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눈 먼 급한 재건축 ‘결국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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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문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5-24 00:01:05

▲ 정성문 팀장(부동산부)

재건축을 앞둔 강남 재건축 단지 시세가 꿈틀대고 있다. 내년에 시행되는 초과이익환수제 때문이다.

초과이익환수제란 재건축을 통해 얻은 이익이 가구당 평균 3000만원이 넘을 경우 초과금액분에 대해 최고 50%의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지난 2006년 9월 도입됐으며,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에 시행될 예정이다.

초과이익환수제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인 건축심의가 지난 16일 발표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잠실진주아파트, 미성·크로바아파트 등이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재건축 아파트 건축심의 통과 소식은 바로 부동산 시세에 영향을 가져왔다. 건축심의 발표 전 신반포3차·경남아파트의 경우 32평형 15억8000만원의 시세가 형성됐다. 건축심의 발표 일주일 만에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일주일 만에 아파트 가격이 500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비단 부동산 시세가 오른 곳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만이 아니다. 잠실에 위치한 진주아파트, 미성·크로바아파트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진주아파트 25평형 경우에는 지난주 대비 3500만원 올랐다.

1주 사이에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세가 급등한 것은 건축심의 통과에 따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몇몇 재건축 아파트 조합장은 재건축환수제를 피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까지 하며 부채질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은 건축심의를 통과한다고 해서 사업이 끝나는 게 아니다. 사업시행인가·시공사선정·관리처분인가라는 큰 산이 기다리고 있다.

실제로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에서 진행된 재건축 사업 소요시간을 분석한 결과, 조합인가에서 사업시행인가까지는 평균 3년6개월이 소요된다.

또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난 뒤 시공사 선정, 관리처분인가까지는 통상적으로 1년3개월이 걸린다.

앞으로 7개월의 시간 동안 건축심의를 받은 재건축 단지는 사업시행인가, 시공사선정을 마치고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하게 되면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면 졸속으로 일이 처리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또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7개월 남긴 상태에서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옛말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공자는 ‘욕속즉부달(欲速則不達)’을 말했다. 이는 너무 빨리 가려다 오히려 달성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제는 30년을 살 아파트를 짓는 것이 아니라 100년을 바라보고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

정성문 mooni@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