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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深頌(심송)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를 가까이 하시고 충심으로 통회하는 자를 구원 하시도다”<시편 34 : 18>
얼마 전 모 신문 칼럼에 ‘헬기 타고 올랐다가 맨발로 내려와야 하는 것은 바로 권력·대권의 실체’라는 글을 본 기억이 난다. 권력이 얼마나 무섭고 매정한 것인지를 함축해서 하는 말처럼 느껴진다. 과거 선거의 여왕이란 소리를 듣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참하게도 청와대에서 야인의 입장으로 끌려나왔다.
위 칼럼의 말 그대로 헬기를 타고 정상에까지 오른 그녀였지만 ‘맨발’이나 다름없는 모습으로 쓸쓸하게 하산을 했다. 참으로 애처롭고 안쓰럽기까지 했다. 과거 역사를 보더라도 권력의 말로가 힘겹고 비참했던 것이 어디 지금 박근혜 전 대통령뿐이었겠는가.
거슬러 올라가면 대한민국 수립이후 대권을 거머쥔 이들은 하야 후 망명을 하거나(이승만), 총에 맞아 죽거나(박정희), 친구 손에 의해 유폐를 당하거나 구속되거나(전두환·노태우), 나라가 거덜 날 지경에 몰려 청와대를 급히 빠져나왔지만 차남이 부정부패로 구속됐다.
실정(失政)부정비리에 대한 가책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대한민국이 자살 1위국임을 재확인 시키거나(노무현), 각종 비리 논란에 대해 버티던 김대중 전 대통령, 잘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세 아들이 모두 철장신세를 지거나 불구속 되는 것을 지켜본 우리 국민들이다.
부패하는 권력, 썩지 않는 발효식품 같은 정치인 필요
모든 권력은 부패한다. 제 아무리 독 하디 독한 천하의 방부제를 흠뻑 쓴다 해도 약발이 먹히지를 않는다. 특히 권력의 노른자가 썩으면 흰자는 말할 것도 없다. 예전에도 그러했지만 대통령 자신은 멀쩡한 것처럼 보여도 분신같은 측근부터 썩기 시작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만사형통), 김영삼의 차남, 김대중의 세 아들(만사자통)의 시절도 있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은 친 인척도 아닌 동네 아줌마에게 오랜 세월 철저하게 농락을 당해왔다. 이유야 어찌됐든 박 전 대통령의 잘못이 크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대통령을 등에 업고 권력을 휘둘렀던 이들 중 말로가 성한 이가 과연 몇이나 있었겠는가. 그럼에도 박통(박정희)시절 비서실장과 중앙정보부장으로써 당시 하늘을 나는 새도 죽인다던 이후락의 이른바 ‘떡고물론’은 시간이 흐르고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히 쉬쉬하며 물밑으로 거래되고 있다.
권력이란 떡을 만지다 보면 콩고물도 묻고 팥고물도 묻는 법이라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권력의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일지도 모른다. 권력은 분명 매력적이긴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이다. 권력에 깊이 빠지면 결국 불행해지고 마침내는 파멸하고 만다. 똑같은 음식이라도 어떤 음식은 발효되고 또 어떤 음식은 부패가 된다.
발효되는 음식은 오래 될수록 맛과 향기를 내며 곁에 두게 되지만 부패된 음식은 오래 갈수록 악취를 풍길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권력인 정치관계도 그렇다. 발효와 부패는 똑같은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가미되면서 변해가는 현상이다. 그러나 그들의 변하는 형태는 전혀 다르다. 부패는 썩고 악취를 풍기지만 발효는 오래 갈수록 오히려 아름다운 향을 품어내면서 식욕을 돋우어준다.
특히 부패된 음식은 오래두려고 하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러나 발효 식품은 시간이 갈수록 오래 두려고 하고 잘 간직한다. 똑같이 변하는 것이지만 그 음식에 어떤 균이 가미되느냐에 따라 악취를 풍기거나 맛과 향을 풍기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 몸에 부패균이 가미되면 악취와 병원성 물질이 형성되면서 발암물질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현상이 발생되면 우리 장(藏)에서 많은 변화가 생기는 데 그 증세는 ‘변’에서 심한 악취가 나거나 방귀냄새가 지독하게 나면 ‘장’내 균이 좋지 않은 것이다. 반대로 효모나 유산균 등 유용한 균이 가미되면 인체에 유익한 효소나 비타민 등 인체에 좋은 면역물질을 만들어 내며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 인체뿐만 아니라 정치인에도 마찬가지로 적용이 된다. 눈에는 마치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나는 발효나 부패는 우리 정치인에게서도 찾아볼 수 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연륜들이 몸에 깊게 배어 사회에 가르침을 주거나 타인에게 모범을 보이는 반면, 또 다른 어떤 사람은 삶의 과정을 내세우며 공연한 아집을 부리거나 오히려 타인을 해치며 불편함을 보이는 행동을 취하기도 한다.
영양섭취 골고루 할 수 있는 비빔밥같은 ‘정치지도자’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똑같은 과정의 삶이지만 내면에 있는 그 삶의 연륜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함께 하고 싶기도 하고, 곁에서 멀리 떠나고 싶기도 한 것이다. 요즘 자칭 잡영(雜靈)들이 저마다 잘 났다고 뽐내며 설쳐대지만 하나같이 심한 악취가 나고 비린내가 역겹게 난다. 참으로 힘든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 같다. 마치 밥상은 식탁에 차려져 있는데 입맛에 맞는 것이 없다. 수저는 들고 있는데 먹을 만한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배가 고파 먹기는 해야 하는데 먹고 싶은 것이 하나 도 없다. 그러나 무엇인가는 먹어야 할 운명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차려진 밥상에서 하나를 골라야만 한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편식하지 않고 영양 섭취를 골고루 취할 수 있는 비빔밥 같은 정치 지도자가 그 어느 때보다 그립고 아쉬운 때다.
그런 발효식품 같은 정치지도자를 기다린다면 지나친 과욕일까. 어찌해 그런 지도자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악취를 풍기며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은 정치인들만 보이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악취와 비린내를 풍기며 많은 사람들을 현혹시키면서 추파를 던지고 있다. 아편과 같은 권력은 항상 날카로운 양날의 칼이다. 한쪽 날은 세상을 베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쪽 날은 자신을 베기도 한다.
대권을 잡겠다고 자천으로 나선 이들, 서로를 헐뜯고 개처럼 서로를 끌어내리려는 추태를 부리는 권력자들. 급기야는 그 양날의 칼날에 자신이 처참하게 베일 것을 생각해보고 나서라. 스스로를 벨 수 있는 용기 있는 자, 안보 정신이 투철한 자만이 나서라. ‘존경하는 국민’이란 거짓된 말도 빼라.
‘선거 때는 등만 보였지만 선거 후에는 턱만 보이는 자’가 바로 권력자들의 진실한 모습 아니던가. 지금의 이슈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이념적 싸움이다. 세월호 노란 리본은 2년 넘게 달면서도 나라를 지키려다 순국한 천안함 피폭 전사 장병들의 추모기간에도 조기를 달지 않는 저들.
세월호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전몰장병들의 유가족은 소리 내 울지도, 정부를 탓하지도 않았다. 다만 더 이상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보에 철저를 기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을 뿐이다.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말자. 음흉한 자들의 속을 아는 국민들은 피곤하기만 하다. 5월의 두려움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인 것 같다. 난세에는 영웅이 나온다고 했다. 백마를 타고 올 새로운 영웅은 언제 이 땅에 오는 것일까. 부활의 메시아를 기다리듯 그 영웅을 기다려보리라.
“지금은 너희가 근심하나 내가 다시 너희를 보리니 너희 마음이 기쁠 것이요 너희 기쁨을 빼앗을 자가 없으리라.” <요한복음 16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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