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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12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사회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45.3%는 ‘화장 후 자연장’을 장례방법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화장 후 봉안’과 ‘매장’이 각각 38.3%와 14.7%를 차지했다. 83.6%의 사람들이 화장을 선호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화장 후 자연장’ 대부분은 수목장을 뜻한다고 한다. 수목장이란 화장한 유골을 나무 근처에 묻는 친환경적인 장례방식이다. 고인이 나무와 함께 상생한다는 자연회귀의 섭리에 근거해 조성한 장법이다. 수목장이 이루어지는 산림을 수목장림이라고 한다. 최근 수목장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부 사립 수목장림에서 추모목 밀식, 고가분양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국공립 수목장림과 사립 수목장림의 실태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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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국내 유일한 국립 수목장림인 하늘숲추모원에 있는 추모목은 기존의 숲에 있던 나무를 그대로 활용했다. 추모목에는 안장자의 신원정보가 적한 나무표식이 달려 있다. 나무 밑둥에 있는 작은 봉분에는 추모객들의 꽃 장식이 있다. 사진은 하늘숲추모원 전경(위)과 나무표식(아래 왼쪽) 및 봉분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최근 수목장이 친환경 장례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설 수목장림들이 무분별한 확장이나 고가 분양 등을 실시해 사설 수목장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국공립 수목장림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기자는 유일한 국립 수목장림인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에 위치한 ‘하늘숲추모원’을 찾았다. 하늘숲추모원은 산림청에서 건설한 수목장림이다. 올해부터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하늘숲추모원은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어 많은 시민들이 선호하고 있다.
하늘숲추모원의 입구에 세워진 홍살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길 양쪽으로 수십년은 지난 것으로 보이는 소나무 등의 침엽수가 울창하게 우거져 있었다. 침엽수들은 오래 전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된 숲의 원형을 지니고 있었다.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은 자연스러웠다. 여기가 수목장림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들어왔다면 평범한 국립공원 등산로의 일부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하늘숲추모원은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묘지’ 이미지와는 달랐다. 하늘숲추모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 숲의 모든 나무가 추모목이다. 나무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각 나무마다 표식이 있었다. 표식에는 안장자의 이름, 생몰연월일, 묘비명 등이 있었다. 두 사람 이상이 안장된 나무에는 각 안장자에 대한 정보가 있었다.
권병석 하늘숲추모원 원장은 “나무의 뿌리 바로 밑에 묻는 것이 아니라 나무 밑동에서 30cm에서 1m정도 떨어진 곳에 쉽게 썩는 용기에 담긴 화장된 골분을 묻는다”며 “한 그루에 최대 5명까지 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추모목 밑동에는 야트막한 흙더미가 쌓여있었다.
하늘숲추모원 관계자는 “매년 서울시 면적의 1.6배에 달하는 면적이 묘지로 사용되기 위해서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며 “이로 인한 산림훼손이 심각하다. 또한 일부 호화 분묘는 국민적 위화감을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목장은 나무와 함께 영생하며 자연으로 회귀하자는 사상에 기초하고 있다”며 “장묘문화의 개선을 통해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 해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자연을 물려주기 위한 제도다”고 설명했다.
▲ 일부 사설 수목장림은 나무를 지나치게 조밀하게 심은 점이 문제로 지목됐다. 실제 스카이데일리가 찾은 한 사립수목장림(사진) 추모목 간격은 채 1m도 채 되지 않았다. ⓒ스카이데일리
문제 많은 사설 수목장림…조밀한 추모목, 고가분양, 최대 40% 리베이트까지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공립 수목장림이 부족하다보니 사설 수목장림이 난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자는 용인시에 위치한 A수목장림을 찾았다. A수목장림은 한 사찰에서 조성했다. 사찰관계자에 따르면 이 수목장림이 조성된 것은 약 3년 전이다.
A수목장림의 수종은 침엽수와 활엽수 등 다양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기자의 무릎 높이에 미치지도 못할 정도로 낮았다. 심지어 일부 수종은 병충해를 입은 것처럼 앙상한 모습이었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낮은 높이의 침엽수들이 나왔다. 나무 간격이 1m가 채 안돼 보일 정도로 조밀하게 심어졌다.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B수목장림도 사정은 비슷했다. 다양한 수종이 구역별로 심어져 있다. B수목장림도 A수목장림과 비슷한 수준의 나무 간 간격이었다. 이 나무들은 모두 추모목으로 활용됐다. 심지어는 A수목장림보다 더 조밀하게 심어진 것처럼 보이는 곳도 있었다.
원예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나무를 조밀하게 심을 경우 각 나무들의 환경 적응성이 떨어지고 나무의 수령이 짧아지게 되는 단점이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사설 수목장은 나무가 많을수록 수익이 많이 나기 때문에 빽빽하게 심는 문제점이 있다”며 “산림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숲을 관리하기 때문에 병충해 등에 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사설 수목장림의 문제는 또 있다. 일부 수목장림은 지나친 고가분양, 추모목 밀식, 수목 병충해 발생 등의 문제로 수목장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목장림 관계자는 사설 수목장림 환경이 열악한 이유 중 하나를 상조회사로 흘러들어가는 리베이트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상조회사들은 수목장림으로부터 최대 40%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말이 있다“며 “각 수목장림 입장에서는 리베이트로 인해 사라지는 수익을 벌충하기 위해서라도 수목장림 이용료를 비싸게 책정하거나 추모목을 조밀하게 심어 수익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A수목장림 관계자는 “상조회사를 통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예약하는 경우 최대 20%까지 할인해 준다”며 리베이트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 지난 2015년 통계청 조사 결과 화장 후 납골당(사진)에 안치되기를 원하는 사람들보다 수목장 등 자연장을 원하는 국민이 훨씬 더 많았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목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증설이 시급한 실정이다. ⓒ스카이데일리
국립 수목장림 대비 사설 수목장림 매장 비용 2~4배 비싸 ‘국립은 단 1곳 뿐’
열악한 시설의 사설수목장림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국내 수목장림 공급이 수요에 크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개호(더민주)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10월 기준 국내에 조성된 수목장림은 총 50곳이다. 국민들이 선호하는 국가나 공공기관이 설치한 국공립 수목장림은 단 5곳에 불과했다. 이중 운영하는 국립 수목장림은 단 한곳에 불과하며 나머지 4곳을 지방자치단체 등에 운영하는 공립 수목장림이었다.
나머지 45개 사설 수목장림 중에서 절반이 넘는 26곳은 일반 시민이 아닌 특정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다. 주로 가족·문중 소유의 수목장림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사설 수목장림은 단 19곳에 불과했다.
국공립 수목장림은 사립 수목장림에 비해서 이용료가 크게 저렴했다. 국립인 하늘숲추모원에서 부부가 함께 묻힐 수 있는 가족목의 1년 이용료는 15만5000원에서 14만7000원 수준이다. 15년간 이용료는 약 220만원에서 230만원 수준인데, 선납으로 한꺼번에 내야 한다.
사설수목원의 경우는 부부가 함께 묻힐 수 있는 가족목 가격이 국립보다 2배에서 4배 비쌌다. A수목장림의 경우 부부가 묻힐 수 있는 부부목의 이용료는 기한없이 500만원이다. 관리비는 매년 10만원씩 따로 내야 한다. B수목장림은 부부가 묻힐 수 있는 소나무 한 그루의 이용료가 기한없이 850만원이었다. 관리비는 매년 7만원이다.
사립의 경우 이처럼 비록 기한이 없는 조건이기는 하지만 관리비 조건이 만만치 않다. 더불어 선납조건이라는 점에서 보면 사립이 국립보다 한꺼번에 목돈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용자들 입장에서 당연히 비싸게 느껴진다.
더욱이 국립은 15년 계약기간이 끝나면 같은 가격으로 15년씩 세차례 6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간 물가인상분 등을 감안한다면 국립이 사립보다 싼 조건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립 B수목장림 관계자도 이에 대해 “물론 사설 수목장림이 국공립 수목장림보다 비싼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공립의 경우 나무의 위치 등을 결정할 수는 없지만 사설의 경우 선택권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흔이 넘은 조부모님의 안식처를 찾아보고 있다는 김모(30) 씨는 “국립 수목장림에 비해서 사립 수목장림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것 같다”며 “만일 수목장으로 모시게 된다면 국립 수목장림에 모시고 싶다”고 전했다.
국민들에게 양질의 추모목을 제공하기 위한 국립 수목장림 증설계획은 난항에 부딪쳤다. 산림청 관계자는 “현재 충청남도 서천군에 두 번째 국립 수목장림에 대한 공사가 추진 중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작년에 착공이 들어가 오는 2019년 완공될 예정이었다”며 “그러나 지역 주민과의 갈등으로 인해 완공이 오는 2020년으로 미뤄진 상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 12월 서천군의회 관계자들이 산림청을 찾아 국립수목장림 공사를 철회해 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개호 의원은 “수목장림의 부족현상을 해결하고 사설 수목장림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국가와 공공기관 등을 통한 수복장림의 확대 조성이 필요하다”며 “친환경 장묘문화로서 국토의 환경보존 효과가 큰 수목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제도적 뒷받침과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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