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민들이 그럴듯한 회사는 많이 차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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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12-09-29 00:01:29

▲농자천하자대본(農者天下之大本)은 우리 역사의 근간을 이뤄온 말이다. 지금도 농심(農心)은 천심이고 나라의 근본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하지만 농어민을 다소 사회적 빈자나 약자로 생각하는 경향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실제로 우리 농어촌의 현실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삶이 더욱더 곤궁해졌다. 시골에는 젊은 청년 보다는 나이든 노인들이 구부러진 허리로 농업과 어업을 하면서 고향을 지키고 있다. ▲추석을 맞아 또다시 민족 대이동이 시작된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무려 3~4천만명이 이동한다. 이를 냉정히 보면 빈자 내지 사회적 약자로 치부되는 농어민들은 바로 ‘우리들의 연로하신 부모님이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다. 1년에 명절과 생일·제사 등에 찾아뵙는 부모님들이 이젠 하루가 다르게 달라져 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동안 농어민들인 우리네 부모님·조부모님들의 아픈 허리는 더 많이 휘었다. ▲도시에서 유턴한 젊은층 또는 중장년의 농민들이 많이 늘었다고 해도 이들은 ‘전원생활족’인 경우가 많다. 결국 기존에 남아 있는 다소 젊은 중장년들은 보다 효율적인 농어업을 위해 ‘농어업 법인’을 많이 만들었다. 이른바 ‘농촌형 회사’다. 정부 권장사항기도 했던 농어업 법인은 농어민들에게 희망과 비전이 돼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농어민 간의 조직적 협력, 농어업 규모의 확대에 따른 생산 효율성 증대, 가공과 유통산업을 연계한 경제성 확보, 농어업기계화 및 시설장비 현대화, 농어업 경영정보화 및 전문인력 확보 등의 이점이 법인에 거는 기대감이다. ▲농어업의 현대화를 위한 이 같은 법인화는 한마디로 비전이다. 하지만 정부 지원을 따내기 위해 형식적인 법인을 만들어 놓고 빚만 잔뜩 쌓인 법인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어민들도 법인은 만들었지만 막상 무엇을 어떻데 운영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경우가 적지 않다. 자칫 농어업 법인이 농어민들을 위하기 보다는 빚만 크게 쌓게 만드는 역작용만 초해할 우려가 크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농어업 법인은 1만1694개에 달해 전년대비 1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이 4인 이하로 영세하다. 취약한 기반의 농어민 현실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인 상황에서 겉만 화려한 법인만 늘어나면 자칫 농어민들의 삶이 안으로부터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농자천하지대본을 진심으로 새긴다면 정부는 농축산물에 대한 유통과 가격안정 정책부터 확고부동하게 세워야 한다.

▲ 지난해 기준 농어업법인은 1만1694개로 전년대비 11.2% 증가했다. 이중 농업법인은 1만871개(93.0%)로 전년대비 11.6%, 어업법인은 823개(7.0%)로 전년대비 6.2% 각각 늘어났다. 농업법인의 경우 영농조합법인은 8727개(80.3%), 농업회사법인은 2144개(19.7%)로 전년대비 각각 7.6%, 31.3%씩 증가했다.

▲ 농업법인의사업유형별 구성비를 보면 농업생산을 주로 하는 법인이 35.1%, 유통판매는 24.6%, 가공판매는 18.5%로 각각 나타났다. 전년대비 비중이 유통판매는 3.9%p 증가한 반면 농업생산(2.1%p), 가공판매(0.3%p), 농업서비스(0.7%p), 기타사업(0.8%p)은 모두 감소했다.

▲ 농업법인 종사자수는 6만6907명으로 전년에 비해 11.3% 증가했으나 법인당 종사자 수는 6.9명으로 전년대비 4.2% 감소했다. 상시근로자 규모별 분포를 보면 ‘4인 이하’ 법인이 66.5%이며, ‘5~9인’ 법인은 23.2%로 조사됐다. 정부보조금을 받은 기업체는 4191개로 전년에 비해 28.6% 증가했다. 법인당 정부보조금 누계액은 4억200백만원에 달했다.

▲ 어업법인의 사업유형별 구성비를 보면 어업생산을 주로 하는 법인이 46.1%를 보였다. 가공판매는 24.2%, 유통판매는 23.7%로 각각 나타났다. 전년대비 비중이 유통판매(3.9%p), 가공판매(1.3%p)는 증가한 반면 어업생산(2.9%p), 기타사업(2.3%p)은 각각 감소했다.

▲ 어업법인 종사자 수는 4885명으로 전년에 비해 0.1% 감소했으며, 법인당 종사자 수는 6.5명으로 전년대비 7.1% 줄었다. 상시근로자 규모별 분포를 보면 ‘4인 이하’ 법인이 65.4%, ‘5~9인’ 법인은 26.2%로 조사됐다. 정부보조금을 받은 어업법인은 246개로 전년에 비해 23.0% 증가했다. 법인당 정부보조금 누계액은 4억2400백만원으로 전년대비 33.7% 늘어났다.

▲ 자료 : 통계청

▲ 도표 : ⓒ스카이데일리 최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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