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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리학자 김태규 칼럼니스트 ⓒ스카이데일리
농사에는 비가 절대적이다. 이에 옛날엔 하지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다. 하늘에게 빌어보는 것이다. 지난 21일로 하지가 지났음에도 타는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비가 내렸지만 해갈에 충분한 비는 아니었다. 거국적으로 기우제라도 지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맘때면 장마철인데 올해도 작년에 이어 마른장마에 그칠 것 같다는 기상청의 예보이니 참 답답하다.
지난 2013년부터 벌써 5년째 이어지는 긴 가뭄이다. 올해 장마가 없고 그 이후 거센 태풍이라도 닥쳐와서 비를 퍼부어대지 않으면 누적효과로 인해 최악의 가뭄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공포심마저 든다.
저수지는 말랐고 소양강 댐도 이미 저수율이 40% 이하로 들어간 상태다. 이대로 가을까지 가면 사실상 바닥 수준인 30%를 밑돌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아들 녀석이 박근혜가 이명박 미워서 4대강 후속 사업인 송수관 공사를 하지 않는다고 힐난하는 것을 들었다. 줄곧 걱정해오던 것이 어쩌면 급기야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근심이다.
문득 성경책에 나오는 ‘7년 가뭄’이 우리에게도 닥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7년의 풍년과 7년의 흉년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궁금해져서 서가에서 성경책을 가져와 넘겨보니 창세기 41장이다.
그러니 이거 이러다가 진짜 7년 가뭄 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드는 것이다. 아는 게 병이라는 말도 있지만 말이다.
생각은 어느덧 경제 문제로 이어져간다.
7년 풍년과 7년 흉년의 이야기는 단순한 우화가 아니라 본다. 더불어 나 호호당의 60년 순환 이론과도 연관이 된다.
7년이 아니라 7.5년이라 한다면 합쳐서 15년이 된다. 15년은 60년의 1/4인 셈이고 60년을 한 해로 본다면 15년은 한 계절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사물이나 흐름은 7.5년이란 기간이 지나면 어떤 전환점을 맞이하게끔 이 세상은 틀이 지워져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역시 그러했다. 처음 양적완화 조치가 취해진 것은 2008년 11월부터였으니 이로부터 7년 반을 더해보면 2016년 5월이 된다.
참고로 얘기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2015년 말에 최초로 금리인상을 했다. 그 이후 다시 1년이 지난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인상에 들어가서 최근까지 3차례 올렸다.
따라서 7년 반에 입각해 작년 5월부터 금리인상과 통화 환수가 본격화됐다고 볼 것 같으면 2023년 11월까지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7년 반에 걸친 돈의 홍수와 다시 7년 반에 걸친 돈의 가뭄이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장차 금리인상과 양적축소가 어떻게 진행될까 잠깐 알아보자.
옐런 연준의장은 장차 금리를 3%까지 올릴 예정이라 말한 적이 있고 또 금년 중에 양적 축소를 시작할 것이란 말도 했다.
2008년 양적완화가 시작되기 직전 연준이 가지고 있던 채권자산이 9000억달러 정도였는데 현재 4조5000억달러가 됐다 한다.
그러니 장차 환수 규모는 4조5000억달러에서 9000억달러를 뺀 3조6000억달러가 될 것이다. 어떻게 돈을 다시 빨아들일지 그 방법도 이미 나와 있다.
문제는 미국 연준이 통화축소에 들어가면 나머지 주요 나라들의 중앙은행들도 시간적 간격이야 있겠으나 양적축소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일본 중앙은행의 양적완화를 통한 채권 자산이 2008년 107조엔에서 현재 490조엔이 됐으니 그간에 383조엔이 늘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2조 유로에서 4조1000억유로가 됐으니 그 차액만큼이 환수 대상이 되는 셈이다.
즉 일본은 382조엔, 달러로 바꾸면 3조달러를 환수해야 하는 것이고, 유럽중앙은행은 2조1000억유로, 달러로 하면 2조 3000억달러를 환수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국과 일본, 유럽까지 모두 합치면 장차 8조9000억달러의 돈이 글로벌 경제에서 자취를 감춰야 한다.
8조9000억달러, 우리 돈으로 하면 무려 1만조(萬兆) 즉 경(京)이라고 하는 생경한 숫자 단위를 붙여야 할 정도로 엄청난 액수가 되니 사실 감이 잡히지도 않는다.
금리 인상도 문제지만 글로벌 경제에서 8조9000억달러의 돈이 사라져버리면 잘은 모르겠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금리인상 효과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대목에서 중국은 제외하고서 하는 얘기다.
미국 연준의 과거 기준금리 추이를 보면 평균 5%를 중심으로 등락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흔히 얘기가 되는 연준 기준금리의 ‘정상화’는 4% 이상이 돼야 한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금융이 정상화되면 우리나라 한은의 기준금리는 적어도 4% 이상, 짐작하기에 5%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얘기는 앞서 얘기했듯이 글로벌 금융의 정상화가 2023년 말 정도에 완료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도중에 다소 늦추어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러니 이제 글로벌 경제 전체적으로 돈 가뭄이 닥치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그간에 너무나도 많이 풀려난 돈이기에 그걸 거둬들이는 것이고 그게 정상으로 가는 길이지만 체감하기엔 그 또한 돈 가뭄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금리가 오르는 과정에서 무수한 한계기업과 좀비기업들이 도태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통한 금융완화에 7년 반이 걸렸으니 다시 금리인상과 양적축소에 7년 반이 걸린다고 볼 때 그렇다는 얘기이다.
올해가 2017년이고 이미 중반이 지나고 있다. 그러니 장차 6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일어날 일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번엔 들어선 신정부로선 너무나도 시간이 촉박하다.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가, 복지 강화를 구현해보려는 것이 이번 신정부의 근본 정책 목표인데 여건이 너무나도 어렵다.
당장이야 한은과의 협조를 통해 금리를 1.25%에 묶어두고, 환율 또한 원화 강세를 통해 서민들의 살림에 보탬이 되게끔 하자는 것이지만 올 하반기만 돼도 상황은 어려워질 것 같으니 그렇다. 이미 금리인상이 본격화되고 있고 양적축소 또한 올해 중으로 시작될 것이니 말이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해 말부터 연이어 세 차례 올린다는 말도 들려오고 덩달아 연준의 자산 축소를 통한 통화 환수가 시작되면 덩달아 유럽과 일본의 양적 축소가 시작될 것이니 저금리와 원화 강세를 유지해가기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닐 것이다.
오래전부터 여러 차례 밝혀왔지만 무리한 대출금액을 안고 아파트를 장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가 1.25%인 상황에서 시중의 은행권 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3.33% 정도다. 그런데 향후 6년에 걸쳐 한은 금리가 5%까지 인상될 것 같으면 담보대출 금리는 7%대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럴 경우 원리금 상환액이 엄청나게 커질 것이니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에 정부가 부동산 조치로서 부채상환비율 즉 DTI를 50%로 정했는데 장차 점차적으로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일반적으로 DTI 비율은 28~36% 선인 바 그 정도가 적절하다고 본다.
물론 소득이 꾸준히 유지될 경우의 얘기가 되겠지만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40% 이상을 넘어가면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뿐 아니라 여러 상황 변화에 대처하기 어렵다.
참고로 얘기하면 경기가 좋은 상황에선 LTV 역시 의미가 있지만 경기 불황에선 DTI가 더욱 중요해진다는 사실이다.
비가 내리지 않다 보니 7년 가뭄의 얘기가 생각났고, 그러다 보니 돈에 관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글을 마치고 창밖을 내다보니 저녁 하늘은 그저 맑기만 하다.
김태규의 희희락락호호당
http://www.hohod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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