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야욕에 동네세탁소 사라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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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야욕에 동네세탁소 사라질 판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김인희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2-17 22:17:54

▲ 김인희 기자(산업부 2팀장)

국내 거대한 유통망을 거느린 대기업 편의점이 무인세탁서비스 도입을 본격화하면서 세탁업계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 중인 롯데그룹 계열사 코리아세븐은 최근 편의점 업계 최초로 무인세탁시스템을 도입했다. 무인세탁시스템을 통한 세탁서비스는 고객이 세탁물을 전용기기에 맡기면 세탁물 조치를 마친 뒤 다시 기기에 넣어 고객에게 반환하는 형태다.

서울 용산구 세븐일레븐 산천점을 시작으로 시범운영에 들어간 해당 서비스는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업계는 세븐일레븐과 함께 ‘국내 편의점 빅3’로 분류되는 GS25와 CU도 무인세탁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보는 상황이다.

이미 GS25는 무인세탁기기업체와 제휴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CU의 경우 희망 가맹점주에 한해 무인세탁서비스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대기업 편의점들이 무인세탁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은 대기업 자본을 앞세워 기존 세탁업계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다. 또 세탁업계 수십년간 기술력을 키워온 소상공인들을 무시하는 태도다.

세탁업계에는 주요 거주 지역, 동네 상권 등에 자리를 잡고 세탁업으로 생계를 이어온 세탁업자들이 대다수다. 또 단순한 세탁이 아닌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인근 주민들과의 소통을 하며 기반을 닦아온 전문가들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대기업의 세탁서비스 사업 실시로 세탁업계 소상공인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도 세탁업 서비스 분야가 제대로 인정되지 못해 가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높은 임대료를 이기지 못해 가게를 내놓는 상황에 처했다.

20년간 세탁소를 운영했다는 고영숙 씨는 세탁업계의 현실에 대해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세탁을 위해 필요한 기름 값과 매장 임대료는 꾸준히 오르고 있는데 세탁서비스에 대한 서비스 가격은 수십 년 째 제자리다”고 말했다.

박무근 한국세탁업중앙회 회장도 “편의점의 무인세탁시스템 도입은 세탁업에 대한 특수성을 배제한 행위다”고 언급했으며 손성원 중기중앙회 유통서비스산업부 차장도 “대기업이 진출해야할 분야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국세탁업중앙회에 따르면 세탁업계 숙원사업인 공중위생관리법 일부개정법령안(세탁기능사 법제화)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검토 안건에 상정된 상태다. 업계는 법안통과를 고대하고 있다.

세탁기능사 소지자만 세탁업을 할 수 있도록 법제화되면 세탁업의 무분별한 창업, 대기업의 세탁업 진출 등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는 것이다.

최근 편의점은 하나의 유통아이콘으로 변모하고 있다. 택배서비스는 보편화 됐으며 일부 매장들에서는 카쉐어링도 가능할 정도다. 사업다각화는 좋다. 다만 소상공인들이 일궈온 골목상권 침해성 확장은 주의해야 한다. 특히, 영세한 세탁업계 소상공인들에 대한 보호가 절실한 상황이다.

김인희 i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