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雨水)’ 맞이 대청소, 복(福) 받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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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의 ‘음양오행경제’

우수에 내리는 봄비는 정화의 기회 제공

김태규 필진페이지 + 입력 2017-02-19 16:03:18

▲ 명리학자 김태규 칼럼니스트 ⓒ스카이데일리

입춘 지났는데도 여전히 추위가 맹위를 떨친다. 역시 입춘은 봄이라기보다 겨울에 더 가깝다. 8월 초 입추가 지났는데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늦더위와 늦추위가 더 무서운 법이다. 긴 겨울이 싫어진 나머지 좋은 기억을 찾아 머릿속을 더듬어본다. 그러자 남녘의 제주도에 한창 피어나고 있을 노란 수선화가 눈앞에 어른거린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새해엔 복 많이 받으시라고 덕담을 주고받는다. 그래서 오늘은 복 받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다.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은 세상에 공짜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복을 받으려면 복 받을 짓을 해야 한다. 주변에 덕을 쌓는 것은 물론 복 받을 징조라 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자신에게도 덕을 베푸는 것이다.

2월 18일은 절기상 ‘우수(雨水)’가 된다. 우수에 제대로 비가 내린다면 그야말로 황금보다 값진 비가 된다. 우수란 단어는 문자 그대로 비와 물이다. 우수에 비가 풍족하게 내리면 좋은 일이 어디 한 둘이 아니다. 우수에 비가 내리면 겨우내 건조했던 대기가 일거에 습윤해진다.

코로 습윤한 공기가 들어오면 마음도 한결 상쾌해지지만 그것만이 아니라 모든 호흡기 질병을 걷어간다. 감기는 물론이고 최근 말이 많은 조류 인플루엔자(AI)나 구제역도 사실상 자취를 감춘다. 호흡기 질병은 근본적으로 건조한 대기가 문제인 까닭이다.

기침으로 고생하시면서 목숨이 경각에 달린 노인들도 수명을 연장하게 될 것이고 아이들의 건강도 회복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새들과 가축들도 되살아날 것이니 우수에 내리는 비의 공능(功能)은 실로 위대하다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수에 비가 내리면 겨우내 메마르고 여기저기 켜켜이 쌓인 먼지들을 말끔히 씻어내니 이는 천지가 목욕을 하고 물청소를 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

입춘으로서 새해가 됐다 하지만 우리가 바깥에 나갈 때 먼저 몸을 씻어서 정갈하게 하듯이 하늘과 땅도 우수의 비를 통해 스스로를 정화(淨化)하는 것이다.

인류의 지혜는 어디에서나 두루 공통이다. 2월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February’다. 이는 정화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물로 씻어내는 달’이란 의미인 셈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2월이 되면 해가 지나 필요치 않아진 물건들은 태워버리고 집안 곳곳을 물로 씻어냈다고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법이다. 새해가 됐는데 그 새해를 제대로 맞이하려면 낡고 묵은 것들과 필요치 않은 것들을 태우고 집안 구석구석 켜켜이 쌓인 먼지는 털어내고 씻어내어야만 한다.

잘 산다는 것은 결국 자연의 순리에 맞춰 사는 것이다. 그러니 우수에 천지가 빗물로서 목욕을 하고 정화를 하듯 우리 또한 씻어내어야 한다.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가 뭔가 새 출발을 하려면 낡은 것과의 이별을 하고 작별을 고해야 하는데 청소는 바로 그런 작업이고 일이 된다. 청소는 주변 환경도 정화하지만 실은 우리 마음도 정화해준다.

그러니 우수의 때를 놓치지 말고 대청소를 하라는 얘기다. 청소를 하려면 창도 활짝 열어야 할 것이니 절로 바깥의 찬 공기와 접촉하게 된다. 시리고 차갑겠지만 그로 인해 사람의 정신은 활짝 깨어난다. 각성이 된다.

명심보감에 보면 큰 부자는 하늘이 내지만 작은 부는 근면으로 이룰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근면과 성실은 부를 이루는 첩경인 까닭이다.

부지런한 농부는 해뜨기 전에 집을 나서서 해 뜰 무렵에는 이미 논밭에 서있다. 정상급 골퍼가 해뜨기 전에 필드에 있는 것과 같다.

한 해를 잘 맞이하고 알차게 보내려면 아직 추위가 남아있는 우수에 대청소를 통해 만반의 준비를 끝내야만 한다.

한 해를 통해 우수에 하는 대청소를 하루에 비기면 새벽 인정(寅正) 즉, 4시 반에 일어나 차가운 물로 얼굴을 씻어내고 닦는 것과 같다 하겠다.

추운 새벽 찬 물로 목 언저리까지 적시는 세수와 세면이 우리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해서 새날을 절로 알차게 보내게 될 것이니 먼 옛날 글공부하는 선비는 하루의 일과를 그렇게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독자더러 매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하루를 야무지게 준비하라는 말은 당연히 아니다. 그렇게 해서 다 부자가 된다면 나 호호당은 가난을 면치 못할 것이니 말이다. 다만 한 해를 준비함에 있어 우수에는 대청소를 하는 것이 자신에게 덕을 베푸는 것이고 그로서 한 해의 복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우수를 맞이해 대청소를 하자. 그래야 복을 받는다.

김태규의 희희락락호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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