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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영화 ‘아가씨’ 확장판이 상영됐다. 확장판은 기존 극장판에서 23분이 늘어난 168분 분량이다. ‘아가씨’는 팬덤이 형성되면서 반복관람을 하는 관객들이 많아 상영이 결정됐다. 아가씨는 칸느 영화제 진출작이다. 비록 수상에 실패하긴 했지만 박 감독은 칸느 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그의 영화 올드보이는 칸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올드보이는 최근 영국 BBC가 선정한 ‘21세기 위대한 영화’ 30위에 올랐다. 스카이데일리가 한국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박찬욱 감독과 그의 주택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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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 감독은 파주 헤이리 마을 안에 있는 보금자리에서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 그의 집 자하재(紫霞齋)는 건축가이자 대학 교수인 아버지 박돈서의 후배 김영준이 지었다. 이 건물은 지난 2005년 ‘건축가협회상 베스트 7’과 ‘한국건축문화대상 특선’에 선정될 만큼 독특한 설계와 건축미가 특징이다. ⓒ스카이데일리
박찬욱(53) 감독의 ‘올드보이’가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100선’에서 30위로 선정됐다. 올드보이는 박찬욱 감독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준 작품으로 박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세계적인 명장 반열에 올랐다.
위대한 영화 100선은 지난달 23일 영국 BBC가 전 세계 영향력 있는 영화 평론가 177명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작품이다. 66위를 차지한 김기덕 감독의 2003년도 작품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제외하고는 유일한 한국 작품이 ‘올드보이’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인해 흥행성을 인정받은 박 감독은 ‘올드보이’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박 감독은 이 영화로 2004년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비롯해 백상예술대상,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오포르토 국제영화제, 홍콩금상장영화제 등에서 최우수 작품상 및 감독상 등을 수상했다.
국내에서 누적 관람객 327만명을 기록한 이 영화는 해외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업계에 따르면 ‘올드보이’는 2004년도 이탈리아, 브라질, 러시아 등에 수출돼 해외에서만 400만 달러(한화 약 4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해 박 감독은 본인 영화 제작사인 모호필름을 설립했다.
▲ 미국의 인기드라마인 ‘왕좌의 게임’ 프로듀서 마이클 엘렌버그는 지난 31일 서울 코엑스 기자회견에서 영화 ‘아가씨’를 극찬했다. ‘아가씨’는 지난 6월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복귀작이다. 아가씨는 흥행에 성공해 팬덤을 구축하면서 지난 1일부터 확장판을 상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알함브라 궁전 모티브로 한 ‘파주 집 자하재(紫霞齋)’…한국건축문화대상 특선
올드보이가 개봉한 2003년은 박찬욱 감독에게 특별한 해였다. 파주 헤이리 마을에 위치한 박찬욱 감독의 집 자하재(紫霞齋) 착공을 시작한 해였다. 자하재는 2003년 04월 착공했다. 한달 뒤인 5월에는 장충동에서 올드보이가 촬영을 개시했다.
박 감독의 부친 박돈서의 후배인 김영준 건축가가 설계를 맡았다. 부친은 현재 아주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로 있는 건축가 박돈서다. 자하재라는 이름은 박돈서의 호(號)를 딴 것이라 한다.
자하재는 2005년 ‘건축가협회상 베스트 7’과 ‘한국건축문화대상 특선’을 수상한 건축물이다. 건축가 김영준은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을 모티브로 집을 설계했다. 흡사 미로처럼 생긴 이 건물은 정원을 벽과 벽으로 나눠놓아 어디서든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볼 수 있다.
자하재는 양쪽에 출입문을 통해 한 건물이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었다는 특징이 있다. 하나의 건물에 독립적인 두 개의 공간을 배치했다. 박찬욱 감독은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주택 2가구가 사용하는 이 집은 1층의 정원과 2층의 구름 계단을 통해 왕래가 가능하다. 그 사이에는 지붕이 없어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나가야 한다. 건물의 40%를 정원으로 할애했다. 모든 실내의 방에 대응하는 실외의 공간을 만든다는 원칙에 입각해 23개의 작은 마당을 만들었다.
자하재는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 외견상 미완인 듯 보이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린다. 주위에는 영화박물관, 서울액션스쿨, 마샬아트갤러리가 있다.
대지면적 546.66㎡(약 165평), 연면적 325.27㎡(98평),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다. 건물은 박찬욱 감독이 소유했다. 토지는 2005년 공유물 분할로 아내 김씨의 명의로 돼 있다.
이곳의 현재 토지 시세는 3.3㎡(약 1평)당 400만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한때 450만원까지 매매했지만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400만원 아래에서도 매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찬욱 감독 부부가 소유한 토지는 6억6000만원이지만 유명 건축가가 지었고 유명인이 살고 있는 주택이기 때문에 건물값은 쉽게 책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가 최근 BBC가 선정한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선’에서 30위로 선정됐다. 박 감독은 지난 2004년 ‘올드보이’를 통해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영화감독 반열에 올라 부와 명예를 얻었다. [사진=뉴시스]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난 영화인…첫 영화 실패 후 절치부심 세계적 명장 반열
박찬욱 감독은 금수저 집안이자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건축을 하는 부친과 서화(書畵) 수집을 했던 외조부 덕분에 이른 나이에 예술에 대해 눈을 떴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의 친동생 박찬경도 영화감독이자 설치미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감독 데뷔작은 1992년 이승철 주연의 ‘달은…해가 꾸는 꿈’이었다. 당대 최고 스타였던 이승철을 내세운 이 영화는 서울 관객수 6649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며 흥행 참패를 겪어야 했다. 이후 5년 동안 영화 감독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후 영화 ‘3인조’, ‘심판’ 등을 통해 일부 관객의 지지를 받았지만 대중적인 호응을 이끌지는 못했다.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가 누적관람객 570만명을 기록하는 히트를 하면서 단숨에 주목받는 감독으로 부상했다.
이 영화로 박찬욱 감독은 춘사대상영화제, 청룡영화상, 대종영화상,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에서 감독상과 최우수 작품상을, 시애틀국제영화제에서 신인감독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2002년 박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을 연출해 발표했다. 작품성은 인정을 받았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박 감독은 1년 뒤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올드보이’로 국내외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2005년 ‘친절한 금자씨’, 2006년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2009년 ‘박쥐’, 2013년 ‘스토커’ 등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널리 알렸다.
박찬욱 감독은 근친상간 등 금기 위반과 잔혹한 폭력 묘사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죄의식을 탐구하고 있다. 주인공을 통해 극단적으로 치솟는 감정을 차갑고 냉정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그의 영화는 찬반이 명확하게 갈린다.
지난 6월 박 감독은 김민희, 김태리 주연의 ‘아가씨’를 선보였다. 지난달 말 기준 누적 관객 420만명을 넘어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 ‘아가씨’는 ‘핑거 스미스’ 소설을 원작으로 하면서 조선 하녀와 귀족의 동성애 코드를 녹여낸 작품이다. 생애 첫 파격 베드신을 선보인 여배우 김민희는 ‘2016 디렉터스 컷 어워즈 with JIMFF’에서 이 영화를 통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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