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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1·4호선 창동역에서 4·7호선 노원역 사이 약 57만㎡에 이르는 지역을 도시재생사업 집중 지역으로 묶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플랜을 보면 대형공연장 서울아레나 건립, 지식형 R&D 특화산업단지, 동북권 창업센터, 문화산업 및 창업단지 조성 등이다. 시는 이 같은 개발계획 중 우선투자사업으로 지난 4월 1·4호선 창동역 1번 출구 앞에 ‘플랫폼창동61’을 조성했다. 시는 이 사업을 한시적이라고 밝혔다. 이곳은 오는 2022년 이후 복합환승센터로 새로 개발될 방침이기 때문이다. 시는 플랫폼창동61을 통해 침체된 서울 동북권 지역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재생사업 ‘붐업(Boom-up·마중물)’을 일으킬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곳은 서울시 의도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인근 주민들과 플랫폼창동61에 입점한 점주들에 따르면 이곳은 서울시의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업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가 지난 4월 개장 이후 침체 일로를 겪고 있는 플랫폼창동61을 현장 취재,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점과 대책 등을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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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동북권의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장밋빛 비전으로 사업을 벌인 ‘플랫폼창동61’(사진)이 침체에 빠져 있다. 시민들은 볼거리가 없는 것이 침체원인이라고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이곳에 입주한 상인들 또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청와대와 서울시 등에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박원순 서울시장의 전시 행정에 불과하죠”
플랫폼창동61에 입점한 한 점포 점주의 말이다. 지난 4월 문을 연 플랫폼창동61이 방문객과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지 못한 채 침체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창동61은 1·4호선 창동역 1번 출구를 나와 왼쪽편에 위치했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안에 있다. 1층은 시설이 없는 공영주차장이며 2층부터 3층까지 있는 구조다. 그래서 플랫폼창동61은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이었다. 지상에서 계단을 올라가자 다양한 색상의 컨테이너박스들이 쌓여 있었다. 컨테이너는 이름에 걸맞게 61개다.
이곳은 연면적 2456.73㎡(약 743평), 건축면적 2241.98㎡(약 678평)이다. 61개의 컨테이너가 적층돼 있다. 스튜디오의 경우 평당 5500원의 사용료를 내고 있으며, 입점 점포들은 매출액의 일부(매장별 상이)를 지불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2층에는 공연 공간인 레드박스(Red Box)와 사진전시관인 갤러리510 포토스튜디오를 비롯해 패션스튜디오, 패션숍, 레스토랑, 카페, 운영사무국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중 의류 편집숍인 ‘믹샵’은 현재 누적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계약 해지 후 문을 닫은 상태였다. 3층에는 음악 스튜디오, 푸드 스튜디오, 음식점 등이 위치했다.
▲ 자료 : 서울시 ⓒ스카이데일리
플랫폼창동61은 지역 이미지쇄신을 위한 ‘붐업(Boom-up)’ 사업의 일환이다. 공연장, 음악 스튜디오, 음식점, 패션숍, 카페 등의 다양한 문화 시설이 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에는 특히 록밴드 시나위 멤버 신대철, 랩퍼 MC메타 등 6팀의 음악인이 입주하기도 했다.
이곳 문화시설의 핵심은 음악 공연이다. 공연 장르는 록(rock), 일렉트로(electro), 힙합(hip-hop), 월드뮤직(world music), 국악, 재즈(jazz) 등 다양하다. 공연은 플랫폼창동61 협력 음악인들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공연풀은 밴드 김반장, 윈디시티 등 총 204명이다. 위탁 운영사인 메타기회컨설팅은 “공연이 기존 대중음악이 아닌 록, 힙합, 국악 등 장르음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장밋빛 전망 빛 바래진 채 방문객 발걸음 없어…“가도 볼 것 없어”
평일 낮 1시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기는 어려웠다. 음악 스튜디오가 밀집돼 있는 3층에는 당연히 방문객이 적을 수밖에 없겠지만 음식점과 카페 등이 있는 2층에도 방문객의 발걸음이 뜸했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거주하는 최미경(가명·여)씨는 남자친구와 함께 한바퀴를 둘러보던 참이었다. 이곳에 대한 첫인상을 묻자 곧바로 그는 “볼 게 없다”고 짧게 답했다.
방문객 김인영(17·여)양은 컨테이너 박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러 왔다. 김양은 “오픈 당시 연예인들이 온다고 해서 공연 보러 온 적은 있지만 이후에는 공연을 보러 온 적은 없다”며 “학교가 근처라서 지나가는 길에 간간히 사진을 찍기 위해 온다”고 했다.
플랫폼창동61 인근에 사는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정주부 김애란(가명·여)씨는 “가도 볼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행사를 하더라도 홍보가 부족해 어떤 것을 하는지 잘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흑자 없는 적자 신세 이어가는 점포들…청와대·박원순 시장에 호소
▲ ‘플랫폼창동61’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적어 썰렁한 분위기만 감돌았다. 점주들은 당초 음악 공연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손님들이 북적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상황은 그 반대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플랫폼창동61에 입점한 점주들은 방문객의 수가 저조한 것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갖고 있었다. 점주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4월 오픈 직후 반짝 특수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적자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점주들은 당초 음악 공연이 많기 때문에 유명 가수들이 찾아와서 일반 손님들까지 끌어오는 청사진을 그렸다.
익명을 요구한 A음식점 직원 B씨는 “영업하는 입장에서 공연은 큰 의미가 없다”며 “공연이 있어도 인지도가 낮은 음악인들의 공연이 많다 보니 영업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플랫폼창동61은 국악, 재즈 등 장르 음악을 중심으로 공연이 이뤄지기 때문에 많은 관람객을 끌어 들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B씨는 “잘 안 되는 날은 하루 10만원 대 매출이 나오기도 하고 가장 안 되는 날은 하루 5만원 매출이 나온 적도 있다”며 “오픈 당시에는 장사가 좀 되는 편이었지만 그때 봤던 손님들 중 지금까지 오는 손님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두 차례 서울시 관계자와 SH공사 관계자, 위탁 운영사인 메타기획컨설팅, 입주 점포 상인들 등이 모여 간담회를 열었다. 그러나 별다른 진척이 없다”며 “이곳에 오면 다양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미약하다. 아무래도 즐길 콘텐츠도 적고 인지도가 없는 음악 공연이라 그런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기자가 ‘플랫폼창동61’에 입점한 업체들의 영업상황을 취재한 결과 실제로 많은 점포들의 영업이 잘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플랫폼창동61’에 입점 후 문을 닫은 의류 편집숍 ‘믹샵’ 내·외부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카페 점주 김인국(33)씨는 사업계획서를 30부나 작성할 정도로 의욕을 갖고 이곳에 카페를 차렸다. 하지만 그는 지금 플랫폼창동61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보여주기식 사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지금까지 카페가 흑자가 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플랫폼창동61 관련 예산이 어떻게 쓰이고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이곳 상인들은 서울시로부터 향후 계획 등을 직접 듣지도 건의하지도 못하고 있다. 위탁운영사인 메타기획컨설팅에게 이야기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영업이 안 돼 답답한 마음에 ‘청와대 신문고’와 서울시청 홈페이지에 있는 ‘원순씨에게 바랍니다’에 건의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청 주무관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이곳이 이렇게 의견통합이 안되냐며 오히려 나를 훈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황당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씨는 공연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에 따르면 어떤 공연은 관객이 10명인데 진행 스태프는 20명이었다.
그는 “손님도 없고 초대권까지 나눠주며 운영하고 있는데 얼마나 수익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스튜디오에 입주한 음악인도 신대철씨만 봤을 뿐 다른 사람들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건 누가 봐도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선용 보여주기 행정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80억 들여 지은 복합문화시설 외화내빈…서울시 기획, SH공사 조성
서울시 측에 따르면 플랫폼창동61은 서울시가 기획하고, SH공사가 조성했다. 운영은 메타기획컨설팅이 하고 있다.
▲ 서울시 측은 ‘플랫폼창동61’ 개장 당시 “대표적인 베드타운인 이 일대에 사람이 모여들고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플랫폼창동61’ 내 사진전시관인 갤러리510에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서울시 동북권사업단에 따르면 플랫폼창동61의 시설물을 설치하는데 SH공사 예산 약 80억원이 소요됐다. 운영 예산으로 올해 약 10억원이 투입된 상황이다. 운영사인 메타기획컨설팅 측에 따르면 내년 추정 예산은 15억원이다.
동북권사업단 관계자는 “플랫폼창동61에 사람이 없다는 것은 보는 시각과 방문 시기에 따라 다르다”며 “이벤트 등이 있을 때는 분위기가 확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입점업체 상인들과도 친하고 불만사항을 모두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D입점업체 점주에 따르면 서울시 관계자가 잘 알고 지낸다는 점주도 일부 일뿐이며 운영사 측이 마련한 이벤트 역시 별반 신통치 않았다고 밝혔다. 일례로 지난 9월 말부터 10월 20일까지 플랫폼창동61에서는 공간 활성화를 위한 푸드마켓을 열었다.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는 업체 약 20곳이 들어왔으나 일주일 만에 빠져나간 곳이 있었다.
이에 대해 운영사인 메타기획컨설팅 관계자는 “나간 것은 맞지만 그것이 업이 안 돼서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D입점업체 점주는 “만나는 사람마다 공무원이랑은 같이 일하지 말라고 조언한다”며 “이곳은 지속적인 홍보도 부족하고 하는 일없이 직원들만 돌아다니는 실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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