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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G엔터테인먼트의 신사업을 맡고 있는 자회사 YG플러스(사진)가 화장품 사업에서 한류스타 지드래곤을 모델로 내세우고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엔터업계에서는 빅뱅이 벌어온 돈이 YG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자회사 YG플러스로 새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엔터재벌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이하·YG)가 신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류스타 지드래곤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를 했지만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자회사 YG플러스 계열사를 통해 지난 2014년 화장품 브랜드 ‘문샷’을 론칭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회사 측은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YG플러스는 YG와 제휴를 맺고 있던 화장품회사 코드코스메인터내셔널(이하·코드코스메)을 자회사로 지난해 편입했다. 코드코스메는 코스온의 홍콩 자회사였다. 현재 버버리지사장 출신 장재영 대표가 코드코스메를 이끌고 있다. 앞서 지난 2014년 YG플러스는 코스온으로부터 코스온과 중국 환야그룹의 합작법인인 CODECOSME CO., LIMITED의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YG플러스는 다른 계열사를 통해 화장품 사업 외에도 골프매니지먼트, 모델 매니지먼트, 외식 프랜차이즈 등을 영위하고 있다. YG플러스의 대표는 양민석 YG대표가 맡고 있다. 코드코스메의 최대주주는 YG플러스(91.5%)고 YG플러스의 최대주주는 YG(37.63%)다. 그리고 YG의 최대주주는 양현석(17.62%)이다. 즉 코드코스메는 YG의 손자회사이며, 양현석 대표는 ‘YG→YG플러스→코드코스메’ 구조를 통해 코드코스메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해외팬들만 아는 ‘문샷’…국내소비자들 “관심없다” 반응 없어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2016년 11월 10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만난 외국인 소피(Sophie·30)는 ‘지드래곤’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드래곤 때문에 문샷의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Not Really(그저 그렇다)”라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이어 주변 친구들이 ‘문샷’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내 주변에서는 (색조화장품) 컬러가 너무 밝고 피부에 딱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다”고 답했다.
요우커가 많은 명동에서도 비슷한 의견의 관광객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 미야(MIYA·31)는 “중국에서는 지드래곤이 유명해 주변에서도 (지드래곤) 향수를 구매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며 “그러나 지드래곤 때문에 화장품을 사지는 않는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어 “우리 나이대는 모델만 보고 화장품을 구매하지는 않는 편이다”며 “사더라도 남자모델이 아닌 송혜교와 같은 여자모델을 보고 살 것이다”고 말했다.
문샷 매장 바로 앞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요시다 나나코(Yosida Nanaco·25)씨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드래곤에 전혀 관심이 없고 문샷도 모른다”고 답했다.
▲ 문샷은 해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동지역에만 4개의 매장이 있다. 매장입구에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가수들 사진으로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사진은 왼쪽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세계면세점, 롯데 영프라자점, 신사동 가로수길(지드래곤향수), 명동 매장 ⓒ스카이데일리
국내 소비자들 역시 냉랭한 반응 일색이었다. 우선 브랜드 자체를 모르는 이들이 절대 다수였다. 혹 알더라고 “관심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조수연·장솔(21)씨는 “문샷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이미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어서 새로운 브랜드에 관심이 덜하다”고 전했다. 직장인 박혜진(32)씨 역시 “피부에 맞춰서 화장품을 사용하다보니 원래 사용하던 제품만 구매한다”며 “문샷을 알긴 하지만 구매할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접근성과 홍보부족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민다혜(24)씨는 “처음 들어본 것은 결국 홍보 부족인 듯하다”며 “새로운 브랜드가 하도 많이 생기니 더욱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한류스타 마케팅 한계…시너지보단 무리수 ‘시선’ 다분해
문샷 매장 관계자에 따르면 매출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다. 해외 공략이라는 문샷의 원래 의도에는 부합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류스타 마케팅은 단기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타깃이 팬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브랜드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문샷 매장 관계자는 “남자모델(지드레곤)을 기용하다보니 고객들이 여성 브랜드라는 인지를 못하는 것 같다”며 “지드래곤만 보고 들어오는 일부 외국인들은 문샷이 여성화장품이 맞냐고 재차 확인한다”고 했다. 이어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도 지드래곤 향수나 캐릭터인형 등 빅뱅 멤버와 연관 있는 제품이지 화장품 종류는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코드코스메 측은 빅뱅 지드래곤 향수로 불리는 ‘지디 오 드 뚜왈렛’이 출시 3일 만에 1만개가 팔리며 하루 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지드래곤의 팬들이 향수를 사서 매출을 올려주고 있는 셈이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업계 등에 따르면 지드래곤의 계약기간은 올해까지고 내년부터 YG의 또 다른 아이돌 그룹 아이콘이 문샷의 모델로 활동할 예정이다.
실적 부진에 대해 코드코스메 관계자는 “아직 출시한 지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사업 초기 단계기 때문에 좋은 서비스와 품질로 승부하기 위해 초반에 비용을 투자하는 것을 감수하고 있다”며 “단기간에 판매수익을 뽑아내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류스타 마케팅을 점점 줄여나가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다”며 “사실 소속가수를 앞세워 돈을 벌거면 제품(Goods; 사진, DVD, 각종 소품 등 연예인 관련된 파생 상품)을 파는 게 훨씬 더 이익이겠지만 YG의 스타일리시한 이미지를 뷰티사업으로 확장해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데 사업목적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드코스메 측에 따르면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내년 하반기에는 중국 대표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도 문샷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현재 문샷은 국내매장보다는 해외매장수가 더 많다. 싱가포르 및 말레이시아 세포라에 27개, 홍콩 SASA프리미엄 매장에 32개 총 59개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실적부진을 겪고있는 코드코스메는 YG플러스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소속가수 지드래곤과 태양이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 13억원(지드래곤 10억원, 태양 3억원)을 지난 1월 코드코스메에 지원했으나 실적은 호전되지 않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드코스메는 누적 실적은 ▲2016년 3월 기준 매출액 12억원, 당기순손실 10억원에서 ▲2016년 6월 기준 매출액 50억원 당기순손실 23억원 ▲2016년 9월 기준 매출액 84억원 당기순손실 36억원을 누적 기록해 흑자 전환 없이 손실 규모가 증가했다.
종속회사의 실적부진으로 YG플러스의 실적 역시 악화일로를 겪고 있다. 금감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년간 YG플러스의 연결 실적은 ▲2012년 매출액 306억원, 영업손실 24억원, 당기순손실 20억원 ▲2013년 매출액 202억원, 영업손실 24억원, 당기순손실 29억원 ▲2014년 매출액 102억원, 영업손실 16억원, 당기순손실 35억원 ▲2015년 매출액 292억원, 영업손실 70억원, 당기순손실 45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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