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 되찾기 현정은, 후계구축도…부활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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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연지동사옥 2500억원 재인수…최근 외아들 정영선 경영수업 합류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7-11 14:40:04

크기변환_KakaoTalk_20150504_162240130.jpg — ▲ 서울 종로구 연지동 사옥 ⓒ스카이데일리

현대그룹이 서울 종로구 연지동 사옥 되찾기에 나서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1일 현대엘리베이터 등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연지동 사옥에 대한 우선매수권 행사를 결정했다. 우선매수권 금액은 2500억원 정도다. 4주간 실사 기간을 거친 뒤 오는 9월 중 우선매수권 행사에 따른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연지동 사옥은 1만1179.7㎡ 부지에 동관(12층~지하4층), 서관(16층~지하4층) 2개 동으로 구성됐다.

연지동 사옥은 현정은 회장이 취임한 지 7년 만에 얻게 된 현대그룹 통합 사옥이란 점에서 의미 있는 사옥이었다. 뿔뿔이 흩어졌던 현대그룹 계열사들을 처음으로 한 곳으로 모이게 한 것이었다.

2년 동안 약 2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들여 리모델링을 할만큼 현 회장이 애착을 가진 사옥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유동성 악화를 겪던 현대그룹은 자금 확보를 위해 사옥을 매각하는 방법을 택했다.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주력 계열사들의 경영악화가 주된 원인이었다. 당시 해운업을 영위하던 현대그룹의 주력계열사 현대상선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 현대아산의 대북사업도 난항을 겪으며 현대그룹의 재무위기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현대그룹은 사옥을 매각한 이후에도 임대차 계약을 통해 계열사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유엔아이, 현대아산 등이 계속 사옥을 사용해 왔다. 이번 사옥 매입으로 안정적인 경영활동 기만 마련과 기존 임차료 관련 비용 절감 및 임대료 수익 발생 등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란 것이 현대엘리베이터 측의 설명이다.

재계에서는 현대그룹의 이번 연지동 사옥 매입으로 시작으로 과거 영광 되찾기 행보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정부 들어 대북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최근 현대엘리베이터 실적 상승 등 대내외 적인 호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현 회장의 장남 정영선 씨가 계열사 경영에 합류하게 되며 후계승계의 틀도 마련했다는 해석이다. 장녀 정지이, 차녀 정영이 씨는 이미 현대유엔아이에서 각각 전무와 차장으로 일하고 있다. 외아들 정영선 씨는 지난 5월 현대투자파트너스에 입사해 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로써 세 자녀 모두 현대그룹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받게 된 것이다.

현대투자파트너스는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사업화하는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여신전문금융사다. 계열사 투자자문을 맡고 있던 현대투자네트워크가 사명과 업종을 변경했다. 현 회장은 현대투자파트너스로 새롭게 시작하는 과정에서 지분도 늘렸다. 이러한 현 회장의 행보는 신기술금융을 현대그룹의 새 수익원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