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조차 추억이 되는 1박2일 함께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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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사람들]-초캠스토리

캠핑은 장비가 아닌 교감…게으른 공주·왕자는 사절, 트러블메이커 경고 3회 퇴장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7-10 18:51:58

▲ 캠핑동호회 초캠스토리는 장비가 없는 초보들에게도 문을 열어놓고 있다. 생긴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160여명의 회원들이 함께 캠핑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배근영(35), 최홍석(35), 박태진(29), 최은혜(34), 우호균(29)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하늘을 이불 삼고 자연을 벗 삼아 야외활동을 즐기는 캠핑이 인기 여가문화로 자리 잡았다.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캠핑 동호회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초캠스토리’는 지난해 8월 창단된 캠핑 동호회다. 4명의 멤버로 시작했던 모임이 불과 1년도 채 안 돼 200여명까지 회원수가 늘어났다. 최근 비활동 회원을 정리해 현재는 160여명의 회원이 남아있다.

초캠스토리는 ‘초보 캠퍼들의 캠핑 이야기’의 줄임말이다. 캠핑 초보들에게는 장비도 대여해준다. 막연히 캠핑을 희망했던 초보캠퍼들에게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것이다. 현재 우호균(29) 모임장을 비롯해 총 4명의 운영진이 모임을 이끌고 있다.

자연과 함께할 마음만 있다면…“누구라도 대환영”

처음 이곳에 발을 들여놓은 캠퍼들에게는 장비를 대여해 주지만 정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 장비를 갖춰야 한다. 준회원 때는 대여를 통해 장비에 대해 익히고 지식을 넓혀 나에게 맞는 개인장비를 갖추라는 운영진의 배려다.

신규 회원은 대여한 장비를 이용해 정기캠프·번개보임(비정기모임) 등에 참석하며 자연스럽게 정회원으로 발돋움한다.

기본 장비는 텐트·침낭·의자 및 개인 식기도구다. 다만, 여성회원들에게는 텐트를 제외시켜준다. 최은혜(34) 씨는 초보캠퍼를 배려하는 것에 끌려 가입해 현재 운영진으로 활동 중이다.

최 씨는 “가입 전 캠핑에 대한 관심은 있었으나 장비가 없어 망설여졌다”며 “초반에 별다른 장비 없이도 참여할 수 있도록 신입회원을 배려하는 제도가 있어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 초캠스토리 운영진 및 회원들은 캠핑의 매력을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함께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이란 점을 들었다. 캠핑을 하면 밖에서 텐트를 치고 음식을 만드는 수고로움조차 추억으로 남는다. 그리고 함께 캠핑을 한 회원과는 쉽게 친해지는 장점이 있다. ⓒ스카이데일리

모임장 우 씨를 비롯해 캠핑경력이 오래된 회원들의 도움으로 장비가 없는 사람도 캠핑에 도전할 수 있는 모임이 만들어졌다.

우 씨는 “어렸을 때부터 가족 및 친구들과 캠핑을 자주 가서 좋은 추억을 남긴 적이 많다”며 “이러한 좋은 경험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모임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장교 출신이다보니 군인 시절에도 간부·병사들 8~10명을 데리고 캠핑을 가는 것을 즐겼다”며 “그 당시 마련된 캠핑 장비들과 경험을 바탕으로 동호회를 만들 결심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캠핑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금물…‘같이 고생하고 같이 즐기는 것’

캠퍼들이 꼽은 ‘꼴불견 신입회원’은 일하기 싫어하는 티를 내는 사람이다. 다른 캠퍼들의 사진을 보고와서 캠핑이 그냥 먹고 놀고 즐기는 것이란 환상을 갖고 오는 사람은 이곳에서는 환영받지 못한다.

최은혜 씨는 “가끔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분들이 있다”며 “캠핑 자체가 야외활동이기 때문에 텐트설치, 식사준비, 설거지 등 해야 할 일이 많은데, 꿈적도 하지 않는 분들은 민폐다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물론 처음 와서 어색해서 뭘 해야 할지 몰라서 뻘쭘해 하는 것은 얼마든지 이해한다”며 “하지만 힘든 일은 피하고 먹고 즐기는 좋은 것만 하려는 일부 얄미운 사람들은 문제다”고 지적했다.

▲ 초캠스토리의 체계적인 운영은 회원들을 모으는 비결이기도 하다. 정기적인 모임일 때는 일정 계획표를 게시판에 미리 올려놓는다. 가까운 캠핑장의 경우 운영진이 사전조사를 한 뒤 섭외한다. [사진=초캠스토리 제공]

신입회원 최홍석(35) 씨는 “사람들이 모여 다함께 ‘무엇인가’를 한다는 점이 캠핑의 매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께 땀 흘려 텐트를 설치하고 음식을 준비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그 자체가 매력이라는 것이다.

모임장을 비롯한 운영진은 몇 가지 규칙을 정해 모임을 이끌고 있다. 운영안침은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회원들에게 공개된다. 규칙은 ‘뜨내기 회원’과 ‘트러블메이커’를 걸러내는 기준으로 삼는다. 일회성 모임이 아닌 장기모임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나름의 자구책인 셈이다.

다른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회원은 냉정하게 탈퇴시킨다는 것이 초캠스토리의 방침이다. 가령 술버릇이 안 좋을 경우, 폭언·욕설을 일삼는 경우, 회원 간 파벌을 조성해 대립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이 같은 사례가 발생 시 운영진은 해당 회원에게 ‘경고’한다. 경고가 3회 누적될 경우 이는 강제 탈퇴사유에 해당한다.

모임장 우 씨는 “단순히 회원 수를 늘려 덩치만 커지는 동호회가 되기보다 내실있는 단체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의미없이 회원수가 늘어나는 것보다는 소수더라도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진정한 캠핑족들로 모임을 채워나갔음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