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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기부연대는 2010년 설립된 재능기부단체다. 교수, 교사, 사교육 강사들이 힘을 한데모아서 만들어졌다. 이 단체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사교육을 받을 형편이 안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교육기부연대 권구현 대표(오른쪽)와 이석철 이사 ⓒ스카이데일리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이제 거의 옛말이 돼 버렸다. 소득의 격차가 교육의 질적 차이로 이어져 그로 인한 사회 양극화의 골도 날이 갈수록 깊이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6’자료에 따르면 세대 내 계층 상향 이동성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10명 중 6명으로 나타났다. 대다수가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을 믿지 않고 있다는 말과도 통한다.
20년 전인 1990년대 만하더라도 세대 내 계층 상향 이동가능성에 대해 낙관했던 사람이 10명 중 6명이었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우리 사회는 활력을 잃어 정반대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 같은 간극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공·사교육 교사들이 뭉쳤다.
2010년 설립된 교육기부연대다. 교육기부연대는 교수, 선생, 사교육 강사들이 뜻을 모아 만든 단체다. 현재 회원 수는 120명 정도이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교육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수강료, 보조금, 후원금 없이 운영하는 3無 단체… 2016 교육공헌 대상 수상
고시의 메카인 서울 노량진에서 교육기부연대 대표 및 회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권구현(49) 공동대표는 현재 EBS 교육학 논술 대표 강사로 활동 중이다.
권 대표는 사교육에서 받은 사랑을 기능재부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고 싶어 한다. 권 대표는 지난 1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교육공헌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공교육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죠. 첫째 학생 수가 너무 많고, 두 번째는 수준별 학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질 좋은 사교육을 받기 어렵습니다”
▲ 교육기부연대는 수강료, 보조금, 후원금 등 세 가지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선생님들의 재능기부와 헌신으로 단체가 운영되고 있다. 현재 회원은 120명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교육기부연대]
교육기부연대는 차상위 계층에 속하는 학생들에게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공교육에서 부족한 점을 메우고 싶어도 방과 후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사교육 시장은 과열되고 그 덕분에 저희가 먹고 삽니다.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받은 사랑을 어려운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싶은 게 저희들 심정입니다. 과잉 입시 상황에서 학교 선생님들은 모든 학생들에게 관심을 두기는 어려우니까요.”
2013년 서울시 비영리단체로 등록된 교육기부연대는 3가지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강료, 보조금, 후원금이 없다. 재능기부를 하는 선생님들이 십시일반으로 추렴해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권 대표를 도와 목동에서 논술강사로 활동 중인 이석철 이사도 교육기부연대 회원이다.
이 이사는 “재능기부뿐 아니라 교통비도 자비로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애로사항은 조금 있죠. 하지만 어려운 만큼 성취감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기부연대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이 컸던 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수험생들과 연결 된 적이 있습니다. 구의동에 사는 학생들이었는데, 당시 저는 목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어요. 제가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학생들이 구의동에서 목동으로 왔습니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양천구 목동까지는 대중 교통으로 왕복 2시간이 넘는 거리다. 학생들은 배움의 열정을 가지고 방과 후에 이 선생을 찾아왔다.
“선생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에요. 멀리서 저를 찾아오는 학생들이 너무나 예쁘게 보였어요. 6명이 한데 뭉쳐서 같이 왔는데, 한 6~7개월 직접 국어와 논술 강의를 진행했어요”
이석철 이사는 학원에 양해를 구하고 성심 성의껏 가르쳤다. 6명의 학생들 중 2명이 대학에 진학해 자신의 꿈을 찾아가고 있다.
“학생 모두가 대학에 진학한 건 아닙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대학 입시는 살아가는 과정 중의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저의 재능기부를 통해 학생들이 작은 동기나마 가질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학원에서 논술 과목 등을 수강하려면 월 60만~70만원이 든다. 이석철 이사는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로지 학생들을 위한다는 마음 하나로 무료 강의를 진행했다. 간혹 학생들에게 자비를 털어 저녁을 사주곤 했다.
권구현 대표 역시 재능기부로 인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경기도 부천에 신생 고등학교가 하나 있었죠. 개교한지가 얼마 안 돼 교육열이 그리 높진 않은 학교였습니다. 선생님들의 추천을 받아 2명의 학생을 지도했습니다. 제 교육 때문인지 학생들이 열심히 해서 그런지 2011년도 대입에서 한 명은 서울대학교, 나머지 한 명은 이화여자대학교에 입학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선생님들의 가장 큰 기쁨은 학생들이 원하는 길로 스스로 가게 만드는 일이다.
오프라인서 시작, 온라인까지 확대…“대학생 봉사자들도 끌어 들이고 싶어요”
▲ 교육기부연대 권구현 대표는 교육학 업계에서는 이름난 대표 강사다. 그는 어려운 학생들을 돕겠다는 취지 하나로 돈 한 푼 받지 않고 무료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권구현 대표 논술캠프 강의 장면 [사진=교육기부연대]
교육기부연대는 2008년부터 현 송기식 공동대표가 초석을 다지기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박문 논술카페 커뮤니티를 통해 학습을 진행했다. 그러다가 어려운 학생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되고자 온라인에서 벗어나 오프라인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그 선두에 송기식 대표가 있었다.
“서울시 아동지원센터 흔히 말하는 공부방이 있는데, 아직 시설이 아직 미비한 게 사실입니다. 저희는 서울시 공부방과 MOU를 체결하면서 어려운 학생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특히 저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논술, 국어, 교육 컨설팅 등에 집중하게 됐구요”
교육기부연대는 현재 입시를 앞둔 수험생을 집중 지도하고 있다. 향후 대학생들도 끌어들여 멘토링 조직으로 키워갈 꿈을 꾸고 있다.
“교육의 기회를 가정형편 때문에 얻지 못하는 친구들을 더 발굴해서 지원할 생각입니다. 교육 재능기부를 하는 곳이 아직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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