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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104>]-펫로스(Pet Loss)

사람보다 더 깊은 동물과의 정 ‘죽을 때 무섭다’

천도제까지 지내는 절절한 가족애…슬픔·충격 넘어 구토·실신 ‘사별 증후군’

이지현기자(bliy2@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4-15 04: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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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 돌봄인들은 키우던 반려동물이 죽은 후에도 가족의 한 일원처럼 납골당(사진)에 안치해 죽음을 추모하고 있다. 한 칸 한 칸마다 먼저 간 반려동물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묻어나 있다. ⓒ스카이데일리

국내 반려동물 문화는 2000년대부터 본격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경제성장 및 1인 가구 확산 등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이 자리하게 됐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1000만 가구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려동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강아지·고양이의 수명이 10~15년임을 고려할 때 2000년대 초반부터 함께한 반려동물들이 노화로 죽음을 맞는 시점이 됐다. 이에 우리 사회에도 ‘펫로스’라는 개념이 새롭게 등장했다.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은 오랫동안 가족의 일원으로 함께 지낸 반려동물이 죽거나 사라진 후 생기는 상실감과 고통, 슬픔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장애를 뜻한다. 실제로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단순히 동물의 죽음이 아닌 가족 구성원의 죽음으로 현실을 받아들인다.
 
반면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사람들에게 펫로스 증후군은 쉽게 공감을 얻지 못한다. “비슷한 개로 한 마리 또 사면되는 것 아닌가”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때론 이런 생각이 펫로스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동물을 잃은 것보다 더 큰 상처로 다가오기도 한다.
 
가만있다가도 눈물 주르륵…일상생활 이어가기 힘들어
 
2년 전 12년을 함께 한 강아지 미남이를 보낸 박슬기(여·가명·41) 씨는 아직까지도 문득문득 눈물이 흐른다며 입을 열었다.
 
“화장을 한 후 3일 동안 품고 있다가 천도제(굿)까지 지냈어요”
 
당시를 회상하던 박 씨는 한숨을 몰아 쉬었다. 그녀는 본인보다 강아지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어머니가 유독 힘들어했다고 기억했다.
 
▲ 박슬기(여·가명·41) 씨의 반려견 미남이 수목장. 가족들은 매년 생일과 제사날은 물론 생각날 때마다 이곳에 들러 생전에 강아지가 좋아하던 간식들을 챙겨준다고 했다. 특히 그녀의 어머니는 수목장을 찾을 때마다 여전히 눈물을 보이며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그는 “몇 날 며칠을 울고 집 밖으로 안 나가려 해서 다른 가족들이 많이 걱정했다”며 “지금도 틈날 때마다 집 근처 강아지가 묻힌 수목장에 들러 미남이가 생전에 좋아하던 간식을 챙긴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새로운 강아지를 들여야 하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또다시 반려견을 먼저 보내야 한다는 두려움에 미남이의 빈자리를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다.
 
전애정(여·28) 씨도 중학교 2학년 때부터 10년 동안 기르던 요크셔테리어 삼순이를 지난 2015년에 떠나보냈다.
 
전 씨는 “강아지가 아닌 한 가족이었기에 나이가 들어가는지도 몰랐다”고 울먹였다. 당시 취업을 준비하던 그녀는 큰 슬픔을 견뎌낼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예 외출을 하지 못했다. 누구와 말 섞기도 싫고 모든 것에 의욕을 잃었었다”며 “어렵게 면접을 보러 가게 돼도 슬픔을 감춘 채 시험에 임하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다”고 당시의 심경을 토로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변 친구들에게서 많은 위안을 얻었던 그는 “아직도 국내에서 동물 학대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반려문화의 안정적인 정착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미경(여·27) 씨는 죽은 반려동물의 빈자리를 다른 종류의 강아지로 새로 바꿨다. 윤 씨는 “같은 종을 데려오는 건 전에 기르던 강아지를 떠올리는 것 밖에 안된다. 어머니께서 결사반대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새로운 강아지를 1년 가까이 기르며 펫로스를 많이 극복했다”면서도 “가끔 자신도 모르게 예전 강아지의 이름이 입 밖으로 나올 때가 있다”고 했다.
 
▲ 반려동물 문화가 정착되면서 장례문화 또한 사람과 거의 흡사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장묘업체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루 평균 10마리의 동물들이 접수되며 동물 장례 사업이 호황을 띠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일산의 한 동물 장묘업체 측은 “가장 심한 손님 중에는 장례 도중 호흡곤란으로 실신해 구급차를 부른 적이 있다”며 “하루 평균 10마리의 개나 고양이들이 화장을 치르고 있다. 반려동물 문화의 확산으로 동물 장묘 문화 역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혈압이 높거나 감정 조절이 힘드신 분들의 경우 자칫 쇼크, 호흡곤란 등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장묘 시설보다는 집이나 병원에서 순차대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언제든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존재라는 점 인식해야”
 
‘김동철 심리케어’의 김동철 박사는 “펫로스 증후군은 가족 소외감이 크고 우울감과 애착도가 가장 높은 중년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했다. 이어 “이분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상실감은 우울증과 같은 개념”이라며 심각할 경우 심리치료와 동시에 약 처방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펫로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유산소 운동’을 추천했다. 그는 “강아지와 함께 공원을 산책하는 것을 운동으로 착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산책이 아닌 강아지와의 교감 시간”이라고 했다.
 
아울러 “반려동물을 기를 때부터 언제든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존재라는 점을 인식하며 함께 하는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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