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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와 아마추어의 세계는 무엇이 다른가? 아마추어의 세계는 인간미가 있고, 재미가 있으며 실수에 대해서도 관대한 편이다. 반면 프로의 세계는 냉엄하고 치열하며, 그리고 한 번의 실수가 두고두고 뼈에 사무칠 정도로 통한이 되기도 한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세계는 실로 천양지차이다. 프로의 세계에서 경쟁자를 물리치고 세계 1등이 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과 처절할 정도로 감동적인 과정의 스토리들이 묻어 있다.
요즘 정치나 정부도 이와 매우 유사하다. 프로페셔널한 정치나 정부를 가질수록 국제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고, 국가가 도약할 수 있으며 국민의 삶은 더 행복하게 된다. 선택은 국민의 몫이다. 현명한 국민이 경쟁적인 리더십을 세우게 되며, 자질과 역량을 갖춘 리더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진용을 구축한다.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구심력이 발휘될 수 있게 된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리더 자신이 철저한 전문가가 돼야 하며, 그의 주변에 프로페셔널들이 대거 포진해야 한다. 바야흐로 지구촌 전체가 국가 간의 프로페셔널 정치와 정부의 한판 승부가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각국은 모두 쟁쟁한 프로페셔널들을 자국의 대표 선수로 선출해 국제무대에 내놓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중국의 시진핑, 일본의 아베, 러시아의 푸틴, 독일의 메르켈, 프랑스의 마크롱, 캐나다의 트뤼도 등 이들은 모두 자국민의 선택을 받은 스트롱 지도자들이다.
공통적인 특징은 프로페셔널의 냄새가 물씬 풍기며, 상대와의 접전에서 밀리지 않는 전문성과 과감성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추구하고 있는 국가 비전이나 목표들이 분명하고 정확하게 현실을 짚고 있다는 것도 공통적인 점이다.
미국의 트럼프는 ‘America First’에 제조업 있는 세계 1등과 일자리 창출을 두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은 ‘중국몽(中國夢)’에 2025년 제조업 강국과 일대일로(一帶一路), 일본의 아베는 ‘일본의 재건’에 디지털모노즈쿠리, 독일의 메르켈은 ‘더 강한 EU와 독일의 리더십’에 ‘Industry 4.0’과 감세·완전고용, 프랑스의 마크롱은 ‘미국과 중국에 대응하는 더 강한 유럽’에 친(親)시장과 노동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공히 과거답습형이라기보다 미래지향적이며, 경쟁적 우위에 서려는 전략들을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는 것이 눈이 띈다.
촛불 민심에 힘입어 우리도 새로운 신(新)정부를 조기에 탄생시켰다. 엄중한 안보나 경제 현실을 놓고 보면 무기력하고 감각이 무디어진 정치나 정부를 일신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수긍이 가기도 한다. 국민적 호응이나 큰 기대감으로 출범한 지 벌써 두 달이 돼간다.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긴 하지만 처음보다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정치나 정부의 전문성, 즉 프로페셔널한 부분이 잘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시스템으로 국가적인 과제들이 과연 슬기롭게 극복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보다 명쾌하게 선을 긋고 피아(彼我)를 구분하는 것이 이 시점에서 중요하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당면한 문제의 핵심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기업이나 개인 등 경제주체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크지 않아 보인다. 세계를 둘러보면 자국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기업의 기(氣)를 살려주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감세와 규제 개혁에 가속도를 낸다. 정치나 정부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 미래 준비와 관련한 첫 단추를 끼우는 골든타임이다
지금 세계 경제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과 ‘인구 절벽’이다. 전자의 경우 기술혁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자리 파괴라는 무거운 짐을 던져주고 있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각국은 역설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올인을 한다. 일자리를 놓고 서로 상반된 개념의 일들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일자리 창출은 당장에 꺼야 할 급한 불이고, 기술혁명에 따른 일자리 파괴는 조금 더 먼 미래의 현안이다. 후자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현상으로 미래 일자리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에 대해 인류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이에 대한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가 처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들이 이들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 단추를 잘 끼워야만 우리의 후손들이 미래에 현 세대보다 더 좋은 나라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미래를 위해 국가가 무엇을 준비하고, 경제주체들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한 설계를 해야 하는 골든타임이다. 이 시기를 놓치고 제대로 설계를 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로 밀리고 결국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
과거를 들춰내고, 이를 탓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정권은 5년으로 유한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과거 정권에 대한 벌주기 방식으로는 일관하면서 국가의 미래에 대해 소홀히 한다면 이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다. 물론 잘못된 관행이나 적폐를 색출하고 이를 단절시키려는 노력은 평가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미래지향적으로 풀어야 한다.
이제 새 정부의 진용이 갖춰지고 있다. 교수, 정치인, 시민운동가 등이 주류를 이룬다. 현실 감각을 갖춘 전문가 기용이라는 점에서는 미흡한 점이 많고, 부문별로도 프로페셔널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캠프 인사에다 시간이 없으니 한시적으로 차출된 땜방식 인물 일색이라는 평가를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과연 이들이 글로벌 경쟁자들과의 경쟁에서 우리의 이익을 지켜내고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국민이 선택한 정부이고, 현재로서는 국가의 과제들을 이들이 슬기롭게 처리해 나가길 바랄 뿐이다. 아직도 주변에는 이참에 세상을 뒤집어야 한다. 정권 창출에 대한 대가로 전리품을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들린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진정 정권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더 신중하고 성숙한 모습이 보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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