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식 교육개혁은 ‘위험한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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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식 교육개혁은 ‘위험한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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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1-16 00:56:30

▲ 김신 편집이사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교육’의 중요성이 무던히도 강조돼 왔다. 이는 교육을 발판 삼아 ‘입신양명(立身揚名)’ 하는 것을 최고의 출세로 삼았던 사회적 통념 때문이었다. 그런 탓에 교육 문제만큼은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여론 수렴과정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런데 얼마 전 교육 정책과 관련, 국민들의 우려를 살 만한 소식이 전해져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든 교육 정책을 제시한 주인공은 바로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박 시장이 제시한 정책의 핵심은 청소년들을 입시지옥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대학서열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박 서울시장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박원순 서울시장 초청 토론회, 입시지옥에서 해방·교육혁명의 시작’의 대표발제자로 나서 교육 혁명을 위한 10대 개혁방안을 제안했다. 그 첫 번째는 바로 ‘서울대 폐지’였다.

당시 박 시장은 “서울대학교를 폐지하고 국공립대학교 통합 캠퍼스를 구축해 전국 광역시도에서 기존 서울대와 동일한 교육 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며 “교육과정과 학사관리, 학점 등을 교류하고 학위를 공동으로 수여하도록 할 것이다”고 제안했다.

박 시장은 “교원 순환 강의를 제도화하고 교양수업은 캠퍼스 교환 수강과 모바일 수강이 가능하도록 개선할 것이다”며 “전국 국공립대를 서울대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면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대학서열화를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또 “변별력 문제 등 이미 대학에서도 외면 받는 지금의 수학능력시험을 전면 재검토 하고 미국 SAT 같은 대입자격고사로의 전환을 검토할 것이다”며 “창조 역량 키우기에 중점을 둔 학생부 성적 중심 전형을 확대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이 제시한 새로운 대학교육 청사진은 지금의 잘못된 교육 풍토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하지만 크게 나아질 것이 없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오히려 다른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꼽히는 문제점은 청소년들의 학습욕구 저하 가능성이다. 대학서열화 해소는 곧 대학들의 변별력을 없애겠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이는 학생들의 학습목표 의식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열심히 한 사람과 덜 열심히 한 사람의 성취가 같다면 그 결과가 어찌될지는 보지 않아도 알 일이다. 인재까지 둔재로 만들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수능을 폐지한다면 학생들 간에 자연스러운 경쟁구도가 사라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단순히 합격과 불합격으로 된 이원화된 시스템은 굳이 경쟁할 이유가 없게 한다. 이는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할 경우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게 하는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서민을 위한 시장, 진보정치인 등의 수식어를 갖고 있는 박원순 시장의 교육 정책은 보는 관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만큼은 간과해선 안 된다.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이 국가의 미래가 걸린 ‘교육 정책’이라는 점이다.

우리 모두의 미래인 아이들을 위한 교육 정책은 정치적 논리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어느 한 정치인의 인기몰이용으로 이용돼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다. 박원순 시장의 교육 정책이 국가의 미래를 건 위험한 도박처럼 보이는 작금의 상황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