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투자 배터리…경력직 1년 “정규직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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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직원 입사 시 계약직 1년 전제…“팽하기 쉬운구조 아니냐” 외면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7-25 12:41:21

2020년까지 배터리사업에 10조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글로벌 세계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는 SK이노베이션을 두고 잡음이 불거졌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경력사원 모집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주로 대전과 충남 서산에서 근무하게 될 연구직종 인원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헤드헌터를 통하거나 SK이노베이션 홈페이지 경력직 채용공고 등을 통해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상당수 인원들은 SK이노베이션의 경력직 채용방식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통상 경력직 채용의 경우 인턴·계약직 등의 기간을 두지 않은 채 정규직 채용이 일반적이지만 유독 SK이노베이션이 1년간 계약직 기간을 두고 추후 정규직전환을 고려한다는 채용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헤드헌팅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계약직 1년 후 정규직전환은 SK이노베이션의 경력직 모집의 필수 요구사항이다”고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 홈페이지 채용관련 페이지에 접속해봤다. 현재 진행 중인 채용은 모두 경력직이며 대전에서 근무하게 될 배터리 연구개발직군 모집을 비롯해, 충남 서산에서 근무하게 될 배터리 엔지니어,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게 될 배터리 글로벌마케팅팀 경력직 모집이 내달 13일까지로 돼 있었다.

크기변환KakaoTalk_20170725_123857803.jpg — ▲ [사진=SK이노베이션 홈페이지 캡처화면]

이들 세 채용항목에는 공통적으로 ‘필요시 역량 검증을 위해 계약직 1년 근무 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음’이라 적혀있다. 헤드헌팅 관계자는 “필요시라 명기돼있지만 절대다수의 인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계약직 1년의 유예기간을 갖는 편이다”고 SK이노베이션의 채용과정을 설명했다.

실제 일부 동종업계 종사자들 역시 이를 이유로 SK이노베이션 이직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을 제안 받았다는 한 관계자는 “인턴도 아니고 1년 계약직이 선제돼야 한다는 데서 불안감을 느껴 이직을 포기했다”며 “기존 업체를 계속 다닐지 타 업체로 옮길지에 대해선 고민 중이다 SK이노베이션 행을 택하진 않을 것이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신사업의 경우 위험부담이 큰데 사업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시 경력직들을 정리하기 쉽게 하기 위한 일환이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불만들이 모여 점차 여론으로 조성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익명소통 어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를 통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확산 중인 것으로 안다”며 “신뢰도가 높은 앱 내 여론이 악화될 경우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유능한 인재영입에 나선 SK이노베이션과 김준 총괄사장의 계획이 일부 차질을 빚게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도현 기자 d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