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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9년 설립된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생명운동, 자살예방 등의 활동으로 생명존중, 나눔 정신을 실천해 오고 있다. 특히 생명운동팀은 장기기증, 헌안운동, 헌혈 등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서울성모병원은 김수환 추기경 선종 8주기를 맞아 ‘장기기증 제가 하겠습니다’라는 주제로 생명 나눔 캠페인을 펼쳤다. 성모병원 방문객 가운데 일부는 이 캠페인 현장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저도 장기기증 할 수 있을까요”라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10년 전만 해도 장기기증을 범죄와 연결시키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지난 2009년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 기증 이후 장기기증 캠페인은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된다.
김 추기경이 생전에 만든 단체가 장기기증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김 추기경은 1989년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를 준비하면서 생명존중과 나눔실천 정신을 이어가자며 ‘한마음 한몸 운동본부’(이하·한마음 본부)를 설립했다. 세계성체(聖體 , Body of Christ)대회란 믿음을 고양하기 위해 교황을 비롯한 로마 가톨릭 성직자 및 신자들이 함께하는 대규모 집회다.
대회 이후 한마음 본부는 생명운동, 자살예방 등의 활동을 이어왔다. 또 헌혈, 헌안 운동을 비롯해 생명나눔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사후엔 각막만, 뇌사 땐 장기기증도 가능 “김 추기경, 생명나눔 씨앗 뿌리고 가셨어요”
▲ 생명운동팀이 주도하고 있는 장기기증 캠페인 지난 2009년 이후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 기증 이후 관심이 증폭했다. 최근 생명운동팀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장기기증 제가 하겠습니다’라는 주제로 생명 나눔 캠페인을 펼쳤다. ⓒ스카이데일리
장기기증, 조혈모세포 기증, 헌혈 운동, 치료비 지원사업 등 생명운동을 벌여온 한마음 본부의 생명운동팀은 정현수 소장이 이끌고 있다.
정 소장은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 기증은 국내 생명운동의 큰 이슈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 추기경은 노환에 따른 자연사를 하셨기 때문에 각막만 기증할 수 있었다. 사후에는 각막 기증만 가능하고, 뇌사 땐 장기 기증도 할 수 있다.
정 소장은 “2009년 김 추기경의 각막 기증으로 인해 캠페인에 폭발적 관심이 쏠렸다”며 “1989년 한마음 본부 설립 후 20년간 누적 장기기증자가 3만3000명이었는데, 2009년 한 해에만 3만3000면이 장기를 기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장기기증자에 대한 인식 전환으로 인해 생명나눔에 대한 씨앗이 널리 퍼진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정 소장에 따르면 1980년 후반만 해도 매혈이 성행했고 헌혈 캠페인조차 흔치는 않았다고 한다. 정 소장은 “이제까지 장기기증자 수를 늘리는데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기증자에 대한 예우 개선에 앞장서고 싶다”고 밝혔다.
생명운동팀은 현재 ‘장기기증자 봉헌의 날’을 지정해 유가족들을 위한 간단한 위로공연, 감사패, 추모 행사를 펼쳐왔다. 앞으로도 예우 프로그램을 더 마련할 계획이며 추모행사· 공원마련 등의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유가족 접촉하며 달라졌어요”…실제 기증 땐 가족 동의 필요, 평소에 자신의 뜻 알려야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현수(사진 왼쪽) 소장, 이창하(오른쪽 위) 대리, 정다운 대리 ⓒ스카이데일리
이창하 대리는 생명운동팀에서 장기기증 캠페인 및 행사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다. 학창시절 한마음 본부가 진행하는 캠페인을 접했고, 이후 생명나눔 운동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이 대리는 “대학시절 캠페인을 접했을 때 장기기증 희망자로 등록하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가족 동의가 필요했고 주변에선 장기기증에 대한 폐쇄적인 태도가 강했다”며 “이제는 법이 바뀌면서 개인 의지에 따라 희망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장기기증 신청서 작성은 개인의 의지를 알기 위한 것일 뿐, 계약서와 같은 법적인 강제력은 없다”며 “실제 기증할 땐 가족들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평소에 기증 의사를 가족들에게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다운 대리도 대학시절, 노동부가 진행하는 직장 체험 프로그램에서 한마음 본부를 접한 것이 인연이 돼 2007년부터 생명운동팀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장기기증에 대해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았다면 이제는 캠폐인 현장에 직접 찾아와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추고, 상담 받는 이들도 늘어났다.
정 대리는 생명나눔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자신조차도 처음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앞섰지만 “실제 장기기증을 받은 사람, 장기기증자의 유가족을 만나면서 시각이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장기기증자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새 생명을 얻었다. 또 유가족들로부터 ‘장기 기증으로 인해 아직도 살아있는 것 같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보람을 느끼는 한편 다시 한번 마음을 추스리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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