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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신규 면세점까지 오픈하면서 서울 시내면세점 수가 2년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면세점 경쟁이 심해지자 각 업체마다 ‘이색 서비스’ 대전을 펼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류 체험 공간부터 예술·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 체험 서비스’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은 동대문 두타면세점 3층에 있는 ‘태양의 후예관’ ⓒ스카이데일리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 업체마다 ‘이색 서비스’ 대전을 펼치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다. 한류 체험 공간부터 시작해 예술·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 체험 서비스’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같은 경쟁은 불과 2년여 전까지만 해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막대한 수익을 냈던 시내면세점이지만 최근 시내면세점 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브랜드 유치만으로 차별화하는데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 면세점, SM면세점, 신세계DF, 두타 면세점 등 지난 2015년부터 문을 열기 시작한 신규 시내면세점 업체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5696억원, 영업손실 1322억원을 기록했다. 생존경쟁에 내몰린 시내면세점들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각종 문화공간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류체험 공간, 중국 관광객 “쇼핑도 하고 중기 오빠도 보고 좋아”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문을 연 두타 면세점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명품 브랜드 입점뿐만 아니라 문화 공간 조성을 통한 볼거리를 꾸준히 늘려왔다.
기자는 시내면세점마다 달리 마련된 문화공간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두타 면세점을 방문했다. 두타 면세점 3층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한류열풍을 일으켰던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세트장을 그대로 구현한 ‘태양의 후예관’이 마련돼 있다.
태양의 후예관은 실제 드라마 세트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 세트장 한켠에는 헤드셋이 마련돼 있었는데, 드라마 OST와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태양의 후예관 바로 맞은 편에는 SBS 드라마 ‘사임당’의 포토존이 위치해 있었는데, 알록달록한 한복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었다.
태양의 후예관에서 친구들과 한참을 사진 찍던 중국인 통모(22·여)씨는 “지나가다가 태양의 후예 세트장이 있어 깜짝 놀랐다. 송중기 팬인데 면세점에 왔다가 태양의 후예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드라마에 나온 것과 똑같다. 고급스럽게 잘 만들어 놓은 것 같다”고 호평했다.
‘사임당’ 포토존을 관리하는 직원에게 한류존을 오고가는 관광객의 반응을 묻자 그는 “태양의 후예관은 미리 알고 오시는 분들은 많이 없지만 면세점에 오셨다가 발견하시고는 굉장히 좋아하신다. 이제는 드라마 방영이 오래된 만큼 또 다른 콘텐츠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두산 관계자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태양의 후예’ 세트장을 매장에 재현해 해외 관광객은 물론 국내 고객들에게 두타면세점의 인지도와 친밀감을 높였다”며 “K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태양의 후예관 이후 또 다른 K컬쳐 문화 공간으로 교체하는 작업도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에 위치한 ‘스타 애비뉴(Star Avenue)’는 이미 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류 문화 교류의 장으로 알려졌다. 2009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지난해 9월 새롭게 재단장 했다. 화려한 LED패널로 이뤄진 전광판 터널에는 엑소, 트와이스, 2PM 등 한류 스타들이 팬들을 향해 춤을 추고 인사를 건넨다. 한류 스타를 좋아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스타애비뉴가 롯데면세점 재방문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사진은 스타 애비뉴 전경 ⓒ스카이데일리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에 위치한 ‘스타 애비뉴(Star Avenue)’는 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류 문화 교류의 장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첫 선을 보인 이후 7년만인 지난해 9월 더욱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리모델링 했다.
스타 애비뉴 입구에는 LED패널로 이뤄진 전광판 터널이 펼쳐져있는데, 그 속에는 엑소, 트와이스, 2PM, 이민호 등 한류 스타들의 영상이 담겨 팬들을 향해 춤을 추거나 인사를 건넨다.
특히 스타들의 손모양이 찍힌 곳에 손을 대면 전광판에 해당 연예인의 영상이 재생된다. 지난 2015년 기준 스타애비뉴를 방문한 관광객은 290만명, 누적 관광객 수만 15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수많은 방문객이 한류스타 거리를 누볐다.
스타 애비뉴에서 만난 중국인 유학생 유해연(25·여)씨는 “처음 스타 애비뉴에서 엑소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너무 좋았다”며 “엑소도 보고 물건도 살겸 다시 방문했다”고 말해 재방문 이유를 밝혔다.
HDC현대아이파크몰 또한 지난해 11월 아이파크몰에 1000억원을 투자해 ‘복합 한류 타운’을 조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면세점내에 한류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주고객인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와 ‘싼커(散客·개별 여행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예술작품 전시 면세점 “예술관광도 중요하죠”…롯데 ‘서울스카이’로 시너지 기대
▲ 최근 신세계 면세점은 국립극단과 협력해 ‘예술新세계’라는 슬로건을 걸고 명동예술극장 앞에 ‘아트힐링공간’을 조성했다. 문화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예술과 휴식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캐리어 모양의 조형물이 ‘벤치’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사진은 아트힐링공간 전경 ⓒ스카이데일리
한류 스타를 동원한 공간을 마련하는 곳 뿐 아니라 문화·예술 서비스를 시행하는 곳도 있다. 최근 신세계 면세점은 국립극단과 협력해 ‘예술新세계’라는 슬로건을 걸고 명동예술극장 앞에 ‘아트힐링공간’을 조성했다.
문화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예술과 휴식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아트힐링공간’은 캐리어 모양의 조형물이 ‘벤치’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일상에서 여행을 떠나자’라는 주제로 배치된 다양한 색상의 캐리어들은 사뭇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일상에서 흔히 보기힘든 예술 작품을 통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 작가의 의도가 돋보였다.
아트힐링공간에서 쉬고있던 중국인 린지에징(27·여)씨는 “명동에서 관광하다가 쉬어가려고 왔는데 캐리어 모양 의자가 보여 신기해 머물게 됐다”며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놨다”고 말했다.
▲ 인사동에 위치한 SM면세점은 1층에서 작년 2월 도쿄, 싱가폴, 홍콩 등에서 이름을 날린 팝아티스트 고근호의 ‘즐거운 상상로봇’ 대표작들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상상로봇은 다양한 색깔의 철제로 만든 로봇으로 마돈나와 배트맨, 비너스 등을 표현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진은 상상로봇 전시관 전경 ⓒ스카이데일리
인사동에 위치한 SM면세점은 1층에 독특한 전시회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2월부터 도쿄, 싱가폴, 홍콩 등에서 이름을 날린 팝아티스트 고근호의 ‘즐거운 상상로봇’ 대표작들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외국인들이 한데 모여 ‘상상로봇’ 작품을 구경하는 모습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상상로봇은 다양한 색깔의 철제로 만든 로봇으로 마돈나와 배트맨, 비너스 등을 표현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시된 작품은 판매도 이뤄지고 있는데 개당 3000~8000달러선이다.
아이와 함께 이를 구경하고 있던 중국인 니나(41·여)씨는 “쇼핑하러 왔다가 아이가 보고가자고 해서 구경하고 있다. 중국에서 보지 못한 거라 신기하고 면세점에 이런 게 있어서 박물관 같은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구랍 17일 6개월 만에 특허권을 회복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도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전망대를 활용해 면세점 시너지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롯데물산은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시민체험단 5000명을 구성해 전망대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시민 체험단에 참가한 이모(32·여)씨는 “대만의 101타워,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처럼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것 같다”며 “해외 관광객들의 유치효과가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종호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규 면세점이 많아지면서 제품과 가격만으로 차별화가 어려워지자 문화공간을 조성해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라며 “문화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감정을 얻게되면 체류시간이 늘어나고 이는 곧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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