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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은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아주 높다. 특히 대형건설사가 지은 브랜드 아파트는 비싼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입주하기 위한 청약 경쟁이 치열하다. 그런데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높지만 그만큼 하자보수 관련 문제도 끊이질 않고 있다. 아파트 균열이나 누수 또는 마감 시공 품질 등에 대한 논란은 아파트 사용승인이 떨어진 뒤에도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른 입주민과 건설사간의 힘겨루기도 만만치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하자심사 및 분쟁조정 현황은 2010년 69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3년 1953건, 2014년 1676건, 2015년 4244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강서힐스테이트 아파트도 하자보수 문제로 입주민과 건설사가 충돌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건설사의 하자 보수 방식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스카이데일리가 명품아파트를 지양하는 현대건설이 지은 강서힐스테이트 아파트의 사업 현황과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점 등을 현장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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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품아파트를 표방하는 현대건설이 지은 서울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사진)가 하자 및 부실시공 의혹과 관련한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014년 첫 입주를 시작한 강서힐스테이트 주민들은 아파트 곳곳에 균열과 누수 및 결로 등으로 인해 불안감에 떨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 건설업계의 맏형 기업으로 불리는 현대건설이 여론의 눈총을 사고 있다. 직접 시공한 아파트의 하자보수 문제로 입주민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입주민들에게 가장 예민한 안전 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현대건설 모기업인 현대차그룹 총수 정몽구 회장의 경영 방침인 품질 경영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14일 부동산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초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강서힐스테이트 입주민들은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아파트 하자보수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시공사인 현대건설 측의 미온적인 태도를 이유로 곧장 집단소송에 돌입했다. 집단소송의 배경에는 아파트 곳곳에서 발견된 부실시공의 흔적으로 인한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소송을 진행하고 법원에서 현장조사에 돌입하고 나서야 현대건설이 태도를 바꿨다”며 “현대건설은 소송을 취하할 경우에 한해서만 무상 수리를 제공하겠다고 조건을 내걸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패소 시 부담해야 할 손해배상금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소송이 진행되는 세대는 소송이 끝나야지 A/S를 진행할 수 있다”고밝혔다.
주목되는 사실은 주민들과 시공사 간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부실시공으로 인해 안전에 위협을 느끼는 주민들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다. 아파트 주민들의 주장에 따르면 강서힐스테이트는 건물 내·외벽에 금이 가는가 하면 심지어 욕실 샤워부스의 유리칸막이가 저절로 깨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이 지은 명품아파트, 벽에 금가고 물새고 유리까지 와장창
▲ 스카이데일리가 입수한 아파트 내부 자료(표)에 따르면 아파트 사용승인 후 하자로 집계된 금액은 무려 25억원에 이른다. 공용부분 집계표를 보면 균열 13억5680만원, 조경 및 시설 1억2414만원, 누수 1억4423만원 등의 순이다. ⓒ스카이데일리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강서힐스테이트는 2014년 6월 첫 입주를 시작했다. 화곡3주구를 재개발해 탄생한 이 아파트는 총 37개동, 2603가구의 대규모 단지다. 시공사는 대한민국 건설업계 맏형기업으로 불리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이 ‘명품아파트’를 표방해 지은 강서힐스테이트는 일대 지역 타 아파트와 비교해 높은 시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입주민들과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명품아파트’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입주 약 2년여 만에 단지 곳곳에서 부실시공 의혹을 불러일으킬 만한 하자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벽에 금이 가는 일은 예삿일이 됐고, 부실한 마감재 사용으로 인한 듯한 결로 및 누수 현상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문장길 강서힐스테이트 전 입주자 대표는 “아파트 입주 후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끊임없이 아파트 하자 부분에 대한 A/S를 요구했다”며 “현대건설은 주민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고, 결국 부실시공에 대한 불안감에 못이긴 주민들이 합심해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2603세대 중 80%인 약 2000세대가 소송에 참여했다. 지금은 법원감정인이 아파트 하자와 관련된 감정을 진행 중이다. 현재 입주민들이 추산한 아파트 하자보수 관련 예상 보상액은 68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특히 오시공·설계상하자·균열 등으로 인한 보상액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아파트 하자보수는 건설사가 아파트 분양하고 입주를 하고 난 뒤 사용승인이 떨어진 이후 약 2년간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장판, 바닥, 벽지 등은 약 1~2년의 무상기간이 제공된다. 또 아파트 내부 소방시설은 3년, 아파트 구조물은 약 10년간의 무상기간이 보증된다.
주민들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하고 나서야 하자보수 건에 대한 절충안을 내놨다. 문 전 대표는 “현대건설은 주민들이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야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A/S를 해주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현대건설은 지금도 법무팀 방침이라는 주장 아래 당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 측은 “패소 시 부담해야 할 손해배상금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소송이 진행되는 세대는 소송이 끝나야지 A/S를 진행할 수 있다”며 “현재 소송을 취하하는 세대를 선별해 무상 A/S를 진행 중이다”고 답했다.
2600여 세대 주민들 생존권 위협 토로 속 ‘현대건설 시간끌기 아니냐’ 제기되기도
▲ 강서힐스테이트 아파트 지하주자창을 보면 균열현상(사진)을 확인 할 수 있다. 건축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하주차장에 균열이 가는 것은 마감시공을 잘못한 결과로 분석이 된다는 설명이다. ⓒ스카이데일리
이처럼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주민들과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주민들은 거주지의 하자 문제로 하루하루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주민들은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서 힐스테이트 한 주민은 “세대 내 욕실 샤워 부스 강화유리가 저절로 파손되는 일이 있었다”며 “다행히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건물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불안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물 내·외벽에 금이 가고 누수가 발생하는 것은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구조적인 문제로 볼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욕실 내 강화유리가 저절로 파손된 현상은 프레임 이격 및 고정 불량, 시공불량 등의 이유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며, 이는 자칫 인명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빠른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대다수의 주민들은 “건물 내·외벽에 금이 가고 누수가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건물 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상당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아파트 입주민들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102동·103동·105동·106동·110동 등에서 크고 작은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아파트 외벽뿐만 아니라 지하주차장에서도 곳곳에서 균열 현상이 생기고 있다.
▲ 아파트 한 주민에 따르면 욕실 내 샤워 부스 강화유리가 파손 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한 건축 전문가는 “욕실 내 강화유리가 파손 된 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시공불량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사진=아파트 입주민 제공]
이와 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파트에 균열이 생긴다고 해서 아파트가 금방 무너지고 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렇지만 균열이 생기면 그 사이로 누수가 생기고 이어 철관이 녹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이 맞대응 하는 데 대해 ‘시간 끌기’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한 전문가는 “사실 분양을 하고 나면 칼자루는 대형건설사들에게 넘어가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면 입주민들이 불리한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 아파트 무상 보증기간이 2~3년이기 때문에 건설사가 소송으로 맞대응 할 경우 결국 주민들은 두 손을 들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아파트 하자 부분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면 입주민들은 아파트 시세 하락까지 염두해야 하기 때문에 건설사는 더욱 기세등등해지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강서힐스테이트 입주민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현대건설은 아파트 하자 문제와 관련된 계류 중인 전체 소송만 2015년 말 기준 182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송가액은 약 3243억원이나 됐다. 현대건설의 미온적 태도와 소송 맞대응 등을 두고 주민들의 안전은 등한시 한 채 자사 이익만을 위한 시간끌기 전략에 나섰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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