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 그룹 지주사전환 엇갈린 선택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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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경쟁력 제고 기여하는 바 없어”…롯데그룹, 4개사 인적분할 경영투명성 제고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4-27 12:00:52

▲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데일리

롯데그룹과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재계의 관심사였던 지주사 전환에 대해 전혀 다른 선택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전반적으로는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수반되는 여러 문제들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 등이 필요한데,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는 각 회사의 이사회와 주주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라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금산법과 보험업법이 규정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할 경우 현재 금융 계열회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 또는 전량 매각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는 삼성전자 주가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최근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건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분했다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이 어려운 제반 여건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구조 대비 뚜렷한 개선 요인이 없어 주주 가치와 회사 성장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의 사업구조는 부품 사업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를 통해 경기가 하락해도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었으며, 기술과 설비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회사가 사업 구조적 측면의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추가적인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별로 없어, 삼성전자는 그 동안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요청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외부전문가들과 전략·운영·재무·법률·세제·회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주회사 전환 여부를 검토해왔다.

반면 롯데그룹은 지난 26일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4개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과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롯데는 이 4개 회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각각 분할하고,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각 투자부문을 합병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5년부터 롯데는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위한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을 천명해왔다.

롯데제과 등 4개사는 오는 8월 29일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이번 회사 분할합병에 대한 승인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주총회 승인 시 오는 10월 1일이 분할합병 기일이 된다. 이후 각 회사는 변경상장 및 재상장 심사 절차를 거쳐 10월 30일 거래가 재개될 예정이다.

현행 지주회사 제도는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의 수직적 출자구조만 허용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유예기간 내에, 잔존 순환출자 해소 등 관련 규제 준수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할 계획이다.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