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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김소영 ‘FLYWAY(플라이웨이)’ 대표

“잘 팔리는 작품이 최고…예술은 사업이죠”

값비싼 명화 속 사람 대신 길고양이…위트·해학 곁들여 ‘상품화’ 시도

길해성기자(hsgil@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8-08 0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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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영 플라이웨이 대표(사진)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서울시 지원을 받는 1인 기업의 CEO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이색적인 작품을 통해 관련업계 및 예술계 등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사명인 ‘FLYWAY(플라이웨이)’는 철새들이 이동하는 경로라는 뜻이에요. 철새들은 본능에 따라서 움직이잖아요. 4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저도 일생을 본능에 몸을 맡긴 채 살아왔죠. 제가 지금의 사명을 짓게 된 계기도 여기에 있어요”
 
지하철 3호선 도곡역사 내 서울시 여성창업센터 사무실에서 만난 김소영(45) 플라이웨이 대표는 작은 체구와는 다르게 목소리에서 열정이 묻어났다. 그는 불과 몇 년 전까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다. 지금은 서울시 지원을 받는 1인 기업의 CEO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사무실에는 고흐의 ‘우편배달부 조셉 룰랭의 초상’, 로이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등 각종 명화들이 그려진 가방, 여권케이스, 손수건 등이 놓여져 있다. 자세히 보면 작품 속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다. ‘마네의 ‘피리부는 소년’ 그림에도 역시 피리를 불고 있는 소년 대신 고등어를 들고 있는 고양이를 그렸다.
 
“버려진 길고양이의 생명도 값비싼 명화만큼 가치 있어요“
 
김 대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길고양이들을 주인공으로 명화를 패러디했고, 이를 생활소품에 그려 넣었다. 생활소품 속 그가 그려 넣은 그림은 명화 원본과 달리 위트와 해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게 특징이다.
 
“우연히 골목길에서 죽어 있는 고양이를 보게 됐어요. 원래 좋아했던 동물이라서 더욱 눈에 밟혔죠. 그들을 위해 무언가 도움 줄만한 것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길고양이를 명화에 입히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명화 자체가 원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는 점에 착안, 고양이 역시 같은 가치로 평가되길 원했죠. ‘버려진 길고양이의 생명도 값비싼 명화만큼 가치가 있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가 1인 기업의 CEO라는 직함을 달게 된 계기는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그해 열렸던 서울여성공예창업대전에서 ‘자연의 노래’라는 작품으로 금상을 수상하며 창업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심사를 거쳐 2015년 1월 도곡역사 내 여성창업플라자에 입주하며 사업을 더욱 활발히 이어나갔다.
 
▲ 광고디자인과를 전공한 김소영 대표(사진)는 1998년부터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다. 이외에도 출판사에서 어린이 그림책 등에 삽화를 그리는 일을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스카이데일리
 
“2015년 3월에 ‘플라이웨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서울시가 추진한 창업대전 수장자들 중 7명에게만 주어지는 ‘수상(受賞)한 그녀들의 성장 777프로젝트’에 선정됐죠”
 
서울특별시여성능력개발원은 여성공예 분야의 성장 모델 발굴을 위해 사업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하는 ‘수상한 그녀들의 성장 777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서울시로부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최종 선발자 7명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29세 때 찾아온 슬럼프…“목표 잃은 5년, 말 그대로 먹고 놀았죠”
 
“어렸을 때부터 꿈은 화가였어요. 대학 전공도 회화과를 생각하고 있었죠. 하지만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고 차선으로 선택한 게 광고디자인학과였어요. 그래도 화가의 꿈을 버리지 않고 항상 그림을 그리며 꿈을 꿈꿔왔죠”
 
김 대표는 대학에서 광고디자인을 전공한 후 1998년부터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다. 그는 출판사에서 어린이 학습지와 그림책에 삽화를 그려 넣는 일을 했다. 그림을 직접 그린다는 것 자체만으로 꿈을 이루는 순간이었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 자체가 꿈꾸던 화가의 꿈을 이룬 것이라 생각했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꿈을 이루니 목적이 없어지더라고요. 꿈이 있어야 나를 견인하는데, 이제 내가 뭘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 빠졌어요. 누구는 때늦은 사춘기라고 하더군요. 그 이후로 5년 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았어요. 쉽게 말해 먹고 놀았죠”
 
긴 시간 정체기를 걸었던 김 대표는 친언니와 함께 뜨개질 공방을 만들어 활동했지만 부족한 2%를 채우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4년 우연히 보게 된 서울시의 ‘서울여성공예창업대전’의 공모가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됐다.
 
“취미생활로 만든 모빌을 공모작으로 제출했죠. 그런데 자연을 소재로 해서 만든 모빌이 서울여성공예창업대전에서 금상에 당선됐어요. 당시만해도 창업이란 것은 생각도 못했죠. 단순히 슬럼프를 이기기 위해 한 것이었어요. 당시 수상이 계기가 돼 결국 창업까지 하게 됐어요”
 
기업과 협업, 해외 진출 모색…“그림 그리는 사업가 꿈꾸죠”
 
▲ 김소영 대표(사진)는 서울시의 ‘수상한 그녀들의 성장 777프로젝트’의 대상자로 선정된 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몇몇 기업에서 그의 작품에 관심을 보였고, 현재는 해외 진출까지 모색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회사 설립 첫해인 2015년에는 상품으로 뭘 만들까 고민했고, 지난해에는 시장 반응을 보는 시간을 보냈어요. 지난해에는 국제 도서 박람회 아트 마켓에도 참여했어요. 일단 반응을 보러 테스트 차원에서 나갔는데, 의외로 남녀노소 모두 재미있어 하시더라고요”
 
김 대표는 지난 6월에 KOTRA 대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는데, 당시 한 기업이 관심을 보여 새로운 분야에도 진출하게 됐다. 그는 자신이 창작한 이미지를 활용해 기업과 아트 협업 작업을 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9월에 전시회를 열고, 10월에는 해외 페어에 참가해 마케팅을 펼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번에 함께 일을 하게 된 기업은 극세사 원단을 제조하는 기업이에요. 네덜란드 등 해외 매장에 납품을 하는 회사죠. 안경 케이스와, 클리너 등을 제작하는데 거기에 제 작품을 넣고 싶다고 하더군요. 이 작업을 위해 지금도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김 대표는 길고양이 시리즈가 끝나면 또 다른 그림을 상품화해 세상에 내놓기 위해 한창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 말미에서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이를 통해 그의 경영 철학을 더욱 확실히 알 수 있었다.
 
“40대가 되면 선택 대신 집중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접목시켜 뭐든지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시점이 바로 지금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열정이 끓고 있어요. 앤디워홀은 ‘아트는 비즈니스다’고 말했다가 예술가들한테 욕을 들었다고 하더군요. 저는 요즘에 그 말이 공감되기 시작했어요. 저도 그림을 좋아하고 즐겨 그리지만 예술가보단 사업가를 꿈꾸고 있죠”
 
[길해성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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