간 단축 등 피해기업을 신속하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도 브렉시트에 따른 수출·성장 하방리스크를 축소하기 위해 3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긴급 수혈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의 행보는 일시방편일 뿐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브렉시트는 수출위주의 우리경제에 거센 파문으로 들이닥치는 시기가 앞으로 3~5년 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브렉시트 위기가 이제 시작이라는 진단이다. 이는 수출에 대한 중장기 대책을 지금 구체적으로 세워 대비하지 않으면 중기적으로 한국경제는 몰락의 길을 갈 수도 있다는 경고로 해석되고 있다.
따라서 수출정책을 진두지휘하는 범정부적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 직속의 수출 특별대책팀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상품의 지위를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민간차원의 일로만 맡길 경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할 것이라는 경고다.
코트라 상하이 무역관장 출신 김상철 G&C Factory 대표는 “수출시장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해 중국에 집중된 수출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맥시코 등 중남미 국가,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유라시아 인프라 시장 등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떠오르는 시장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며 “구매력이 증가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시장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현재 일류가 되느냐 삼류로 전락하느냐의 기로에 서있다”며 “어려운 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 유지를, 뜨는 시장에서는 점유율 확대를 해서 수출을 반드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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