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초인가족’, 쓰지 않고 그린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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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이해정 작가(캘리그래피)

1세대 손그림 문자 개척 창작작가…2만명 파워블로거의 변신 ‘평생 직업화’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3-16 14:21:10

▲ 캘리그래피 작가 이해정(사진) 씨는 원래 요리와 디자인 관련 포스팅을 올리던 파워블로거이자 회사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프리랜서 캘리그래피 작가로 변신해 출강, 전시 등 활동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캘리그래피라고 하면 이제 웬만한 사람은 다 알 정도로 유명해졌죠. 하지만 글씨를 색다르게 쓴다고해서 모두 캘리그래피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그림 그리는 것과 유사점이 더 많아요”

분당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해정(42)씨는 캘리그래피를 배우던 수강생에서 지금은 유명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캘리그래피는 이제 대학교 혹은 대기업 등 동아리에서 커리큘럼이 생길 만큼 대중화 된 취미 활동으로 자리잡고 있다.

캘리그래피(Calligraphy)는 원래 아름다운 서체란 뜻을 지닌 그리스어 Kalligraphia에서 유래했는데, ‘손으로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을 뜻한다. 쉽게 얘기하면 손으로 그린 문자로 드라마 타이틀이나 영화 포스터, 광고 간판 등 여러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캘리그래피 매력에 빠진 그녀…“실력 늘자 일감도 점점 많아졌어요”

이해정 작가는 디자인을 전공한 후 잡코리아 웹디자인 팀에서 근무했다. 그러다 타이포그래피를 실무에 적용하고 싶다는 생각에 캘리그래피 학원에 등록했다.

“학원을 다닐 때만 해도 지금처럼 젊은 층 사이에서 캘리그래피 ‘붐’이 일지 않았습니다. 제가 거의 1세대였던 셈이죠. 웹디자인은 기계적인 작업이기 때문에 컴퓨터와 씨름해야 했지만 캘리그래피는 손으로 직접 그리고 또 그린 것을 바탕으로 디자인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었습니다”

▲ 캘리그래피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깊이있게 들어가면 결코 쉽지않다는 것이 이해정 작가의 설명이다. 단순히 글씨를 베껴쓰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창작물을 만들어 내야하기 때문이다. 사진(오른쪽)은 이 작가의 작품을 한 카페에서 전시 중인 모습 ⓒ스카이데일리

캘리그래피 매력에 빠진 그는 좀 더 다양한 글꼴을 찾기 위해 매일 같이 공부하며 연습에 몰두했다.

“캘리그래피는 남녀노소 누구나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자칫 쉽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깊이 있게 들어가면 굉장히 어렵고 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죠. 계속 똑같은 글씨를 만들면 실력도 정체되고 싫증이 날 수도 있습니다”

이 작가는 직장을 다니며 캘리그래피를 부업으로 삼아 그렸다. 육아까지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쉬운 길은 결코 아니었다.

“2년 정도는 투잡을 뛰었어요. 하지만 실력이 쌓이다보니 캘리그래피 쪽 일감 비중이 점점 늘기 시작했어요. 어린 딸의 육아를 병행해야 하다 보니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캘리그래피를 주업으로 선택했습니다”

요리 주부에서 글씨 디자인하는 작가 변신…“평생할 수 있는 직업이자 취미”

이 작가는 캘리그래피에 관심을 두기 이전부터 파워블로거로 유명했다. 하지만 블로그 내용이 ‘요리’라는 사실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어느 날 문득 내가 왜 이걸 올리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직업은 디자이너인데 말이에요. 그래서 디자인 분야의 글도 많이 올렸지만 캘리그래피를 배운 이후에는 게시글 비중을 디자인 쪽에 초점을 맞췄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