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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신한금융그룹의 ‘허그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높은 신뢰도를 자랑하는 리딩뱅크 신한은행이 신한금융 자회사이면서 제2금융권인 신한저축은행의 상품을 대신 판매하고 있는데 대해 꼼수 판매 및 공정거래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신한창조금융플라자의 신한저축은행 본점영업부 ⓒ스카이데일리
최근 신한은행의 도 넘은 영업행태가 금융소비자들의 비판을 사고 있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제1금융을 이용해 금리가 높은 제2금융의 영업을 대신 해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상품은 신한은행이 지난 2013년 출시한 상품 허그론이다.
19일 금융권 및 금융소비자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저축은행의 성장세가 눈에 띨 만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5%에 불과한 저금리 기조로 인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은행에 예금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저축은행 총 수신거래액은 40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조3000억원이나 증가했다.
대출 역시 마찬가지다. 올 초 도입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으로 시중은행의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대출 요건이 낮은 제2금융권으로 대출수요가 몰리고 있다. 특히 신용도가 낮아 제1금융권 문턱을 넘기 힘든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의 발길이 저축은행으로 몰리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16년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상반기 대출금(누적)은 39조46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2조1673억원 보다 22.7%나 증가했다.
저축은행들 역시 최근의 호재를 그냥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고 있는 양상이다. 중금리 상품을 앞세워 대출 수요를 늘리고 있다. 물론 성과도 있다. 일례로 SBI저축은행의 대표상품 ‘사이다’는 출시 8개월만에 실적 1200억원을 돌파했다. 이달 6일에는 30개 저축은행이 일제히 서울보증보험 연계 중금리대출상품 ‘사잇돌2’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는 여론이 많다. 전문가들 역시 적지 않은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편리함을 앞세운 중금리 대출의 인기가 높아질 경우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규 대출자를 제한하는 방안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금감원 역시 지금과 같은 상황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저축은행 실적 발표 당시 금감원은 “저신용자 대출비중이 높은 업권의 특성을 감안하면 최근 경제상황과 금융시장 변동성 등에 따른 부실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신한은행, 자회사 신한저축 상품 대신 판매…1금융의 2금융 영업 ‘말이 되나’ 논란
이처럼 최근 저축은행 중금리 상품의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리딩뱅크를 자처하고 있는 신한은행 마저 중금리 대출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일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객신용도가 높은 ‘신한은행’의 이름을 빌려 신한금융 자회사인 신한저축은행 상품을 팔고 있는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신한은행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허그론은 2013년 7월 출시된 신한금융그룹의 대출상품이다. 신한은행 영업점에서 한도 및 금리를 바로 조회하고 신한저축은행에 대출신청을 할 수 있는 중금리 상품이다. 지난 8월 23일 대출 누적 금액이 1000억원을 돌파했을 정도로 수요가 꾸준한 상품이기도 하다.
▲ 신한금융은 허그론에 대해 금융권 최초로 ONE-Stop 서비스를 구축해 금융소외계층의 고금리시장 유입을 줄이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신용등급과 금리에서 타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상품에 비해 큰 혜택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신한은행 본점 ⓒ스카이데일리
대상고객은 재직기간 3개월이 넘은 급여소득자이다. 신용등급에 따라 최저 6.2%에서 최고 16.5%의 금리로, 최대 3천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허그론’은 금융권 최초로 ‘ONE-Stop 서비스’를 구축해 금융소외계층이 고금리 시장으로 유입되는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신한은행 3개 지점(서초동, 서초남금융센터, 남부터미널금융센터 지점)을 직접 방문해 허그론 상품에 대해 알아봤다. 허그론 상품에 대해 문의를 하자 직원은 “정확하게는 신한은행의 상품이 아니다”며 “신한은행에서 대출이 불가능한 고객에 한해서 저축은행 상품에 대신 가입신청해주는 프로세스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허그론이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 저축은행 상품을 바로 이용할 때와 동일했다. 신한은행을 거치면 신용등급이 덜 하락하는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직원은 “기본적으로 저축은행의 상품이기 때문에 신용등급 하락을 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금리 역시 저축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직원은 “어느 정도 금리혜택이 있다”고 말하긴 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신한저축은행에 확인해본 결과 “상품별로 금리가 다르게 적용되며, 허그론을 포함한 상품을 많이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고객을 유인하는 신한은행과 막상 상품을 판매하는 신한저축은행의 설명이 다른 셈이다.
실제로 신한저축은행 공시정보에 따르면 허그론 연 6.2%~16.5%, 햇살론 7~9%, 참신한 중금리대출 연 6.4%~18.9% 등으로 중금리 상품들은 대부분 금리에 큰 차이가 없었다. 신한은행을 연계함으로써 신용등급과 금리부분에서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사실상 없었다.
리딩뱅크 이름 빌려 제2금융 중금리 대출 유도…“잠재적 신용불량자 양산” 시선
신한은행 측은 “저축은행 지점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고객들이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고객들이 신한은행 지점들에서 저축은행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일 뿐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금융소비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대출을 꺼리는 금융소비자들을 마치 신한은행의 대출상품인양 안심시켜 자회사의 실적을 올려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1금융권에 비해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을 의도적으로 팔아 잠재적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강도 높은 비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 허그론은 신한저축은행의 대출 상품이지만 신한은행 창구를 통해서만 신청이 가능하다. 이에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은행을 이용해 저축은행의 고객층을 확보하려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신한은행에 따르면 허그론은 저축은행에서는 접수할 수 없고 신한은행 창구를 통해서만 가입가능하다. 기존 저축은행 등의 제2금융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금융소비자들을 안심시켜 높은 금리의 대출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신한은행 세 지점의 직원들은 한 목소리로 “타 금융지주사들도 모두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이 역시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금융지주와 함께 대한민국 4대금융지주로 꼽히는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등에 확인해본 결과 허그론과 같은 상품은 존재하지 않았다. 제1금융권의 이름을 빌려 자회사 저축은행의 실적을 올리는 행위는 하지 않고 있었다.
농협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은 “은행에서 저축은행 상품을 소개해주는 경우는 있지만 실제로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직접 저축은행을 방문해야한다”고 말했다. KB저축은행은 “인터넷 가입 상품의 경우에는 국민은행에서 가입을 도와줄 수는 있지만 KB은행을 이용해야만 가능한 저축은행 대출 상품은 없다”고 대답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신한은행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공정거래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은행이 저축은행의 상품을 대신 가입시켜줄 경우 금융지주에 속하지 않은 다른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신한은행의 행태는 일종의 ‘알선 행위·일감몰아주기’로 비춰질 여지가 충분하다”며 “상품을 소개시켜주는 것에서 그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 금융국장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제한되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만약 저축은행 상품을 알아보러 온 것이 아닌 소비자에게 저축은행 상품 가입을 권유한다면 이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나 다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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