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조 할랄시장 ‘현대판 엘도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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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엽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1-18 00:20:53

▲ 이경엽 기자 (부동산부 1팀)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1990년 11억명이었던 전 세계 무슬림(이슬람교 신자) 인구는 지난 2015년 18억명으로 무려 7억명 가량이나 증가했다. 오는 202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26.4%에 달하는 19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슬림들은 타 종교와 달리 규율이 무척 엄격한 편이다. 무슬림들이 따라야하는 이슬람교의 율법 쿠란·하디스·순나 등에 따르면 무슬림들에게는 허용되는 것과 허용되지 않는 것들이 구분돼 있다. 허용되는 것은 ‘할랄(حلال)’m 허용되지 않는 것은 ‘하람(حَرَام)’ 으로 각각 표현된다.

무슬림들이 증가하면서 세계 할랄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09년 6500억달러(약 715조원)였던 할랄시장은 지난 2014년 1조4000억달러(약 1540조원)로 증가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3년 후인 2020년에는 2조달러(약 2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할랄시장 전체의 80% 이상은 할랄식품 시장이다. 무슬림들이 먹어도 되는 것으로 허락되는 할랄식품으로는 이슬람법에 의해 도축된 양·소1닭 등의 고기와 비늘이 있는 생선·해산물 등이 있다.

할랄시장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내다 본 미국, 유럽 등 서양 국가와 일본 등은 이미 지난 1990년대부터 적극적으로 할랄시장을 공략해 왔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이후에서야 할랄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우리나라가 할랄시장 공략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배경이다.

우리나라의 할랄시장의 늦춰진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대표적으로 이슬람교에 대한 반감과 정부의 미비한 지원 등이 꼽힌다. 지난해 초 익산의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일부 구획에 할랄식품 공장을 유치 할 수 있다는 가벼운 뉘앙스 수준의 발언에도 일부 종교인들은 극렬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대표적 사례다.

우리나라가 이런저런 이유로 발목을 잡힌 사이 세계 여러 국가들은 이미 할랄시장에 깊숙이 침투해 버렸다. 코트라에 따르면 세계에서 할랄식품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는 브라질로 전체의 10.7%를 생산하고 있다.

그 뒤를 인도, 미국, 중국, 태국, 호주 등이 뒤따르고 있다. 모두 이슬람과는 거리가 먼 국가들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국가들에서 할랄 식품을 생산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온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편이다.

다른 국가들이 선점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할랄시장에 진출하는 게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최적의 시기라는 시각도 적지 않아 주목된다. 바로 한류열풍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 국가에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류열풍을 등에 업고 한국음식 중에서 인기를 끌만한 과자·초콜릿 등 일반 가공식품과 김·김치·고추장·간장 등을 할랄 식품으로 재가공 해 수출한다면 재미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할랄시장은 3년 후면 230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군침 도는 미래 먹거리다. 16세기 대항해 시대에 유럽인들이 막연한 꿈을 갖고 찾았던 황금의 땅 ‘엘도라도’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실체가 있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비록 우리나라가 정치·신앙 등의 논리에 부딪혀 진출이 늦어졌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이경엽 yeab123@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