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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은 우리의 생명이다’는 말이 있다. 산림은 인간에게 산소, 수자원, 먹거리, 임산자원 등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지난 2012년 산림과학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산림의 경제적 가치는 무려 109조원에 달한다. 이중 ‘이산화탄소 흡수와 대기 정화 기능’의 가치는 22조6000억원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우리의 소중한 산림 자원이 도시화 등으로 사라지고 있다. 일부 국유림은 불법 무단 점유로 황폐해졌다. 국유림 무단 점유가 빈번한 이유는 단속이 허술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국유림은 개인이 아닌 국민 모두를 위한 공유재산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국유림 무단점유의 심각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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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재산인 국유림에 대한 무단 점거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취재결과 국유림 훼손은 주로 경작용지로 남용되고 있었다. 사진은 국유림을 무단 점유한 단양시의 한 과수원이다. 사진의 붉은 선 위쪽이 무단 점유된 지역이다. ⓒ스카이데일리
[충북 단양=이경엽 기자] 국민 모두에게 소중한 국유림이 경작지 등으로 불법 전용돼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관리 인력 부족과 솜방망이 처벌 등으로 국유림 훼손 현상이 전국적으로 고질적 병폐가 됐다는 지적이 높다.
국유림 무단 점유…벌채, 수질 오염 등 환경 훼손 심각
기자는 충청북도 단양시에 위치한 한 과수원을 찾았다. 숲으로 보전해야 할 땅을 과수원으로 쓰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곳이다.
소백산국립공원 자락에 있는 해당 과수원은 한강의 지류인 개천을 옆으로 끼고 넓게 조성됐다. 지도상으로는 분명 개천과 과수원 사이에는 숲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숲 대신 사과나무 행렬이 개천까지 이어졌다.
지속적인 경작의 흔적이 보인 가운데 인근 개천은 심각하게 오염됐다. 플라스틱 대야, 비료 포대, 정체를 알 수 없는 쓰레기 등이 개천 위를 둥둥 떠다녔다.
이곳을 안내해준 단양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숲으로 보전해야 할 국유림을 과수원으로 무단 확장해 단속에 적발된 사례”라며 “과수원 주인으로부터 매년 변상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자료 : 김철민 의원실, 산림청 제출자료 2016년 8월 기준 ⓒ스카이데일리
단양군에 있는 또 다른 국유림 무단 점거 현장을 찾았다. 이곳 역시 본인이 소유한 밭의 경계를 넘어 들어가 무단으로 나무를 벌채하고 산림을 훼손시킨 곳이다.
읍내에서 30분 이상 차를 탄 후 도보로 20분 넘게 올라갔다. 깊은 산속에는 기자의 허리 정도 높이까지 올라오는 엄나무가 산비탈에 심어져 있었다. 인공적으로 엄나무 밭을 조성했음을 금새 확인할 수 있었다. 밭 주위를 둘러싼 높은 나무들은 이곳이 원래 무성한 숲이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지난 수십년간 엄나무 밭을 일군 김모씨는 정부에 적발된 이후 변상금을 물고 있었다. 그는 “계속 농사를 짓다보니 자연스럽게 밭이 확장됐다”며 “어디까지가 밭이고 어디까지가 숲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김씨의 주장은 신뢰성이 낮다는 것이 산림청 관계자의 견해다. 포털에서 제공하는 지도를 이용할 경우 자신이 소유한 토지의 경계를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포털들은 GPS기능과 지적편집도를 기반한 지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국유림 관리를 맡은 산림청 관계자는 “물론 구체적인 면적은 전용 측량기를 통해서 알 수 있지만 대략적인 토지관계는 일반인들도 지도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산가액 1.2% 불과 솜방망이 변상금, 미납액 100억원 넘어
전국에 개인이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국유림은 여의도 면적에 버금간다. 산림청 관계자에 따르면 무단 점유 토지 대부분은 개인이 소유한 경작지나 주거지 인근에 있다. 대부분 경작지나 주거지를 무단으로 확장시키는 과정에서 산림을 파괴시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철민(더민주) 의원이 산림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산림청이 보유·관리하는 국유림 가운데 개인 등이 무단 점유한 국유림 적발 건수는 총 5943건에 달한다.
총 면적은 757만3500㎡(약 230만평)으로 행정구역상의 여의도 면적인 839만6210㎡(254만평)과 비슷한 규모다. 유형별로 경작용이 2389건을 기록해 가장 많았고, 주거용이 2082건을 차지했다. 면적으로도 경작용이 가장 넓은 539만㎡(163만평)를 차지했다. 반면 주거용 은 49만㎡(15만평)이다. 이외 공공시설, 산업용, 종교시설 등으로 남용됐다.
▲ 충북 단양에 있는 사진의 엄나무 밭은 국유림 무단 점유의 한 단면이다. 사진 하단에 있는 수풀이 있는 곳은 본래 나무가 우거진 숲이었다. 그러나 엄나무 밭을 조성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나무를 베어낸 모습이다. ⓒ스카이데일리
무단점유 국유림은 원상 복구가 원칙이다. 다만 일부에 대해서는 인허가권자인 산림청이 정식으로 임대를 주거나 변상금을 부과하는 조치를 취한다.
국유재산법 72조에 따르면 국유재산의 무단 사용에 따른 변상금은 정식 임대료의 120%다. 국유재산법 시행령에 따른 정식 연간 임대료는 경작용은 해당 토지 가격의 1%, 주거용은 해당 토지 가격의 2%이다. 즉, 변상금은 경작용일 때는 해당 토지 가격의 1.2%, 주거용일 경우 해당 토지 가격의 2.4%에 불과하다.
산림청 관계자는 “100만원 이상 고액 미납자에 한해서 강제징수를 하지만 대체로 체납자의 개인 사정 등을 감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변상금을 부과해도 미납하는 경우도 많다. 단순 납부지연부터 체납자 재력부족까지 다양한 미납사유가 있다. 전국 변상금 미납액은 110억원을 육박한다.
국유림 무단 점유가 빈번한 이유로는 단속이 허술하다는 의견도 많다. 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관리 인력 부족 때문에 정기적으로 무단점유 여부를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신고가 들어오면 나가서 확인하는 정도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철민 의원은 “매년 국유림 무단 점유가 줄어들지 않고 변상금을 부과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 등 산림청의 제재조치가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변상금 부과 미납액이 발생하지 않도록 체납자 재산조사 등 처분을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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