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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닥민심<19>]-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논란

눈감고 귀막은 대형마트 옥죄기 “소비자 봉됐다”

대형마트 월 4회 의무휴업 움직임에 소비자 편익 배제 불만 증폭

김성욱기자(ukzzang67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7-07 0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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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됐다. 유통산업의 효율적인 진흥과 균형 있는 발전을 꾀하고 건전한 상거래 질서를 세워 소비자 보호 및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다. 법 개정 이후 국내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규제가 생겨났다. 매월 2일의 의무휴업일을 운용해야 하며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도 금지됐다. 전통산업보호지역의 반경 1km 이내 출점도 제한됐다. 규제 대부분은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보호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상황이 크게 나아지진 않았다. 급기야 최근에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해당 법안을 개정해 규제의 강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불거져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규제의 강도를 높이는 것은 대형마트 이용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편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비판 여론이 무성하다. 골목상권 보호, 국민편익 등 모두 낙제점을 받은 상황에서 무작정 규제의 강도를 높이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스카이데일리가 대형마트 규제 강도를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추진 움직임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직접 들어봤다.

 ▲ 최근 정치권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의 규제 강화를 예고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소상공인·골목상권 보호를 취지는 인정하지만 소비자들의 편익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마트 본사·롯데마트 본사·홈플러스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대기업 계열 유통시설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소비자들 사이의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소상공인·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규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정작 소비자들의 편익에는 반한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총 24개다. 주로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대기업 운영 복합쇼핑몰 입지제한 및 영업제한 적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중 논란이 되는 부분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관련 내용이다. 현재 시행 중인 월 2회의 의무휴업을 월 4회로 변경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앞서 2012년 3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이후 대기업 계열 대형마트 중심으로 매달 두 차례 의무휴업이 실시되고 있다. 그간 대형마트 측은 일괄적으로 주말에 실시되는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옮겨줄 것을 요구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주말 시간을 이용해 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불편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모호한 기준·불분명한 규제 방향 등…시대 흐름 역행하는 규제 ‘논란 지속’
 
국회에 계류 중인 24개 개정안에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월 4회 확대 ▲아울렛·복합쇼핑몰·시내면세점 의무휴업일 적용 ▲편의점 자정 이후 심야 영업 금지 ▲대규모 점포 개점 시 등록제를 허가제 전환 ▲설날·추석 등 명절 당일 의무휴업일 지정 ▲대규모 점포 개설 등록 전 관할 및 인접 지자체 허가 필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지금보다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 자료: 국회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개정안의 내용에 대한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아 주목된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중소업체 매출감소, 근로자 소득감소, 소비자 편익 저하 등의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유통업계 안팎에서 한 쪽 입장에만 치우친 일방적인 규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쇼핑몰에서 여가를 보내는 소비자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쇼핑몰 출점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상권 활성화와 소비자 권익을 위한 제도 개선 등 상생 방안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소상공인·골목상권 보호를 위해서는 이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상 의무휴업일은 각 지자체장들이 결정하게 되는데 대부분 소비자들의 편익 보다는 일부 소상공인들의 요구에 따라 휴업일을 지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여주기식 규제 보다는 진지한 제도 개선 논의와 정책을 통한 상생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유통 규제 강화는 소비자 이익을 저해하는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유통 관련 법안을 제정할 때 반드시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며 “골목상권을 보호하려면 대형 유통업체의 발을 묶기보다 전통시장이나 자영업자들의 자생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의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우선시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골목 보호하려다 애꿎은 소비자 잡는다”…소비자 무시한 규제 불만 무성
 
 
 ▲ 일부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규제의 실효성에 불만을 제기하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편익이 배제됐다는 이유에서다. 소상공인·골목상권 보호를 위해서는 과도한 규제보다는 그들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사진은 서울 소재 한 대형마트 ⓒ스카이데일리

정치권 대형마트 규제 움직임에 대한 반발 여론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특히 더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상당수 소비자들이 골목상권 보호 명목 아래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만난 성지윤(34·여) 씨는 “자잘한 물건은 근처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에서 구매하지만 한 번에 많은 물건을 구매할 때는 주로 주말 시간을 이용해 대형마트를 찾는 편이다”며 “만약 필요한 물건이 많을 때 대형마트 문이라도 닫게 되면 일주일 내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거나 돈을 더 주고 근처 슈퍼마켓에서 사야한다”고 말했다.
 
평일에는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퇴근 후 근처 편의점이나 슈퍼 등을 들리긴 하지만 주로 주말을 이용해 대형마트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한다”면서 “요즘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은 단순히 쇼핑을 하는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에게는 놀이공간이 될 수도 있고 여름에는 휴식공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성 씨는 “대형마트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쇼핑에 부담이 없고 동선 배치도 효율적으로 돼 있어 시간도 많이 절약 된다”며 “대형마트의 이런 장점을 무시한 채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의무휴업 규제를 강화하게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혜연(35·여) 씨는 “보통 주말 시간을 이용해 대형마트를 찾는 편인데, 그 때마다 의무휴업일과 겹쳐 헛걸음 한 적이 많다”며 “현재 월 2회의 의무휴업 때문에 불편한 점이 상당한데 지금보다 휴무일을 늘리게 되면 불편이 더욱 가중될 것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휴무일을 늘린다고 과연 소비자들이 시설도 깔끔하고 주차도 편리하며 품목도 다양한 대형마트·백화점을 포기하고 전통시장에 갈 것인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 소비자들 중 상당수는 대형마트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규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현재 월 2회 시행되고 있는 의무휴업일도 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서울소재 한 재래시장 ⓒ스카이데일리

권상현(41·남) 씨는 “개인적으로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방법이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무작정 대형마트를 압박할 게 아니라 재래시장 등 골목상권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모두가 수용할 수 있을만한 합리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심수연(50·여·가명) 씨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늘리면 그만큼 일손이 남아 결국은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다”며 “몇몇 전통시장·소상공인들의 입장만 고려해 규제를 강화하다보면 더욱 많은 피해자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이마트 신도림점에서 만난 박희선(39·여) 씨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모든 마트들이 같은 날 의무휴업을 하니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쇼핑할 곳이 없어 상당히 불편하다”며 “의무휴업일인지 모르고 방문했다가 헛걸음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인근 골목상권에 어느 정도 영향은 있겠지만 마트가 없다고 해서 골목상권이 살아날지는 의문이다”면서 “사실 의무휴업일이면 그냥 다음에 다시 오려고 하지 마트가 문을 닫았다고 해서 재래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 지 의문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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