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家 배다른 방계 장남, 두동생 챙기기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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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583>]-대림비앤코

상장사 통해 막내아우에 매년 백억대 일감…둘째동생 초호화빌라 사주기 시선

정성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11-16 00:05:50

▲ 부동산업계 및 재계 등에 따르면 대림가 방계기업인 대림비앤코의 오너 일가는 가족 간에 퍼주기 행태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장남은 막내동생이 경영하는 기업에 매년 수백억대 일감을 몰아주는가 하면 둘째동생이 벌이는 초호화빌라는 가족들이 고가의 호실을 사기도 했다. 사진은 대림비앤코 오너 일가 소유 호실이 들어선 유엔빌리지 내 루시드하우스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대림그룹 방계기업인 대림비앤코 오너 일가의 행보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오너 일가 전체가 사기업 챙기기에 적극 가담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가족 간에 퍼주기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14일 재계 및 대림비앤코 등에 따르면 상장기업인 대림비앤코는 대림그룹 창업주 고 이재준 명예회장의 둘째아들인 이부용 대림비앤코 고문과 그 일가가 이끌고 있는 기업이다.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배 다른 동생이 바로 이 고문이다.

위생도기, 기타 욕실 건자재 및 서비스(비데, 수전금구, 타일본드, 부속, 욕실리모델링) 등의 제조·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대림비앤코는 오랜 기간 형제 기업인 대림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독자노선을 걸어왔다.

사업적인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연관성을 띄었지만 소유구조에서 만큼은 선을 그었다. 대림비앤코는 물론 종속·관계기업들 모두 대림그룹이 계열사가 아닌 방계기업으로 분류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재 대림비앤코는 이 고문의 자녀들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상태다. 이 고문의 장남 이해영 부회장이 대림비앤코의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이 부회장 소유 대림비앤코 지분율은 29.39%에 달한다. 이 외에도 이 고문(0.35%), 삼남이자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해서 대림바토스 부사장(9.42%) 등도 지분을 갖고 있다.

대림家 방계 대림비앤코 오너 일가, 가족 구성원들 ‘사기업 배불리기’ 행보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최근 이부용 고문과 그 자녀들은 사기업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림비엔코 오너 일가는 상장기업을 이용해 일감을 몰아주는가 하면 직접 부동산을 매입해주기도 했다. 수혜자는 모두 오너 일가의 사기업이었다.

금감원 및 대림비앤코 등에 따르면 장남 이해영 부회장은 자신이 경영을 맡고 있는 상장기업 대림비앤코를 이용해 동생인 이해서 부사장의 주머니를 불려줬다. 정확히는 이 부사장이 지분의 46%(2015년 말 기준)를 보유한 대림바토스에 매 년 수백억원대의 일감을 몰아줬다.

대림바토스의 최근 3년간 매출액 및 내부거래액(내부거래액 비중) 추이는 △2013년 344억원, 78억원(22.7%) △2014년 383억원, 103억원(26.9%) △2015년 498억원, 108억원(21.7%) 등을 각각 나타냈다.

이 고문의 차남인 이해성 대림디앤아이 사장도 가족들의 도움을 받았다. 대림디앤아이는 지난해 말 기준 이 사장이 지분의 80.74%를 보유한 기업이다. 사실상 이 사장 개인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동산 개발 및 분양임대 등이 주요사업이다.

대림디앤아이는 대림그룹은 물론 대림비앤코와도 명확하게 분리돼 있다. 가족기업인 대림비앤코의 특수관계자 현황에서도 이 기업의 이름은 명시돼 있지 않다. 이 사장이 대림비앤코의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영에도 관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성 사장은 사업적인 측면에서 만큼은 가족들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사장 소유의 대림디앤아이가 시공한 빌라 호실 중 이 사장의 가족들이 소유한 호실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업계 등에 이 사장은 2005년 대림디앤아이 설립 후 첫 사업으로 우리나라의 손꼽히는 부촌인 유엔빌리지 내에 15가구짜리 초고급빌라인 루시드하우스의 시행을 맡았다. 시공은 강남 최고급 빌라 건축으로 유명한 상지건설에게 맡겼다. 2007년 7월 준공을 마친 이 빌라는 A·B 2개의 동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 동은 지하 2층·지상 4층 구조로 돼 있다.

▲ 상장기업인 대림비앤코는 대림그룹 창업주 고 이재준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 이부용 대림비앤코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 대림비앤코는 형제기업인 대림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독자의 노선을 걷고 있다. 사진은 대림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루시드하우스는 한강과 남산 조망을 동시에 갖춘 초호화 빌라의 면모를 갖춰 분양 초기부터 쭉 업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초기 분양가만 40억원을 웃돌았던 이 빌라는 현재도 ‘강북에서 가장 비싼 빌라 중 하나’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유엔빌리지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루시드하우스 빌라 한 호실이 59억원에 매매된 적 있다”며 “이를 감안했을 때, 현재 빌라 한 호실당 약 60억원선의 가치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빌라 내에는 이 사장을 비롯해 부친인 이부용 대림비앤코 고문, 형인 이해영 대림비엔코 부회장 등이 개인 명의로 소유한 호실이 위치해 있다. 세 사람이 소유한 빌라 호실은 모두 전용면적 244.5㎡(약 74평)다. 해당 빌라의 호실 개수가 15개인 점을 감안하면 가족들이 전체 물량의 13% 가량을 책임져 준 셈이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대림그룹과 하나의 뿌리를 공유하는 대림비앤코의 오너 일가는 가족 구성원 소유 사기업 배불리기에 여념이 없는 행보를 보였다”며 “특히 오너 일가 사기업 지원에 상장기업인 대림비앤코를 이용됐다는 점에서 강도 높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성문 기자 mooni@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