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광주 
제주 
목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건으로 우리 사회의 진영논리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다. 보수와 진보 진영 간 해묵은 갈등은 비생산적이라는 점에서 사실 바람직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으로 치부된다. 그런데 이 같은 생산적이지도 미래지향적이도 않은 보-혁 갈등이 각 진영 내에서는 최고의 진리로 여겨지고 옹립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권열차에 본격 탑승하면서 대권전선에 폭풍우가 몰아칠 큰 기압골이 형성됐다. 대권 잠룡들은 나름 자신들만의 진영논리를 펼쳐 왔지만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조기대선 정국에서 정치권의 대규모 이합집단이 가시화 되면 많은 정치인들이 우왕좌왕 하게 되고, 그것이 잠룡들의 진영논리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그 기압골 후폭풍의 기세가 지금 가늠하기 어렵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보-혁 갈등이 정치인들에 의해 날로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정치인들이 발버둥 치며 국민들을 그들의 링(진영)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그 링에는 바로 보-혁 갈등의 대리전 당사자인 국민들이 서 있는 설계도가 있다. 그런데 그들 밑그림에 비열함이 보인다. 보-혁 갈등을 조장해 얻은 그들만의 먹잇감(지지)은 시효가 지나면 가차 없이 버려지기에 늘 피 묻은 승리다. 국민들이 바로 피를 흘리는 희생양의 무리다.
반 전 총장이 합류한 대권가도로 인해 더욱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게 되자 국민들을 더 많이 희생양으로 만드는 설계도가 여기저기 수없이 그려지고 있다.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를 대권출마 일성(一聲)으로 밝힌 반 전 총장의 행보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의 일갈처럼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를 먼저 치료하는 것이 정권교체보다 실제 더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힘든 것이 안타깝다. 국회가 그들만의 특권을 내려 놓을 리 없고 그 특권에 메스를 대면 가차없이 물어뜯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의도 선량들에게 생존의 가장 유효한 수단이 보-혁 갈등으로 다시 옹립됐다. 문제는 진실이 은폐된 채 허위가 판치는 이념논쟁이라는데 있다. 국민들이 보-혁 갈등의 실체를 정확히 보고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는 늘 정의감을 갖는다는 여론을 확산시키지만 실제는 자신들 이권의 그물에 그런 정의를 잡아두었다. 이권의 옷을 입힌 정의가 이데올로기로 덧씌워지면 아주 훌륭한 권력기반이 되기 마련이다. 정치인들이 지금 일제히 좌클릭으로 이동하고 있는 배경이다. 정의를 빙자해 국민위에 군림하려는 막후 권력싸움이다.
새누리당에서 뛰쳐나와 문패를 바꿔 단 바른정당은 물론 반기문 전 총장까지 좌클릭으로 걸음하고 있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이른바 골수 보수는 더 우클릭으로 이동 중이라는 점이 선연하다. 보-혁 갈등이 암암리에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 조장되고 있는 중이다. 국민을 제단으로 앞세운 비열한 정치인들에게는 지지층보다 더 달콤한 권력의 단꿀이 진영싸움이고, 그것이 격렬해졌으니 정치적 굿판의 흥행이 성공적이라고 박수쳐야 할 판국이다.
진영싸움의 장(場) 안에서는 국가존망 입장에서 보면 대안이 없거나 셍산성 없는 분풀이식이 여론이몰이가 자리하고 있다. 그 여론의 중심에서 진영진리 바람을 불어넣는 일단의 풀무질 주인공들이 과연 국민을 진정으로 생각하는지 묻고 싶지 않다. 진정성이 없다는 확신이 들어서다.
진영논리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식이면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무책임한 사회가 조장된다. 책임의 일단에 있는 버팀목들이 줄줄이 사라지면 우리사회는 곳곳에 균열이 일어난다.
진보의 경우 낡은 것을 없애고 새로운 것을 세운다고 하는 논리 속에 새로운 것의 기준이 그때그때 다르고 해석도 천차만별인 것이 위기의 진앙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음미해 봐야 한다. 보수도 마찬가지다. 최근의 국정농단 사태로 보수진영이 강력히 결속하고 있다. 그 방증의 하나로 보수가 진보보다 정의의 방점들이 거침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보수의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 극으로 치닫는 정의는 보수 이데올리기 권력기반으로 변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같은 진보와 보수의 잘못된 진실을 칼로 활용하려 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 진보진영의 착하지 않은 착한 논리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보수진영의 착하지 않은 나쁜논리도 확대되는 상황이다. 보-혁 갈등에서 누가 어떤 상처를 받고 피해를 받든 오로지 상대를 눕혀 이기는 것이 목적으로 변질됐다.
보-혁 갈등을 잠재워야 하는 이유에는 이처럼 정의의 명패를 든 이권의 배후세력을 물리쳐야 하는데 있다. 사람이 아닌 허울의 가림막이 사람의 앞쪽에 굳건히 서 있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온갖 특혜나 특권을 전부 없애는 것은 일종의 ‘문민 쿠테타’다. 하지만 이를 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양심적이고 똑똑한 인물도 국회에서는 추잡한 몰골로 변질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선량을 뽑지만 그들이 나쁜 사람들로 변신하는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길은 역설적이지만 각자의 정의감을 한발짝 물리는 보-혁 갈등 정리(整理)와 화합이다. 그리고 국민 위에 전횡을 일삼고 왕처럼 군림하는 국회를 개혁하는 문민 쿠테타다.
국회의원들은 반 전 총장의 가세로 대권태풍이 불기 시작한 상황에서 누가 특혜의 문을 먼저 과감히 나오느냐가 중요해 졌다. 기득권에 안주한채 세몰이, 줄서기 등 적폐에 기댄다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준엄히 경고하고 싶다.
국민들도 보-혁 갈등이 국회의 먹이환경이 되고 있는만큼 작금의 보-혁 대립구도 울타리를 시급히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다. 각자의 진리가 아무리 성스러워 보여도 우리 모두를 죽이는 예리한 칼로 변질됐다면, 그리고 그것이 국민 모두를 희생양으로 내 모는 칼이 되고 있다면 정의롭지 않다는 것을 절치부심 모두가 받아들여야 한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