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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우 칼럼니스트
천화(天火) 동인(同人)이란 괘가 있다. 하늘에 태양이 떠서 밝게 빛나는 모습이다. 사람들이 의기투합해 중지(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으고 무언가를 실천하는 상황이다. 한자 동(同)자에는 같은 부류인 끼리끼리 모임을 의미한다. 나쁘게 표현하면 패거리의 모임으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기업 경영에서는 하늘은 비전으로, 불은 고객이나 제품으로 볼 수 있다. 비전과 제품의 조화로 설명할 수 있으니 새로운 제품/사업 전략을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쇠퇴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에 대비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함께 모여서 고민하는 단계다. 기존의 전략 및 사업이 어려움을 겪게 되므로 이를 극복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는 것이다. 물론 오래 걸리는 중요 사안이다. 참여자들 또한 다양해야 한다. 수립 후 반드시 직원들과 공유해야 한다.
수종사업을 발굴해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외부의 경쟁자들 보다는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새로운 방법이다. 꾸물거리는 사람보다는 도전하는 사람들,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혁신적인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 중지를 모으고 비즈니스의 게임의 룰을 바꿔 산업간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컴퓨터 회사였던 애플이 변신에 성공한 것은 MP3 플레이어, 스마트 폰 등 기존의 음반 시장, 통신 시장까지 산업간 경계를 뛰어 넘는 도전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공은 모방하기 힘들고 따라잡기에 시간이 걸리므로 블루오션에서 오랫동안 순항하게 된다.
기업 성장 전략을 수립할 때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공감대 형성이다. 보안을 이유로 수종사업 계획을 밀실에서 뜻 맞는 사람들끼리 수립하고 공표 한다면 ‘비전 공유’라는 대 전제에 어긋나게 된다. 비전을 공유하고 이를 실행할 전략을 수립·전개해 나가는 것이 원칙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지속성장 실천방안 준비
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은 중요 리더들의 방향 설정을 통해 정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제품들의 수명이 짧아지고 신기술 등장으로 인해 경쟁력의 상실과 같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소수의 의견에 의한 의사 결정은 위험이 많이 따르게 된다.
기업마다 아마도 일종의 상품기획위원회와 같은 신사업 의사결정 조직체를 운영하고 있을 것이다. 이때 마케팅, R&D 등 일부 부서들의 주장과 의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면 향후 제품화 하는 과정에서 후속 프로세스의 문제점들을 예견할 수 없게 된다. 이런 경우 시작은 창대 했으나 끝은 희미하게 사라질 수 있다.
동인(同人)에서 설명하듯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서 일관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기투합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수종사업 타당성 검토
성공한 기업들도 업계 판도를 바꾸거나 선두에 나서기 위해서는 10~20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했다. 포드사의 어셈블리 라인(소품종 대량생산)이 도요다의 Just In Time(다품종 소량생산)에 자리를 내 준 것, IBM의 대형컴퓨터(Mainframe)가 PC(Personal Computer)에 밀려난 것과 같은 구조적 변화에는 준비시간이 걸린다.
그러므로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고 그 만큼 위험도 따르는 중요한 작업이다. 본 컬럼에서는 이런 준비 과정을 같이 소개하기에는 너무 방대한 양이 되므로 어느 정도 사전 연구개발과 전략 수립을 갖춘 상태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를 바탕으로 설명을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
준비된 상태라 해도 막상 신사업에 성공하는 확률은 높지 않다. 많은 것들을 누락하거나 경험해 보지 못해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직원들의 재교육, 제품 포트폴리오 재구성, 프로세스 재설계, 자원 재 배분을 소홀히 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함께 모여 새로운 비전과 사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단순히 하면 된다’ ‘지금까지 해왔던 방법이 최고다’ 식의 안이한 발상은 위기로 몰고 가는 지름길이다.
너무 재무적인 성과에 기반한 의사결정도 피해야 한다. 미래 가치는 재무적인 효과로 설명하기 힘들다. 잠재 기회를 보고 전략적 결정을 해야 한다. 재무적인 효과를 기준으로 하다 보면 자꾸 기존의 수익성 좋은 사업과 비교하게 되고 수준 이하의 예상 성과로 인해 시작도 못하고 후보에서 탈락시켜 기회를 영원히 상실하게 된다.
최악의 상황은 이렇게 해 탈락시킨 아이템을 경쟁자가 진입해 성공을 하는 경우다. 애플의 경우 사용자의 컴퓨터 사용을 쉽게 하기 위해 개발했던 GUI(Graphic User Interface)가 정작 자신들의 제품에선 인기를 끌지 못했고 후발 주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사가 Windows를 출시하면서 GUI로 대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내부 역량 감안한 성장전략 심사숙고
사전에 충분한 내부 검토 없이 컨설팅 위주의 신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려 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많은 회사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그 동안 추진해왔던 일들은 Restructuring(사업 구조를 바꾸거나 비교 우위에 있는 사업에 투자 재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경영 전략), Reengineering(사업과정 재설계)로 대표된다.
다분히 낭비는 제거하고 더 빠르게, 더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혁신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경쟁자들을 따라잡는 수준에서 멈추게 되는 방법이다. 게임의 룰을 바꾸지 않으면 앞지를 수가 없다.
이런 환경에 익숙했던 기업이 새로운 경쟁우위 전략을 통해 신사업에서 1등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근본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많은 컨설팅 회사들이 실상은 따라잡기 방법을 가르치는데 익숙하지 새로운 방법을 만드는 것에는 서툴기 때문이다.
기업을 단순히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과 기술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로만 본다면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으로 전락할 수 있다. LG전자가 마케팅 회사로 변신 후 다시금 기술 회사로 되돌아온 사례도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업의 본질과 기업문화 및 내부 역량에 대한 깊은 통찰 없이 외부인의 시각으로 성장전략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다.
사업계획 수립
중지를 모아 새로운 먹거리 후보들을 선정했으며 각 후보들에 대한 일련의 추진 계획 및 기대 효과 분석도 마무리 됐다. 다음은 일종의 여론 수렴과정이다. 경영진은 물론 일반 사원들까지도 계획을 함께 공유하고 토론하며 공감을 형성하는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Top Down식의 일방적인 비전 선포는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지 못한다. 또 뭔가를 하겠다고 하는데 지금 내가 하는 일과는 상관없을 테니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는 냉소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면 사업을 추진하는 사람들만 바쁘고 고달프게 된다. 힘들면 포기하게 된다. 아무리 훌륭하고 완벽한 계획도 실행할 수 없으면 단지 서류 뭉치일 뿐이다. 실현 가능한 계획 수립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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