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출 조이기·수수료 인하…카드사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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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증가세 2년여 만에 최저 기록, 수수료 인하 예정…‘수익성’ 타격

하보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07 12:23:58

▲ 여의도 금융가 ⓒ스카이데일리

가계부채 잡기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에 금융권 촉각이 곤두서있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카드사 카드론 증가폭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가맹점 카드수수료율까지 인하될 전망이어서 카드사가 연일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7일 전업계 카드사(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들이 발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1분기 말 기준 24조6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23조6845억원) 대비 3771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전 분기 대비 카드론 증가액이 3000억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4년 4분기(3554억원) 이후 9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들 카드사의 1분기 카드론 취급액도 8조9976억원으로 전 분기(9조2655억원) 대비 2679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론은 카드사가 카드회원을 대상으로 고객의 신용도와 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대출을 제공해주는 ‘장기카드대출’ 상품이다.

이처럼 카드론 증가세가 둔화한 것은 금융당국의 2금융권 대출 조이기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문제가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자 은행권에 대한 대출 조이기 정책에 나섰다.

▲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은행권 대출이 막힌 소비자들이 2금융권을 찾으면서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이에 저축은행, 카드, 캐피탈 업체 등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10%를 넘기지 않도록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특히 올 1분기 대출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대출증가율을 초과하지 않도록 제한했다.

이에 그동안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경쟁적으로 카드론에 힘 쏟았던 카드사들은 카드론을 통한 수익성 높이기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미 카드업계는 지난 2015년에 영세 및 중소가맹점의 수수료(0.7%p)와 일반가맹점의 수수료(0.3%p)를 인하한 바 있다.

심지어 문재인정부가 앞으로 한 차례 더 가맹점 카드수수료율을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워 카드업계 전망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정부는 내년에 카드가맹점 수수료를 0.3%p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또 지난 1일에는 현재 0.8%의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영세가맹점 기준을 연 매출 2억원에서 3억원으로, 1.3%의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중소가맹점 기준은 3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 조정하겠다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시행은 오는 8월부터로 기준이 변경되면 전국 260만개 가맹점 중 44만개 가맹점이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신금융협회는 전업계 카드사 8곳(BC카드 포함)의 연간 수익은 약 3500~55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이미 카드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어 새로운 수익원으로 카드론에 무게를 뒀지만 대출 조이기로 인해 이마저도 어려워졌다”며 “카드사 전반적으로 전망이 좋지 않아 새로운 자구책 모색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보연 기자 beh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