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같은 사고 ‘위험한 환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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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2-27 00:01:54

▲ 김신 편집이사

지난 2014년 2월 전 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대형참사가 벌어졌었다. 당시 경주시 양남면에 소재한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지붕이 붕괴되면서 내부에 있던 부산외국어대 학생과 이벤트회사 직원 등 10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사고 발생 직전 강당 내부에서는 560여명에 달하는 부산외대 신입생들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고는 리조트의 시설물 점검 부주의에 따른 인재(人災)로 판명 났다. 덕분에 사회 전반에 걸쳐 상당한 변화의 움직임이 일었다. 우선 대형리조트에 대한 안전 점검 시스템 확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었다.

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과정에서의 안전 확보 문제도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사고 원인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었지만 해당 사고 이전부터 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또 다시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에는 아예 ‘실시하면 안 된다’는 여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조직 적응’이라는 뜻을 지닌 ‘오리엔테이션’을 빙자한 신입생 환영회 과정에서의 사건·사고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각 대학교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기간인 지난주만 해도 여론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무려 3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22일 오전에는 강원 고성군 토성면의 한 콘도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수도권 모 대학 학생이 손가락 3개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 학생은 술을 마시고 사라졌다가 엘리베이터 기계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같은 날 오후에는 충북 단양 부근 중앙고속도로 상행선에서 경북 구미 금오공대 신입생들이 탄 관광버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5m 언덕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다행히 학생들 모두 안전벨트를 매고 있어 대형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자칫 수많은 목숨을 앗아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인명피해는 아니지만 불미스러운 사건도 있었다. 지난 23일 건국대학교에서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과정에서 성추행 사건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일이 발생했다. 앞서 17일 열린 상경대 새터 기획단 회의 후 가진 술자리에서 남학생 A(26)씨가 후배 여대생 B(21)씨의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글이 페이스북에 익명으로 올라왔다. 해당글을 게재한 인물은 피해자 B씨의 언니였다.

대학교 입학철을 맞아 실시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과정에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데 대해 많은 국민들은 큰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이제 막 성인이 돼 꿈에 부풀어 있는 신입생들이 큰 사고를 당하거나 혹은 평생 씻어내지 못할 상처를 입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교육당국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분위기다. 교육부 관계자는 23일 “대학 OT 행사에까지 정부가 일일이 개입할 수는 없지만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점에서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며 “일단 OT를 교내에서 진행하도록 각 대학과 협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당국의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여론은 안심할 수 없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교육부의 대책에서는 ‘사태의 시급성’이 배제됐다는 이유에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채 피지 못 한 학생들이 ‘위험한 환영회’를 벌이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앞서 사례를 볼 때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미 대책은 나와 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 및 통제 등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리엔테이션이 가진 단어 뜻 그대로 ‘조직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을 사전에 철저히 기획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건·사고가 치밀한 관리프로그램 없이 술판을 벌이는 그런 오리엔테이션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