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4대강 사업 감사 지시…감사원 이행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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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정책 감사 지시…절차 무시한 정치감사 논란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5-24 11:40:05

▲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 감사 지시를 내리면서 정치 감사 논란이 일어났다. 사진은 청와대 ⓒ스카이데일리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 감사를 지시한 가운데 감사원의 지시 이행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감사원이 4대강 사업 감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취임 이전부터 논란이 돼 온 황찬현 감사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을 통해 4대강 보 6개를 상시 개방하고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 감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취임 12일 만에 내린 전격적인 지시였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환경 파괴가 일어나 녹조현상을 보이면서 이른바 심각한 ‘녹조라테’가 생겨난 탓이다.

정부는 이번 감사를 통해 환경 파괴 문제, 정책 결정 과정 문제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감사원은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맛에 맞춘 감사 결과를 내 놓기도 해 논란이 됐다. 지난 2011년 1월 ‘4대강 살리기 세부계획 수립 및 이행실태’ 감사에서 감사원은 “사소한 문제 이외에 전체적인 문제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2013년 1월 ‘4대강 사업 주요 시설물 품질과 수질 관리 실태’ 감사에서는 “수질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고 발표했다. 첫 번째 감사는 이명박 정부 시기였지만 두 번째는 박근혜 정부 출범 한 달 전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 중인 2013년 7월에 발표된 세 번째 감사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담합을 방조했다”고 밝혔다.

▲ 이번 감사 지시로 인해 황찬현 감사원장(사진)의 거취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양건 감사원장도 4대강 사업 감사 발표 이후 정치감사 논란이 일어 자진사퇴했다. [사진=뉴시스]

새 정권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 지시가 내려지면서 황찬현 감사원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3년 11월 임명 당시 황 감사원장은 야당이던 민주당으로부터 도덕성과 자질 문제로 지적받았다. 하지만 당시 새누리당이 국회 본회의를 단독으로 통과하며 황 감사원장을 임명 시키면서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황 감사원장이 임기를 7개월 정도 앞둔 상황에서 새 정부의 4대강 정책감사 지시로 인해 정치적 부담을 느껴 중도 하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지난 2013년 세 번째 감사 발표 후 양건 전 감사원장이 임기를 19개월 남기고 자진 사퇴한 바 있다. ‘담합 방조’ 발표가 정치감사 논란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현재 감사원은 이번 4대강 사업 정책감사 지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감사원 측은 “감사 착수 요건이 있어 공식적인 절차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하려면 △국무총리의 요구 △직권에 의한 감사 △공익감사 청구 등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직권 감사가 가능한 데도 공식 절차를 따지고 있어 황 감사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응답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측은 문 대통령의 감사 업무 지시는 절차를 무시한 것이라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3일 “4대강 사업 감사 지시는 전형적인 정치감사이자 법적 절차 위반‘이라고 말했다. 정 권한대행은 ”감사원이 직권으로 감사에 착수하는 경우가 가능한데 법 절차를 무시하고 대통령이 지시하는 건 법을 무시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성은 기자 asd3cpl@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