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백제 수도 풍납토성 논쟁 ‘2라운드’ 개시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문화산업

축조시기 놓고 기원전~5세기 ‘갑론을박’…삼국사기 신뢰도 직결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1-22 19:26:51

▲ 풍납토성 발굴 현장 [사진=뉴시스]

풍납토성에 대한 논쟁이 1라운드가 끝나고 2라운드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1라운드는 풍납토성이 하남 위례성인지 여부에 관한 논쟁이었다면 2라운드는 축조시기에 대한 논쟁이다.

하남 위례성은 백제의 시조인 온조가 기원전 58년 백제를 건국하면서 처음으로 도읍으로 삼았던 곳이다. 이후 문주왕이 지금의 공주시인 웅진으로 천도했던 지난 475년까지 500년간 백제의 수도였다. 이 시기의 백제를 일컬어 한성백제라고 한다.

하지만 하남 위례성의 정확한 위치는 고려시대부터 지금까지 거의 1000년 가까이 학계의 미스터리로 남아있었다. 삼국유사를 쓴 고려시대의 일연스님은 위례성의 위치를 충청남도 직산으로 보기도 했다. 조선시대 학자인 다산 정약용은 지금의 하남시 춘궁동을 위례성의 위치로 비정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까지 하남 위례성의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던 곳은 풍납토성 인근에 위치해 있던 몽촌토성이다. 지난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발굴 된 몽촌토성은 국사교과서에 하남 위례성의 위치로 수록될 정도로 학계의 가장 큰 지지를 받았다.

1000년이 넘게 이어져오던 하남 위례성의 위치에 대한 논쟁은 지난 1997년 풍납토성이 발굴되면서 끝났다. 풍납토성에서 발굴된 다량의 백제 유물과 건물지는 이곳이 하남 위례성임을 증명하기에 부족하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 20년간 수십만 점의 유물이 풍납토성에서 출토되면서 풍납토성이 기록상의 하남 위례성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주류 역사학계의 학자는 거의 없다. 1000년 간 이어지던 1라운드 논쟁이 마무리 된 것이다.

하지만 2라운드 논쟁이 다시 막이 올랐다. 신희권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풍납토성의 축조시기를 놓고 한 2차 논쟁이 치열하게 격돌할 것이다”고 말했다.

풍납토성을 발굴하고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1999년 풍납토성의 동쪽 성벽 중앙부를 조사한 뒤 기원전에 축성을 시작해 3세기 중후반 성이 완성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11년에는 동쪽 성벽의 다른 지점을 발굴한 결과 3세기 중후반 착공해 5세기 중반까지 증축됐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풍납토성을 처음 쌓은 시점이 기원전이었는가를 규명하는 것이 관건이다”고 주장한다.

이어 “일부 고고학자들 기원전부터 3세기까지의 시기를 고대국가가 존재하지 않던 이른바 원삼국시대로 규정한다”며 “규모가 큰 풍납토성이 기원전부터 존재했고 3세기까지 계속 증축했다면 이미 1세기~2세기에도 고대국가가 존재했다고 봐야 한다” 이야기했다.

풍납토성의 축조시기를 밝히는 일은 삼국사기에 있는 초기 삼국시대 기록을 과연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엽 기자 yeab123@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