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뿔난 시진핑 달랠 외교력 시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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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16-12-15 00:32:06

▲ 김도현 차장(산업부 1팀장)

지난 한 주 재계에서는 낯선 이름이 주목받았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 권 회장은 업계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인사다. 하지만 근래와 같이 대중적으로 그의 이름이 매스컴 등에서 집중적으로 언급된 까닭은 블룸버그 탓이었다.

블룸버그가 발표된 세계 500위 부호에 그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명단에 포함된 한국인은 단 다섯 명이었다. 권 회장을 비롯해 이건희 회장, 서경배 회장, 이재용 부회장, 정몽구 회장 등이다. 더욱 권 회장이 주목받았던 것은 그가 정몽구 회장보다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자수성가형 부자였다.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해 만 42세인 그가 거부로 불리게 된 배경에는 온라인 사격게임 ‘크로스파이어’가 큰 역할을 했다. 2008년 중국시장에 진출한 후 연매출 1조원을 꾸준히 기록 중인 것이다. 막대한 중국시장을 사로잡은 IT부호의 등장은 대중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전과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처럼 중국시장은 여전히 우리에게 기회의 땅임에는 틀림없다. 급속한 고도성장을 겪고 있는 중국 국민들은 그 여느 국가보다 수용력이 빠르다는 평이다. 또한 세계 최대의 시장규모는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한국인 부호 2위에 오른 서경배 회장 역시 중국에서의 성공이 밑거름됐다.

최근 중국 현지에서 사업을 일구는 우리 기업들의 상황이 악화됐다는 후문이다. 특히 한류산업에 기대 그간 상당한 재미를 봤던 유통·소비재 업종의 기업들의 타격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정부의 한류 콘텐츠 방영 등을 전면 금지하는 이른바 ‘한한령(限韓令)’이 원인이었다.

한국인 모델을 내세운 브랜드들의 광고가 첫 번째 규제 대상이었고 우리 기업들의 광고 역시 갖은 이유로 방영이 금지되고 있다. 중국 측은 당국의 개입을 부정하는 상황이다. 서면화된 규제가 아닌 구두지시로 인한 규제라는 설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단계다. 한한령은 브라운관을 벗어나 소방점검 등과 같이 실물경제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원인은 간단하다. 우리나라의 사드배치 결정으로 인한 중국의 정치적 보복이다. 박근혜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보였던 중국 정부는 사드배치가 결정된 후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가 경제를 위해 외교력이 절실한 순간이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외교력은 사실 상 마비 상태다. 더욱 심각한 것은 내치 부재로 인해 중차대한 이슈가 묻히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은 탄핵정국이 계속되는 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속앓이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현 시국은 분명 누군가의 책임이 필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혼란의 정치가 무기력한 외교로 번져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산업 경쟁력 저하는 곧 치명적인 국력의 후퇴다.

김도현 d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