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환경불감증’, 시민 피해 ‘나몰라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기자수첩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길해성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7-24 13:51:51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는 재개발 사업이 한창이다. 12년 전 상계동은 총 7개의 뉴타운 구역을 지정된 이후, 현재 5개 구역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중 가장 사업 진행이 빠른 곳은 상계 4구역이다.

상계4구역은 재건축이 빠른 만큼 발빠르게 모델하우스를 오픈했다. ‘상계역 센트럴 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는 주·중을 가리지 않고 청약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인기와는 반대로 이곳 주민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바로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분진 때문이다.

지난주 상계4구역 재건축 현장을 찾았다. 이곳 방진망을 설치하긴 했지만, 곳곳에 구멍이 뚫리고 찢겨져 있어 분진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흑이 공사장 바로 옆에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있어 어린이와 초등학생의 건강 문제가 우려 돼 보였다.

실제로 인근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은 호흡곤란과 눈 충혈까지 발생한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다. 비산 먼지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초등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지만, 이는 단지 미봉책에 불과해 보였다.

주민들은 시공사에 건강권과 학습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해 분쟁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인근 유치원 관계자에 따르면 재개발 사업이 시작된 이후 아이들의 기침이 많이 심해져 건강 걱정이 가장 크다. 이곳의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는 대형건설사 중 하나인 ‘대우건설’ 맡았다. 대우건설이 분진 문제는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 일대 등지에서 주민들과 분진 문제로 마찰을 빚었다.

대우건설이 재건축 시공을 맞은 과천주공 7-1단지도 마찬가지다. 이곳 역시 석면해체 작업 직전 환경단체와 시믄들에 의해 1급 발암물진인 석면이 발견됐다. 미리 발견하지 못하고 진행했다면 석면 가루는 과천하늘을 어지럽혔을 것이다. 이외에도 1단지에서는 방진망 설치 위반으로 환경부로부터 개선명령을 받기도 했다.

앞서 3월에는 북 포항 두호주공 1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에서도 석면 해체 제거 작업 중 문제점이 발견돼 최근까지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포항노동청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빔라이트 등 석면이 포함된 자제를 해제·제거하면서 충분한 물이나 습윤제를 사용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대우건설은 총 2조2038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시공능력순위 상위 10대사 중 최대 실적을 거뒀다. 반면, 대우건설의 대기오염 문제에 대한 안일한 태도, 즉 ‘환경불감증’에 대한 우려는 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수조원의 수주량 만큼 앞으로 대우건설이 재건축·재개발 할 단지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대형건설사 중에 대우건설의 이름이 반복해서 오르내리는 것은 뭔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가족이 주변에 거주하고 있었다면 이러한 잡음이 나왔을까. 수조원대의 수주도 중요하겠지만 그 전에 사람이 먼저다. 수조원의 수주비에는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공사를 진행할 비용도 들어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길해성 hsgil@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