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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94>]-최영민 서울시수의사회 회장

“동물은 전부, 거미·물고기·개구리까지 치료하죠”

희귀동물 수호천사에 방송인…호랑이·코브라·곰·원숭이·코끼리 ‘치료 노하우’

이경엽기자(yeab123@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2-04 02: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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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민(53, 사진) 서울시수의사회 회장은 지난달 22일 3년 임기의 서울시수의사회 회장에 당선됐다. 그는 키우는 동물이 아파도 동물병원을 찾는 이들이 적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겼다. 그러면서도 반대로 생각하면 동물병원의 전망이 앞으로 밝다는 생각을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호랑이, 코끼리, 타란튤라 등 야생동물을 비롯한 다양한 동물들을 치료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동물 관련 TV프로그램 자문 수의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동물병원 수요를 늘릴 계획입니다”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인근에 위치한 한 동물 병원에서 최영민(53) 서울시수의사회 회장을 만났다. 최 회장은 지난달 22일 개최된 서울시수의사회 정기총회에서 23대 회장에 당선됐다. 3년 임기의 회장직을 이달 1일부터 수행중이다.
 
“초등학생 시절 우연히 강아지 두 마리를 기르게 됐습니다. 하루는 남동생이 불쌍하다고 강아지를 한 마리 집에 데려왔습니다. 그런데 데려온 강아지가 전염병에 걸렸었는지 원래부터 기르던 강아지들까지 총 3마리가 모두 죽어버렸습니다. 그 때부터 동물을 치료하는 직업인 수의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습니다”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건국대학교 수의학과에 입학하며 본격적으로 수의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졸업 후 약 7년간은 한 동물병원에서 페이닥터(타 병원에서 일하며 월급 받는 의사)로 일했다. 일반적으로 수의사들은 약 3~6개월 정도만 페이닥터 생활을 하는 데 반해 최 회장은 상당히 오랜 기간 그 생활을 했다.
 
“약 7년간 페이닥터 생활을 하며 경험을 쌓은 후 지난 1998년 처음 동물병원을 개업했습니다. 지금 운영 중인 이 병원이 바로 제가 처음 홀로서기를 시작한 병원입니다. 올해까지 19년째 같은 곳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셈입니다”
 
“호랑이, 코브라, 거미, 곰, 원숭이 등 희귀동물 치료경험은 저만의 강점입니다”
 
 ▲ 최 회장은 약 20년 전부터 동물 관련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자문 수의사로 활동 중이다. 그가 출연한 TV프로그램은 ‘호기심천국(SBS)’, ‘TV동물농장(SBS)’ 등이다. ⓒ스카이데일리

“제가 처음 TV프로그램에 출연한 시기는 약 21년 전입니다. 페이닥터 생활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동물 관련 시민단체에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저에게 사전교육을 받던 분 중 SBS에서 PD로 활동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 덕분에 처음으로 TV카메라 앞에 서게됐습니다”
 
최 원장이 처음으로 출연했던 프로그램은 과거 SBS에서 방영되던 ‘호기심천국’이다. 이후 ‘세상에 이런일이’, ‘TV동물농장’ 등 SBS TV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다수 출연했다. 특히 지난 2002년 처음 방영을 시작한 동물 관련 TV프로그램 ‘TV동물농장’의 경우 방송 초기인 2회부터 출연하기 시작해 지금도 출연하고 있다.
 
“과거 야생동물들을 다뤘던 경험이 다수의 TV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 같습니다. 사실 방송국 입장에서는 개나 고양이 등과 같은 흔한 동물보다는 야생동물이나 희귀한 동물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그만큼 시청률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최 회장은 과거 방송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동물로 호랑이와 코브라 등을 꼽았다. 특히 그는 과거 호랑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자칫 큰 사고를 당할 번 한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대구 팔공산의 한 호텔에서 기르던 호랑이였습니다. 찾아가서 치료하려고 보니 생각보다 병세가 심각해서 인근 동물병원으로 데려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호랑이를 가둘 만큼 충분히 튼튼한 철창도 없었고, 준비된 운송 수단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특히 이동수단은 단순히 천막만 씌운 1톤 트럭에 불과했습니다”
 
 ▲ 7년 가까이 페이닥터 생활을 하던 최영민 회장은 처음 개인 동물병원을 개업한 이후 19년째 한 자리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 회장은 어쩔 수 없이 호랑이를 마취시킨 뒤 네 다리를 줄로 묶어서 트럭 짐칸 네 귀퉁이에 각각 묶었다. 하지만 노력이 무색하게도 결국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차가 울툴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달리면서 그 충격에 호랑이 다리를 묶어놓은 줄이 풀려버린 것이다. 만약 호랑이가 탈출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호랑이는 앞발로 툭 치는 것만으로도 4t에 달하는 거대한 사슴을 죽여 버릴 수 있는 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호랑이가 마취에서 깨어나 한발이 자유로운 상태가 되다보니 짐칸에 호랑이와 함께 타고 있던 저나 방송국 PD 등은 자칫 부상을 당하지 않을까 벌벌 떨었습니다”
 
최 회장 일행은 곧장 앞좌석에 탄 운전수에게 차를 멈춰달라고 전화를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아 서둘러 마취를 시도했다. 하지만 사고는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공포에 질려 마취제 양을 보지 않고 마취주사를 놔서 인지 호랑이이 숨이 멎는 상황이 벌어졌다.
 
“마취제를 너무 많이 주사한 탓인지 호랑이가 숨을 안 쉬었습니다. 결국 사람에게 하듯이 호랑이에게 인공호흡을 해서 간신히 다시 깨어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적당량의 마취제를 주사해서 다시 잠들게 했어요. 그제서야 호랑이 다리를 다시 묶을 수 있었습니다”
 
최 원장은 과거 코브라를 치료한 경험도 갖고 있다. 최 원장에 따르면 코브라는 한번 공격 자세를 잡으면 독을 5m 거리까지 정확히 조준해서 쏠 수 있기 때문에 경험이 없는 이들은 사실상 치료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히 코브라가 쏜 독이 눈에 맞으면 실명할 수 있기 때문에 공격 자세를 보면 재빨리 도망가야 한다. 코브라의 공격 자세는 허리의 절반 이상을 위쪽으로 뻣뻣하게 세우는 것이다.
 
“코브라 치료와 관련된 방송 촬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 코브라가 공격 자세를 취했었습니다. 저는 재빨리 5m 밖으로 벗어나려고 도망치는데 방송 담당PD는 도망쳐야한다는 사실을 몰랐는지 가만히 있으면서 제가 도망치는 장면을 촬영만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멀리 도망치자 도망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 담당PD가 저를 따라온 덕분에 다행히 담당PD는 안전해졌습니다. 방송에는 ‘겁쟁이 수의사’라는 식으로 방송이 나갔습니다
 
최 원장은 방송 촬영, 동물병원 운영 등의 과정에서 다양한 동물들을 치료한 경험을 갖고 있다. 개와 고양이는 물론 호랑이, 코브라, 코끼리, 타란튤라 거미, 곰, 원숭이, 달팽이, 개구리, 물고기, 폐어(肺魚·폐가 있는 물고기) 등 각종 희귀동물까지 치료했었다.
 
“각 동물별로 대처법이 다릅니다. 코끼리의 경우 수술을 하기 위해 마취를 하면 콧구멍이 닫혀서 질식을 하게 됩니다. 때문에 나뭇가지 등으로 코를 열어줘야 하죠. 물고기를 수술 할 때는 마취액을 물에 섞어서 아가미에 떨어뜨려줘서 마취를 시켜야합니다. 원숭이는 장난기가 많기 때문에 접근 자체가 까다롭습니다. 과거 원숭이가 제 안경을 가지고가 버리는 바람에 30분 가량 술래잡기를 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활동 수의사 30%의 대표로서 수의사 권익 향상에 힘 쓰겠습니다”
  
 ▲ 최영민 원장에 따르면 현재 기르던 동물이 아파도 동물병원을 찾는 이들은 전체의 약 20%에 불과하다. 이에 앞으로 동물병원을 찾도록 하기 위해 관련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갈 예정이다. ⓒ스카이데일리

최 원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수의사 숫자는 약 1만8000명이다. 이중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수의사는 약 1만명 가량이다. 현재 서울시 수의사회에 가입된 수의사는 약 3000명에 달한다.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수의사 중 30%가 서울에 몰려 있는 셈이다. 최 원장은 이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서울시 수의사회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최 원장은 아들 때문에 서울시 수의사회 회장에 출마하게 됐다. 현재 대학생인 아들 역시 수의사의 길을 걷길 원하는데, 미래 수의사가 될 아들을 위해 수의사 권익 향상에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 그 결심이 회장 출마로 이어졌고, 결국 당선에 성공한 것이다.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시장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여신금융연구소에서 발표한 작년 2분기 카드승인실적분석 자료에 따르면 카드승인금액은 전체 평균 13%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반려동물 관련 업종은 카드승인금액이 전년 대비 25.9%나 증가했습니다. 동물병원만 놓고 봐도 15.6%가 증가했습니다.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률이 평균 이상이라는 의미입니다”
 
최 원장은 아직까지 동물병원을 찾는 이들이 적은 점 역시 반려동물 시장의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원장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이들 중 약 20%만이 정기적으로 동물병원을 찾는다.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아직 성장할 여지가 충분히 많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 원장은 이 비율을 높여서 동물 병원 수요자를 늘리는 게 목표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예방접종률은 30%입니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10마리 중 3마리 만이 예방접종을 맞는 셈입니다. 그나마도 예방접종을 맞은 3마리의 반려동물 중 꾸준하게 병원에 나오는 것은 두 마리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경우 예방접종 비율이 80%에 달하고 일본도 70%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 원장은 본인만의 강점인 방송 출연을 이용해 수의사에 대한 국민적인 인식을 강화시킬 게획도 갖고 있다. 우선적으로 수의사들의 중요성을 강조한 후 이를 이용해 동물병원 수요를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수의사회 내부적으로는 ‘손안의 수의사회’ 앱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수의사회의 소식, 유명 수의사의 성공팁, 수의사들이 많이 쓰는 수의사 계산식(vet calculator) 등의 기능을 탑재한 수의사 전용 앱을 만들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전자투표제도도 도입해 수의사회의 의사결정을 이사회가 아니라 회원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일종의 직접민주주의도 실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최 원장은 반려동물 산업이 전체적으로 다 같이 발전해야 수의사들이 함께 발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 업계 전반에 걸친 상생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앞으로 그는 미용사, 제품제조사 등 반려동물과 관계된 다른 업종 관계자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상생협력 방안을 도출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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