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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류SPA(제조·유통·일괄형) 시장은 그동안 외국 기업들이 활개를 쳤다. 유니클로를 필두로 포에버21, H&M, 자라, 조프레쉬 등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매출 1조원에 돌파하며 SPA업계 부동의 1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에서 철수하는 브랜드가 생겨났다. 지난 3월 캐나다 브랜드 ‘조프레쉬’는 한국시장을 철수했다. 미국 브랜드 ‘포에버21’의 경우 경영난으로 신사동 가로수길 매장을 폐쇄했다. 해외 브랜드가 주춤하는 사이 토종 브랜드는 외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스파오, 에잇세컨즈, 미쏘, 탑텐(TOPTEN) 등 다양한 토종 브랜드들이 생겨났다. 이중 의류업체 신성통상의 SPA 브랜드 탑텐은 공격적인 확장으로 론칭 4년 만에 매장수를 124개(직영점 83개)로 늘렸다. 탑텐은 외형확장과 재고부담으로 실적이 악화되자 지난 4월 배우 송중기를 모델로 발탁해 실적 개선을 도모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신성통상의 둔촌동 사옥과 함께 탑텐의 업황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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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통상은 1990년대 패션부문에 진출해 ‘유니온베이’ 론칭을 시작으로 ‘올젠’, ‘지오지아’ 등을 선보였다. 2003년 패션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둔촌동 일대 대규모 사옥을 매입했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빌딩 가치는 약 430억원이다. ⓒ스카이데일리
40년 역사 장수기업인 신성통상이 서울 강동구 둔촌동 일대 사옥을 소유했다. 신성통상은 지난 2003년 회사 명의로 신성빌딩을 매입했다.
2003년은 신성통상이 가방전문수출업체 가나안에 인수된 이듬해다. 당시는 가나안에 인수된 신성통상이 패션사업 부문을 강화하던 시기였다. 신성통상은 유니온베이, 올젠, 지오지아 등 내수부문의 캐주얼 브랜드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듬해에는 신규 브랜드 폴햄을 기획해 론칭했다.
둔촌동 사옥은 새로 태어난 신성통상의 사옥으로 사용됐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신성빌딩은 대지면적 4070㎡(약 1231평), 연면적 19388㎡(약 5865평), 지하 3층, 지상 6층 규모다.
주영남 리얼티코리아 부팀장은 “신성빌딩의 시세는 대지면적 3.3㎡(약 1평)당 3500만원이며, 연면적 3.3㎡당 733만원이다”며 “이면도로에 위치한 신성빌딩 가치는 약 43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자체가 땅값이 저렴한 지역이다”며 “최근 거래 사례에 따르면 이면도로는 평당 3385만원, 대로변은 4000만원이다”고 덧붙였다.
토종SPA 탑텐 론칭 4년만에 124개 매장…무리한 확장 후 실적 하락
▲ 염태순 신성통상 대표
염태순(63) 신성통상 대표는 지난 2012년 글로벌 SPA브랜드에 맞서 탑텐을 론칭했다. 탑텐은 2012년 6월 서울 대학로 1호점을 시작으로 2015년 10월 대구 동성로 중앙점이 문을 열어 100호점을 돌파했다. 탑텐은 지난 5월 기준 직영점 83개를 비롯해 총 124개 매장을 보유했다.
탑텐은 토종 SPA 브랜드 중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탑텐이 성장하며 신성통상의 실적도 호전됐다. 특히 지난해 9월 실적 발표 이후 신성통상의 주가는 급등했다.
6월 결산법인인 신성통상의 2014사업연도(2014년 7월 1일~2015년 6월 30일)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보다 10.4% 증가한 8584억원, 영업이익은 47.1% 증가한 384억원, 당기순이익은 220% 증가한 6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탑텐의 무리한 외형 확장이 내실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실적이 하락했다. 신성통상의 연결실적은 ▲FY2013년 매출액 7777억원, 영업이익 261억원, 당기순이익 22억원 ▲FY2014년 매출액 8584억원, 영업이익 384억원, 당기순이익 68억원 ▲FY2015년 3분기(2015년 7월 01~2016년 3월 31일) 누적 기준 매출액은 6974억원, 영업이익 219억원, 당기순이익은 9억원이다.
FY2015 3분기 누적이 아닌 3분기(1월 1일~3월 31일) 실적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실적 하락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FY2015 3분기 신성통상은 매출액 2032억원, 영업손실 0.5억원, 당기순손실 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실적 발표 이후 2000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10월 13일 장중 한때 2315원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갱신했다. 그러나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하락세를 그린 신성통상의 주가는 7일 기준 1460원이다. 이는 52주 최고가 대비 37% 하락한 수치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6년 3월말 기준[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지오지아 ‘김수현’, 탑텐 ‘송중기’, 한류스타 통해 브랜드 인지도 높인다
염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했다. 탑텐의 생산량을 줄이고, 최대 20%까지 인원을 감축했다. 올 하반기부터 단계별 브랜드 정리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신성통상은 지난 1월 25년간 이끌어온 캐주얼 브랜드 ‘유니온베이’의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했다. 유니온베이 매장 210여개 중 상당수를 ‘탑텐’으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성통상에 따르면 브랜드를 정리하고 탑텐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신성통상은 탑텐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난 4월 새 모델로 배우 ‘송중기’를 선택했다. 송중기는 최근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명실상부 국내에서 최고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송중기의 몸값은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업계에서는 송중기의 몸값이 1년 전속 기준 톱스타 기준인 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국무원 신문판공실 운영 중국망 사이트에 따르면 송중기의 중국에서 받는 광고수익은 6개월 기준 1600만 위안(한화 약 28억원)에 달했다.
4월 11일 송중기 탑텐 모델 발탁 소식이 전해지자 주식시장에서 신성통상은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주가 상승이 이어지진 못했다. 업계는 주가 상승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과 관련, 송중기 효과에 대해 한계가 있다는 시각을 보냈다.
신성통산은 앞서 지오지아 모델로 김수현을 발탁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김수현 테마주 효과로 주가가 상승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2013년 7월 신성통상은 지오지아의 모델로 배우 김수현을 발탁한 바 있다. 김수현은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영화 ‘도둑들’,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연속으로 히트로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신성통상은 2013년 7월 김수현과 중국 지오지아의 광고모델 계약을 했다. 신성통상은 2013년 말부터 방영한 MBC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김수현 테마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신성통상 관계자에 따르면 “배우 송중기를 모델로 선정한 이유는 이미지 제고 목적으로 브랜드 홍보를 위해서다”며 “송중기 기용 이후 국내 탑텐 브랜드 인지도 상승은 물론 아직 매장이 없는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 지난4월 인기리에 종영한 태양의 후예는 한중 최초 동시방영됐다. 이 드라마로 제2전성기를 맞은 송중기는 국내광고 15편, 중화권 광고 6편을 찍으며 최고 대세남으로 떠올랐다.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 종영을 앞둔 11일 신성통상 탑텐 모델로 발탁됐다. [사진=탑텐]
염태순 대표 OEM 가방업체, 6000억대 매출 종합 의류회사 변신
1968년 의류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신성통상은 대우그룹의 계열사였다. 1973년 대우실업에서 인수했으며, 1975년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1983년 10월 대우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1986년 하이파이브(주)를 설립했다.
1990년대 ‘유니온베이’ 론칭을 시작으로 ‘올젠’, ‘지오지아’ 등을 선보였다. 그러나 1999년 대우가 워크아웃 대상에 선정되면서 부도를 맞았다. 염태순 가나안 대표는 2002년 법정관리 중인 신성통상과 하이파이브를 인수한 후 10개 이상의 브랜드를 론칭했다.
금감원 자료공시에 따르면 신성통상 주주는 가나안이 28.62%(4113만4460주)로 최대주주다. 염 대표는 21.60%(3103만9280주)를 보유했고, 계열사 에이션패션이 15.30%(2197만6900주)를 보유했다.
염 대표는 서강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가나안상사를 설립해 주로 OEM방식으로 가방 수출을 했다. 이후 나이키, 아디다스, 이스트팩 등의 브랜드 벤더로 사업을 키워가던 중 2002년 법정관리 중인 신성통상을 인수해 매출액 8000억대의 회사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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